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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호 10월0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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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현 독자 (민백초등학교 / 5학년)

추천 : 89 / 조회수 :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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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슘의 왕 멸치 -바다에서 식탁까지-

얼마 전 학교에서 돌아오니 커다란 박스 두개가 택배로 배달되어 와 있었다. 엄마께서 동네 분들에게 부탁받으신 멸치인데 경남 삼천포에서 건어물 사업을 하시는 삼촌께서 보내 온 물건이었다. 주변 분들께서 엄마께 멸치를 사 달라고 부탁하시는 걸 자주 보았다. 산지에서 보내는 것이어서 싱싱하고 맛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아무 생각 없이 먹던 흔한 멸치가 어떻게 우리 식탁에 오르는지 궁금해졌다. 이번 추석엔 삼천포 할아버지 댁에 가서 꼭 멸치 경매하는 곳을 가 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추석에 경매장이 쉬기 전에 취재를 하고 싶어서 일찍 삼천포에 갔다.

9월 20일 월요일 아침 기대와 긴장, 그리고 설레는 맘으로 삼촌을 따라 삼천포수협 경매장에 갔다. 내 키보다 훨씬 높이 박스들이 많이 쌓여 있었다. 모두 멸치박스였다. 경매가 시작되기 전이어서 사람들이 여기저기서 멸치를 살펴보고 분주한 모습들이었다.

경매 시작을 알리는 종소리가 나자 많은 사람들이 경기장 관중석같이 생긴 곳에 둘러앉았다 중매인들이라고 했다. 중매인은 바다에서 잡은 멸치를 이곳에 가져오면 그걸 사서 도매상이나 소매상에 넘기는 일을 하시는 분이시다. 멸치 박스에는 번호가 적혀 있는데 잡은 사람의 이름이나 번호 그리고 같은 종류가 몇 상자나 되는지의 표시였다. 가운데 탁자위에 멸치를 확 쏟아내자 경매사가 멸치 생산자와 수량을 말했다.


중매인들은 쏟아진 멸치의 품질을 살폈다. 중매인석에 앉은 사람들의 손짓이 여기저기서 움직이고 경매사는 예리한 눈으로 둘러보며 손으로 표시하는 가격을 차례로 계속 부르고 최고가격을 말한 중매인의 번호와 수량을 외쳤다. 그러면 뒤에 앉은 속기사가 그걸 기록했고 쏟아낸 멸치는 다시 박스에 담겨 치워지고 그 다음 박스의 멸치가 탁자위에 쏟아졌다. 이런 과정을 계속 반복하고 있었다.

마음에 드는 물건이 다른 사람에게 가면 아쉬운 얼굴을 하시는 중매인도 보였다. 경매사께선 신기하게도 경매에 참여한 중매인 번호를 모두 외우고 있었다. 내 눈에는 굉장히 흥미롭고 재미있는 광경이었다. 두 시간이나 똑같은 일이 반복되었다. 삼촌 말씀으론 올해 날씨 때문에 멸치가 많이 잡히지 않았는데 오늘은 다른 때보다 물량이 많은 편이라고 했다.


경매가 끝나길 기다려 막 경매를 끝내서 지쳐 보이시는 경매사께 조심스럽게 인터뷰 요청을 했다. 평소 삼촌과 친분이 있으신 삼천포 수협 건어물 중매인 80번 박 창연 중매인께 미리 부탁을 해 놓아서인지 흔쾌히 허락 해 주셨다. 위층 수협 사무실로 함께 올라갔다.


인터뷰 내용을 물어 보시더니 계속 쉬지 않고 말을 많이 하셔서 목이 아프니 적어간 질문을 보시고는 적어 주시겠다고 하셨다.


김천 경매사께서 질문 내용에 직접 정성껏 적어주신 내용이다.

1. 경매사가 하는 일은 무엇인가요?

