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예은 나누리기자 (서울언북초등학교 / 5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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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월 28일 일요일, 서울시 관악구 청룡동에서 있었던 “사랑의 연탄 나르기”현장에 다녀왔다. 그곳에서 독거노인 가정 5가구에 연탄 300장씩 1500장 배달과 지역주민을 위한 이불과 수건도 전달했다. 그날 연탄을 지원하고 배달을 한 봉사자들은 서울대 EMBA (Executive MBA, 최고 경영전문대학원)학생과 가족들이었다. 본 기자도 가족 구성원으로 참가하여 직접 연탄배달을 하였다.
서울대 EMBA학생들은 회사를 다니면서 CEO가 되기 위한 경영수업을 하는 분들이다. 하지만, 그냥 공부만 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회에서 사회봉사위원회를 조직하고, “사회를 위해 베풀줄 아는 CEO가 되어야 한다”는 비전을 세우고 해마다 봉사활동 및 헌혈 등을 통해 사회봉사를 하고 있다고 한다.
28일 연탄 배달을 한 청룡동은 과거 관악구 봉천 4동과 봉천 8동을 통합하여 2008년 9월에 동명칭을 변경한 곳으로 가파른 언덕에 빈틈없이 좁은 골목길을 빼고는 빼곡히 집들이 들어서 있었다. 차 한 대가 지나갈 수 있는 정도의 골목길도 있지만, 간신히 두사람 정도가 나란히 걸을 수 있을 정도로 폭이 좁은 골목길도 많았다. 청룡동은 재개발 예정지로 도로폭이 좁고 그나마 좁은 골목에는 차량이 주차되어 있어 주도로에 연탄을 내리고 15m 거리를 손으로 날라야 하는 곳이었다.
그 중 한 장소는 아주 좁은 통로의 지하실에 연탄을 들여 놓아야 하여 입구에 있는 사람은 앉았다 일어났다를 반복해야 했다. 그날 천장이 낮은 입구에서 일어났다 앉았다를 반복했던 이예권(서울 언북초등학교, 3학년) 어린이는 배달이 다 끝난 후에 “그때 손이 떨어져 나가는 줄 알았어요. 하지만, 멈출 수가 없었어요. 양쪽에 어른들 모두 열심히 하고 계셨기 때문에 제가 쉬면 전달되는 연탄의 흐름이 멈추거든요. 너무 다리가 아파서 다른 사람과 교대하고 잠깐 뒤로 빠지기도 했었지만 마음이 불편했어요. 왜냐하면, 그때 우리 연탄 배달이 빨리 끝나기를 바라며 그 집에 살고 있는 할아버지가 옆에 계속 서있었어요.”라고 말했다.
그 집에 거주하는 할아버지에게 “많이 불편하지죠?”라는 기자의 질문에 할아버지는 “방은 하꼬방(작은 상자)같지…”라고 하시며 불편함을 대신했다.
처음에는 참가한 40명 정도의 전체 인원이 한팀이 되어 연탄을 운반하고, 그 다음엔 2팀으로 나누어 각각 2가정을 더 배달하였는데, 마지막에는 빨리 끝난 팀이 합류하여 하나의 팀이 되어 다시 배달을 하였다.
불과 2주전 G20 정상국가들이 모여 회의를 했던 우리나라지만 한편에서는 이렇게 불편함을 겪는 사람들이 살고 있다는 것이 너무 믿기지 않다는 기자의 질문에 박남규교수(서울대, 경영대학 EMBA 주임교수)께서 “어느 나라나 잘사는 사람과 못사는 사람이 존재합니다. 다만 못사는 사람들의 수준이 어느 정도이냐가 중요하지요.”라고 말씀해 주셨다.
그날 연탄배달 행사에는 참가하지 못했지만, 한국윤리경영학회주관 올해의 윤리 경영대상을 받은 박현섭대표(한영나염, 서울대 EMBA 1기)께서 이불을 기증해 주셨다. 일과 학업을 병행하시는 분들이 사회를 위해 베풀줄 아는 마음을 갖고 바쁜 생활 중에도 봉사하시는 모습과 열심히 봉사활동에 함께 했던 가족과 어린이들을 보면서 우리나라가 더 멋진 나라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예은 나누리기자 (서울언북초등학교 / 5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