윤해지 독자 (서귀중앙초등학교 / 6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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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30일은 푸른누리 기자단이 ‘한 일 중 정상회담’ 취재를 한 날이다. 취재에 앞서, 며칠 동안은 잠을 이루지 못하였다. ‘한 일 중 정상회담’을 취재한다는 기대감 때문이기도 했지만 다른 푸른누리 기자들을 만난다는 떨림도 그 이유에 포함되었다.
취재 당일, 부랴부랴 옷을 챙겨입고, 집결지인 제주국제평화센터로 이동했다. 그곳에는 하늘색의 푸른누리 모자를 쓴 어린이들이 모여있었다. 모두들 낯설어서일까 왜인지 모를 어색함이 들었다. 이날 취재에 참여한 10명의 푸른누리 기자들은 ‘한 중 중 정상회담’ 이 열리는 제주국제 컨벤션센터를 향해 걸어갔다.
이날은 한국, 일본, 중국 3개국의 정상들이 모이는 중요한 자리라서 그런지 철통 경비가 한창이었다. 우리가 줄을 서고 기다리고 있을 때는 중국에서 온 한 여 기자가 들어오지 못해서 경호원 분들과 말씨름을 벌이는 모습도 보였다. 그 모습이 삼엄하기도 했지만 그 만큼 이날 행사가 중요한 자리라는 것을 다시금 깨닫게 되는 순간이었다.
이번 취재에 인솔을 담당하신 청와대 행정관님은 ‘한·일·중 미래꿈나무 타임캡슐 2020행사도 취재하게 될 것이라고 말씀하셨다. ‘한 일 중 미래꿈나무 타임캡슐 2020행사’는 한국을 비롯하여 일본, 중국 이렇게 3국의 어린이들이 각자의 꿈과 소망이 담긴 편지를 타임캡슐에 넣어서 매설하는 것이라고 한다.
타임캡슐 행사라고 하니 뭔가 흥미진진해졌다. 잠시 후, 우리가 들어간 곳은 바로 각국의 정상들이 모이는 자리였다. 어른들도 관계자가 아니면 들어가지 못하는 곳인데 저 앞에 보이는 ‘제 3차 한 일 중 정상회의’라는 글자를 보니 매우 내 자신이 자랑스러웠다. 주위를 둘러보니 여기저기에 방송국에서나 볼 법한 신기한 장비들이 있었다. 그 중에서도 내 눈길을 끌었던건 바로 내 앞에 놓여져 있던 어떤 기계였다.
어떤 물건일까 궁금해서 옆에 있던 다른 푸른누리 기자에게 물어보았더니 이것은 각 국의 언어로 통역을 해주는 ‘동시 통역기’라고 친절히 설명해주었다. 크기는 내 손바닥만한 것이 통역을 하다니 ‘요놈 대단한 걸?’ 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 때였다. 안에 놓여져 있던 조명들이 하나 둘씩 켜지더니 대한민국의 이명박 대통령님, 일본의 히토야마 총리, 그리고 중국의 원자바오 총리가 나오셨다. 그러자 각종 신문사와 방송국에서 취재 나온 기자들의 카메라 플래시는 바삐 움직였다.
3개국의 정상들이 무대 위로 올라섰을 때서야 분위기는 이내 엄숙해졌다. 일본의 히토야마 총리가 먼저 말을 꺼내셨다. "한국 국민 여러분께, 천안함 침몰 사건으로 인해 46명의 희생자가 발생한 것에 대해서 위로의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이와 같은 힘이 상황 속에서 아주 훌륭하게 이번 정상회의를 이끌어주신 이명박 대통령님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그리고 천국과 같은 아름다운 제주도에서 일본, 한국, 중국의 정상회의가 개최되고 여러분들이 따뜻하게 환영해주셔서 깊이 감사드립니다. 일한중의 협력이 진전되고 있음을 매우 기쁘게 생각합니다."라고 히토야마 총리가 말을 끝맺었다.
곧이어 중국의 원자바오 총리가 말을 꺼내셨다.
"한국의 천안함 피해 가족에 애도의 뜻을 표하고, 한국 국민과 피해자 가족들에게 위로의 마음을 전합니다. 저는 제주도에 와서 이명박 대통령님과 하토야마 총리 대신님과 함께 제3차 중 한 일 지도자회의에 참가하게 된 데 대해서 기쁘게 생각합니다. 이명박 대통령님과 한국 정부, 그리고 한국 국민들이 이번 회의를 준비하는 데 기울여 주신 탁월하고도 효과적인 준비, 그리고 따뜻한 환대에 대해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
이명박 대통령님께서는 중국과 일본의 천안함 사태에 대한 걱정에 대하여 고마움을 표하셨다. 이렇게 비즈니스 서밋은 막을 내렸다.
기자회견이 끝나고, 푸른누리 기자단은 ‘한 일 중 미래 꿈나무2020 행사’를 취재했다. 벌써부터 그 곳은 취재진들로 붐볐고 어린이들의 꿈과 희망을 담은 메시지를 타임캡슐에 담아서 땅 속에 묻고 있었다. 푸른누리 기자들은 너도나도 그 모습을 촬영하기 위해서 까치발을 들기도 하고 손을 높이 들어서 촬영하기도 하였다. 이 때 청와대 행정관님께서 이제는 가야 한다고 말씀하셨다. 그래서 우리들은 모두 컨벤션센터 쪽으로 돌아갔다. 한참 가고 있을 때 이명박 대통령님께서 우리들을 부르셔서 함께 단체사진을 찍었다. 이명박 대통령님 옆에 있었던 나는 괜스레 기분이 좋아졌다. 단체사진 촬영이 끝난 후로도 얼굴 가득 미소를 머금고 엄마가 기다리는 곳으로 힘차게 뛰어갔다. 뺨으로 스쳐가는 바람이 이렇게 상쾌할 줄은 몰랐다.
뛰어가면서 난 이렇게 생각했다. ‘3월 26일. 갑작스레 일어난 천안함 사건. 이 사건은 국민들의 마음을 아프게 했지. 이제는 천안함 사건으로 멍든 가슴을 치료해야 할 때가 온 거야. 이제 한국 일본 중국 이렇게 삼국끼리 서로 협력하며 도우면서 천안함 사건이라는 상처를 낫게 해보자고."
윤해지 독자 (서귀중앙초등학교 / 6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