어업인들이 바다에서 어획한 어패류를 어업인 단체 성격인 수협 공판장에 상장하여 위판(경매)하면 중도매인들(매매창가)를 통해 전국 산지로 유통 되어 국민들 식탁으로 가기까지의 경로를 수협위판업무로 하고 있으며 땀 흘려 잡아온 어패류를 제 값에 받게 하기 위해 어패류에 관한 기본적 지식과 당일 위판 량, 어종시세 등을 미리 숙지하여 경매를 합니다.


2.경매사가 되려면 자격증이 따로 있나요?

농수산물 유통공사에서 수산, 청과, 화훼, 축산 4가지 종목으로 1~2년 마다 시험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3.멸치만 경매를 하시는지, 수산물을 다 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수산부류 경매사 자격증이 있는 분은 건어(멸치, 기타 마른종류) 선어( 죽은 어종) 활어(살아있는 어종) 패류(낙지와 조개) 4개의 위판소에서 경매를 하고 있으며 1~3년 마다 돌아가면서 경매를 하고 있습니다.


4.경매를 직접 앞에 서서 하려면 얼마나 연습을 하시는지 또 아무나 설 수 있는 건가요?

경매사는 담력이 커야하고 품행이 단정하고 무엇보다 정직해야 하며 가장 중요한 건 임기응변과 순간적인 판단력 등의 자격이 갖추어져야 설 수 있다고 봅니다.
유성으로 하는 호가연습( 말하는 것)은 3개월 정도, 기타 상품에 대한 지식을 파악하려면 1~2년 정도 시간이 필요합니다.


5.일을 하시면서 어려운 점은?

정성을 다해 경매를 했는데도 어업인 들께서 잡아온(어패류) 가격이 적게 나갔다고 푸념 또는 화를 낼 때가 제일 난감합니다.


6.실수를 하게 되면 어떠신지?

사람이 하는 일은 모든 것이 실수가 있다고 봅니다. 스포츠 경기도 심판들의 실수가 자주 일어나고 있듯이 경매사도 실수를 할 때가 있습니다. 경력이 많은 경매사는 그 실수를 자연스럽게 임기응변으로 대처 할 수 있습니다.


7.경매장엔 어떤 사람들이 있나요?

경매장에는 경매사, 속기사, 경매보조요원, 전산요원, 상인들, 중매인, 하역노조원들로 붐비고 있습니다. 정성껏 질문에 답해 주셔서 감사하단 인사를 드리고 기념사진을 찍었다. 80번 박 창연 중매인께서 그 밖에 궁금한 여러 가지들을 자상하게 답해 주셔서 훨씬 취재하기 쉬웠다. 집으로 돌아와 할아버지께 멸치의 종류와 경매장에서 본 궁금한 것들을 여쭤 보았다. 할아버지께서는 예전에 배를 가지고 직접 멸치를 잡기도 하시고 중매인 자격으로 경매에 참여하신적도 있으시기 때문에 멸치에 대해선 전문가이시다.

멸치는 청어목 멸치과 바닷물고기로, 한자로는 멸치어(滅致魚)라고 부르는데 "물 밖으로 나오면 금방 죽는다"는 뜻에서 나온 이름이라고 한다.

어디선가 갈치나 꽁치 같이 이름 끝에 치자가 들어가는 생선들의 공통점이라고 들었다.

멸치의 종류는 보통 크기에 따라 분류되는데
- 대멸치 (주바): 보통 국물을 우려내는 멸치
- 중멸치 (고주바,주바):뼈를 고르고 조리 해 먹는 멸치
- 중소(자멸)멸치(가이리): 통째로 조리 해 먹는 작은 멸치
- 소(세)멸치(지리): 아주 작은 멸치로 볶음이나 주먹밥에 넣어 먹을 수 있는 멸치.
- 그 외 참멸치(대체로 죽방멸치):희고 깨끗하고 모양이 고르다.
- 기름치: 기름이 많이 나는 멸치가 있다.

멸치는 서해안, 동해안 남해안에서 잡히는데 남해안 멸치를 맛과 품질 면에서 알아준다고 한다.


