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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호 10월07일

문화 속으로 추천 리스트 프린트

이예은 독자 (동학초등학교 / 6학년)

추천 : 7 / 조회수 : 2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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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문화재의 아픔을 보여준 고판화박물관

산 속에 조용히 있지만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오륜행실도 목판을 지닌 원주의 고판화박물관을 추석이었던 9월 22일 다녀왔다. 추석이라 박물관 관람이 가능한지 전화로 문의를 한 후 찾아간 고판화박물관에서는 치악산의 멋진 경관도 함께 볼 수 있었다.


전시장 관람에 앞서 차를 먼저 마시게 되었다. 박물관에서 차를 대접받는 것이 어색했지만 먼 길을 와서 잠시 유물을 만나기 전 마음을 정리하라는 관장님의 배려가 아닐까 생각되어 창밖의 경치를 감상하며 차를 마셨다.


한선학 고판화박물관 관장님께 오늘은 명절인데도 박물관을 열어두신 이유를 여쭈어 보았다. 관장님께서는 명절이라 고향에 왔다가 방문하는 분들을 그냥 가게 할 수 없어서 문을 닫지 않으셨다고 하시면서 박물관은 공익적인 목적으로 존재한다고 하셨다.

관장님의 설명과 함께 관람하게 되어 기쁜 마음과 기대로 전시장을 향했다. 고판화박물관에는 우리나라와 중국, 일본, 티베트, 몽골 등의 고판화 원판과 서적, 능화판, 지전지판, 부적판, 원본 판화 등 3500여점의 소장품이 있다. 많은 소장품 중에서 한․중 호랑이 판화를 중심으로 한 전시를 하고 있었는데 많은 목판과 판화 작품들을 보면서 우리나라 유일의 판화박물관이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판화는 ‘판을 활용해서 찍어낸 그림’으로 복제성이 특징이다. 판화는 흑백으로 찍은 것만 있는 것이 아니라 여러 색으로 된 다색판화도 있다.

호랑이와 함께 목단과 연꽃이 있는 판화는 문양의 뜻을 알고 봐야 한다. 연꽃은 수명장수를 뜻하고 목단은 부귀영화를 뜻하기 때문에 인간이 부자로 오래 살고 싶어 하는 소망을 담고 있다. 호랑이는 산신이라고 하여 수호신으로 모셨는데 집에 호랑이 그림이 있으면 아이들이 무서워하여 호랑이를 무섭지 않은 모습인 표범, 원숭이, 강아지, 고양이의 모습으로 그려졌다.

고려시대의 법화경도 볼 수 있어 고려의 종이가 세계 최고의 종이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불교의 내용을 그림으로 변화시킨 것이 ‘변상도’인데 세조 때 간경도감에서 간행된 ‘변상도’는 ‘홍개미치’라는 각수의 이름도 들어있다. 이러한 변상도는 중국의 양식을 그대로 가져온 것이다. 이렇게 처음에는 중국의 것을 그대로 가져오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우리나라의 것으로 창의적으로 변화하였다.




세계 최초의 미술 교과서 ‘고씨화보’는 흥미로웠다. 그림을 시작할 때 유명한 사람의 그림을 베끼는데 일일이 스승이 그려주기 어려워 책으로 만든 것이다. ‘고씨화보’는 인물, 산수, 화조 등 모든 장르가 있으며, 육조시대의 고개지로부터 고병과 동시대 사람인 왕정책에 이르는 중국 역대 유명화가 106인의 작품을 작가마다 한 점씩 판화로 복원하여 수록하였다.

흑백만이 아니라 색깔이 있는 미술 교과서도 만들었는데 이것이 세계 최초 채색판화인 ‘십죽재서화보’이다. 그리고 ‘개자원화보’는 회화교본과 복제명화집을 겸한 화보의 결정판이다.

일본의 판화인 ‘우키요에’도 볼 수 있었는데 이 ‘우키요에’가 세계적으로 유명해진 것은 1867년 파리 만국박람회였다. 이때 일본 도자기를 싼 판화종이를 보고 고흐와 모네, 마네 등의 인상파 화가들이 영향을 받았고 19세기 후반 유럽에서 ‘자포니즘’이 크게 유행하게 되었다. 드뷔시는 이 ‘우키요에’를 보고 감동을 받아 바다의 교향시를 썼다.

이렇게 일본의 판화가 세계적으로 영향을 미칠 동안 우리의 판화는 어떤 모습이었을까? 조선시대를 지배한 선비들이 주로 사군자나 수묵화를 흑백위주로 그려서 판화도 흑백으로 발전한 것이 여러 이유 중의 하나라고 한다.

고판화박물관의 중앙에는 ‘문화재수난자료관’이 있다. 여기에는 수난을 당한 유물들이 전시되어 있다.

오륜행실도는 정조 21년(1797년)에 편찬되었지만 불 타 사라지고 철종 10년(1859년)에 다시 만들어졌다. 오륜행실도의 그림은 김홍도가 그렸으며 한글 서체 ‘오륜체’는 오늘날 컴퓨터의 폰트인 명조체이다. 그러나 유일하게 남아있는 오륜행실도의 목판 4장의 모습은 일본식 사각화로인 이로리이다. 목판을 잘라 이로리를 만들어 양 옆에 손잡이 구멍도 있다.

 
조선시대 최고의 목판이 일본식 화로로 변형되어 나타나 이 유물이 발견되었을 당시 국정감사에도 등장할 정도로 큰 이슈가 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당시 MBC 느낌표 위대한 문화유산 코너에도 방송되었다.

이 오륜행실도 옆에는 이로리로 만들어진 한석봉천자문 목판과 분첩으로 만들어져 훼손된 유충렬전 한글소설 목판도 있다.

‘용비어천가 효종본’도 볼 수 있는데 최초 한글판본으로 소중한 자료이지만 많이 훼손되어 배접되어 있었다.

한선학 관장님께서는 이 문화재수난자료관의 유물들은 작지만 문화재 수난의 역사를 고스란히 보여준다고 하셨다. 관장님께서는 지난 8월 20일 세계 최초로 박물관교육학박사를 받으셨다. 박물관교육학박사님으로서 박물관은 또 하나의 학교라고 하시면서 박물관에 대한 중요성을 말씀해 주셨다.

만약 명품을 만들고 싶고 부자가 되고 싶으면 아이디어 뱅크인 박물관에 오라고 하시면서 그 나라의 정신이 깃들어야 명품이 되는데 우리나라 정신은 문화재를 통해 찾아야 한다고 하셨다. 그리고 문화의 시대에는 창의성이 뛰어난 사람이 되어야 하는데 상상력이 뛰어나야 하고 꿈이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하셨다.

꿈은 많이 보고 듣고 느끼는 사람이 갖게 되는데 현대의 꿈의 발전소는 박물관, 미술관, 음악회, 도서관 등이기에 우리 선조의 것 뿐 아니라 세계의 옛 것도 보아야 한다고 하셨다.

고판화박물관은 우리 문화재의 수난을 상징하는 유물이 있는 곳이었다. 그리고 문화의 시대를 살아갈 우리의 자세를 알려주었고 박물관이 역사의 유물을 눈으로 확인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상상의 날개를 달기 위해 찾아야 하는 곳임을 깨닫게 해 주었다.

이예은 독자 (동학초등학교 / 6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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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고은
용수중학교 / 1학년
2010-10-14 15:52:00
| 정말 멋진 기사를 쓰신것같아요. 잘 읽고 갑니다. 추천도 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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