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호균 독자 (동경한국학교 / 5학년)
추천 : 78 / 조회수 : 4003
한국사람이면 누구나 해외에서 생활하더라도 한국인으로서 자긍심을 갖고, 떳떳이 살아가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우리 말(한글)을 할 줄 알아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한글을 배우고 싶어도 가르치는 곳이 없으면 어려움이 많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일본에 살고 있는 한국인에게 한글공부를 할 수 있는 곳을 소개해 드리고 싶습니다. 바로 동경한국학교에서 운영하는 토요한글학교입니다.
매주 토요일마다 실시하는 한글학교는 1993년 11월 27일부터 개설되어 한글을 배우기 어려운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국인으로서 갖추어야 하는 우리 말과 우리 문화, 우리 나라, 민족교육을 가르쳐 주고 있습니다.
저는 한글학교를 취재하기 위해 9월 18일, 토요한글학교를 방문하여 공부하는 모습도 보고, 교무부장이신 이훈우 선생님과 인터뷰도 하였습니다. 수업중인 교실에 들어서자 학생들이 한글을 배우고 있었습니다. 어려운 한글은 선생님께서 일본어로 표기를 해 주시고, 학생들은 그것을 보며 읽고, 설명도 열심히 듣고 있었습니다.
다음은 이훈우 선생님과의 인터뷰 내용입니다.
Q. 한글학교의 학생수는 어느 정도 되나요?
A.1993년 11월 27일 처음 개설하여 2010년 현재 26기 학생 489 명이 공부하고 있고, 현재까지 3,000 여 명의 수료자를 배출했습니다.
Q. 한글학교를 만든 이유는 무엇인가요?
A. 재일동포 자녀들이 일본에서 자긍심을 가지고 질 높은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자기의 뿌리를 알고, 한국인으로서 확고한 신념과 인격을 갖출 수 있도록 교육을 받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재일동포 자녀들이 일본학교에서 공부하고 있으며, 이들을 위한 민족교육의 기회도 그리 많지 않습니다. 이에 자라나는 세대들이 일본으로의 동화(同化 : 다른 것이 서로 같게 되다)가 더욱 빨라져 큰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으며, 또한 급변하는 시대적 상황 속에서 예전의 민족교육 방법만으로는 그 성과를 기대하기가 어렵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민족교육의 위기적 상황에 대처하기 위하여 본교에서는 1993학년도부터 매주 토요일마다 토요학교를 개설하여 일본학교에 재학 중인 동포 자녀들에 대한 민족교육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동포사회의 관심을 불러일으켜 재일동포 2, 3세대 자녀들에게 민족의 정체심을 심어주고자 토요학교를 개설하게 되었습니다.
Q. 토요한글학교만의 자랑거리가 있습니까?
A. 동경한국학교부설 토요학교는 2010년 현재 재학생이 489 명으로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25기 3,000 여 명의 수료자를 배출했고, 토요일마다 400 여 명의 어린이들이 토요학교를 찾아오게 된 것 자체가 커다란 자랑거리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동경한국학교부설토요학교에서는 2001학년도부터 학부모 교실도 함께 개설하였습니다. 학교의 구석구석에서 어린이들이 수업을 마칠 때까지 무료한 시간을 허비하고 계시던 학부모들에게 자녀교육, 컴퓨터 기능, 조국의 소식, 일반 상식 및 영어, 국어, 전통무용, 도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학급을 편성하여 질 높은 교육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또한 2006년부터는 동경청년상공회의 후원으로 매년 11월에, 인근의 일본 학생과 동경 부근의 다른 토요학교와 연합하여 운동회를 개최하고 있습니다. 운동뿐만 아니라 김치, 불고기, 떡볶이 등을 시식할 수 있게 하여 한국음식도 맛보는 등, 한국 문화 안에서 하나가 되는 경험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Q. 한글학교 학생들에게 바라는 점이 있으다면 무엇입니까?
A. 글로벌 시대에 살아갈 2, 3세 재일동포들에게는 일본 사회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민족적 정체성을 가지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민족에 대한 신념을 더욱 굳건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동경한국학교부설토요학교에서의 공부를 바탕으로 대한민국 국민으로서의 긍지와 자부심을 가지고 세계를 품에 안을 수 있는 도전 정신을 키워가기를 바라마지 않습니다.
Q. 지금까지 얼마나 많은 학생이 졸업하였나요?
A. 2009학년도까지 재학생 5,253명, 수료자 수 2,781명, 개근자 수 563명으로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한글학교입니다.
Q. 한글학교를 운영하면서 제일 기억에 남는 일이 있으다면 무엇입니까?
A. 아무래도 가르치는 사람으로서, 제자들을 만날 때가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몇 사람의 한글학교 제자들을 만났는데 다음과 같은 말들을 했습니다. 동경한국학교부설토요학교를 졸업하고 민족의 자긍심과 조상의 얼을 가슴에 담고 살아가는 모습에서 뿌듯한 느낌을 가졌던 기억이 오래 남아있습니다.
○ 한국 국민이라는 긍지를 가지고 당당하게 행동하게 되었습니다(외국에서 만난 토요학교 수료자)
○ 외국에서 같은 환경에 있는 아동, 학생들이 모여 민족교육을 받고 있기 때문에 동포애와 안도감을 느낄 수 있어 정서면에도 좋은 효과를 거두게 되었습니다(일본학교에 다니는 토요학교 재학생)
○ 동경한국학교의 토요학교에 다니므로 소속감이 확실하며 한국의 친구를 사귐으로써 친구(동아리)의식을 넓혀 가며 자기 나라인 조국과의 거리를 좁혀 갈 수 있었습니다(일본학교에 다니는 수료자)
취재를 해 보고, 저는 우리 토요한글학교가 세계에서 가장 큰 한글 학교라는 사실에 많이 놀랐습니다. 또한 일본에 살면서도 토요학교에 다니고 한글을 잊지 않고 배우려는 학생들이 자랑스러웠습니다. 그들에게 한글을 배우는데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들어 국어 공부를 열심히 해야겠다고 마음속으로 다짐했습니다.
오호균 독자 (동경한국학교 / 5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