경매장에서 멸치 상자를 보다가 상자 겉면에 쓰인 ‘정치망’ ‘연안선망’ 이런 글씨가 궁금해 할아버지께 여쭈어 보았다. 그건 멸치 어장(어업방법)의 종류라 하시며 말씀해 주셨다.


죽방렴: 재래식 전통방식의 어업으로 밀물과 썰물의 차이가 심한 육지와 가까운 곳에 나무와 대나무를 설치하여 물살에 밀려오는 멸치를 뜰채로 건져 올려 신속하게 가공하는 어장으로 소량으로 어획 가공되어 맛이 우수하고 뛰어난 품질로 고가의 가격을 받는 멸치이다. 삼천포 남해 섬 일부 인근 해역에만 남아있는 어업방식이라고 한다.


- 기선권현망: 여러 척의 배가 그물을 끌어서 잡는 어장
- 정치망: 한 곳에 그물망을 설치 해 놓고 잡는 어장
- 연안선망: 멸치 떼를 어군탐지기로 탐지하여 그물망을 원처럼 둘러쳐서 잡는 어장
- 양장망: 죽방렴 처럼 바다 밑에 그물망을 쳐 놓고 멸치가 물살에 떠 밀려오다가 그물망에 걸리면 그물을 끌어올려 잡는 어장



이렇게 여러 가지 방식으로 잡은 멸치는 배에서 가공하는데 이걸 자숙, 삶는다고 한다. 소금을 넣고 삶는다고 한다. 그러니까 멸치 맛은 바다에서 사는 어류라서 짠 것이 아니고 소금을 넣고 삶기 때문에 어떤 것은 짜고 어떤 것은 적당하고 그랬던 것이었다. 삶은 멸치는 가공선에 싣고 육지로 운반하여 햇볕에 말리는데 날씨가 맑지 않으면 건조기 기계에 넣어서 말린다. 말린 멸치를 종류와 크기별로 선별기를 이용하여 분류한 다음 상자에 담아 (지금 한 상자에1.5kg) 수산업 협동조합에서 경매를 하고 중매인을 통해 도매상이나 매장에 공급하면 소비자인 우리가 구입하게 되어 밥상에 오르게 되는 것이다.


멸치는 몸에 좋은 영양성분이 많이 들어 있다. 멸치 하면 생각나는 대표 영양소인 칼슘은 뼈를 튼튼하게 해 줄 뿐 아니라 마음을 편안하게 진정시켜주는 역할도 한다고 하니 짜증이 날 때 멸치를 먹으면 좋겠다. 지능발달에 좋은 DHA, 심장병을 예방해주는 오메가3 지방산, 피부에 좋은 베타카로틴 등도 풍부하게 들어 있어서 작지만 우리 몸에 꼭 필요한 영양소가 가득한 건강식품이다.

우리의 식탁에 자주 오르는 멸치, 무심코 먹던 칼슘의 왕이라 불리는 멸치에 대해 많은 걸 알 수 있는 취재였다.
무엇보다 할아버지, 삼촌 그리고 아빠의 고향 삼천포와 친근한 멸치에 대한 취재는 나에겐 아주 뜻 깊은 일이었다. 푸른 누리 기자 여러분 멸치 많이 먹고 건강해집시다.

박주현 독자 (민백초등학교 / 5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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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제
대성초등학교 / 5학년
2010-10-07 20:06:59
| 맛있게 먹었던 멸치가 저렇게 종류가 많은지 이제야 알았네요
정효진
대성초등학교 / 6학년
2010-10-07 20:10:51
| 우와 내가 사는곳 삼천포다.
김혜라
2010-10-07 20:14:47
| 칼슘의 왕 멸치 아이들에게 많이 먹여야겠어요
박정철
2010-10-07 20:21:27
| 멸치 종류만큼 멸치 잡는 방법도 여러가지네요.
이찬식
은성중학교 / 1학년
2010-10-07 20:46:04
| 기사 잘 쓰셨네요. 박주현기자가 주신 멸치 잘 먹고 있습니다. 어머니께서 육질이 매우 좋다고 하시네요. 추천합니다.
김은지
민백초등학교 /
2010-10-07 21:52:49
| 멸치가 우리 식탁에 오르기까지의 과정이 눈에 보이네.주현짱!
변정재
부산교육대학교부설초등학교 / 6학년
2010-10-07 22:49:39
| 좋은 기사 잘 읽었습니다.
정소희
동천초등학교 /
2010-10-08 09:28:00
| 항상 우리주변에서 쉽게 볼수 있는 멸치이야기를 아주 자세히 소개해주어 고맙습니다.. 우리 아이들에게도 많이 먹이고 건강하게 해야 겠어요,,,
권엽
동천초등학교 / 6학년
2010-10-08 09:35:50
| 우와~~~맛있는 멸치다... 짭짭 맛있겠다.나도 우리 어머니께 만들어 달라고 해야겠다 . 박주현 기자님 멸치 소식 잘보고 갑니다. 다음에도 더 좋은 기사 부탁해용~~~ㅋㅋ
박건하
대왕중학교 / 1학년
2010-10-10 13:08:53
| 경매장을 취재하려고 결심하시고 또 훌륭히 해내신 기자님 정말, 칭찬해드리고싶어요. 진자 기자같으십니다. 짝짝짝!! 저도 더 열심히 해야겠어요.
이동준
대구시지초등학교 / 6학년
2010-10-10 23:27:22
| 멸치의 종류가 정말 다양하네요. 기사 잘 읽었습니다. 갑자기 멸치 볶음이 먹어싶어 지네요
민홍숙
2010-10-11 17:15:06
| 백마디의 말보다 먹어보니 정말 짱짱 이었습니다. 재밌고 유익한 기사 잘 읽고 갑니다^^*
민홍숙
2010-10-11 17:15:29
| 추천이요~~!!
박건하
대왕중학교 / 1학년
2010-10-11 23:26:34
| 정말 자세하게 쓰셨네요 추천합니당!
이진영
장평중학교 / 1학년
2010-10-12 14:58:30
| 멸치가 뼈 튼튼외에 마음을 편안하게 진정시켜주는 성분도 있다는 사실을 처음 알게 되었어요. 열심히 멸치를 먹어야겠어요.
윤조현
갈뫼초등학교 / 5학년
2010-10-12 16:50:34
| 푸른바다와 은빛 멸치가 생각나네요. 멸치에 대한 정보 너무 좋았어요. 기회가 되면 경매하는 모습 직접 보고 싶어요.
김수민
삼숭중학교 / 1학년
2010-10-12 18:07:46
| 우와~ 간단하게 우리식탁에 오는줄만 알았던 조그만 멸치가
이러한 유통과정을 걸쳐서 나오는군요.좋은 기사 잘읽었습니다!
심서영
봉림중학교 / 1학년
2010-10-17 08:19:38
| 경매장을 찾아가서 취재를 해오시다니 존경스럽기까지 하네요^^ 기사가 자세해서 제가 경매장을 다녀온 것같네요~ 기사 잘 읽었습니다
최희
청심국제중학교 / 1학년
2010-10-18 23:58:38
| 멸치이야기를 기사를 쓰시다니 주제 선정이 탁월한 기자님이시네요. 사먹기만 했던 멸치가 우리집에 오기까지 알수있는 재미있고 유익한 기사였어요. 삼천포 정말 맛있습니다. 좋은 기사 잘 읽고 추천도 하고 갑니다.
여운성
2010-10-19 09:26:04
| 기사 잘 읽었습니다. 화이팅 하세요~!
김영경
중대부속초등학교 / 6학년
2010-10-20 22:02:32
| 특색있는 취재였습니다. 주제가 아주 좋았고 인터뷰도 상세해서 잘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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