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률리 나누리기자 (일동초등학교 / 6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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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은 미약하나, 끝은 창대하리라." 라고 말씀하시며 온갖 궂은 일에도 굴하지 않으려고 애쓰시는 분이 있다. 항상 즐거운 모습으로 아파트 단지 공원 앞에서 생선을 파는 분, 바로 손춘희(43) 아주머니이다. 아주머니는 지금까지 7년 동안 노점에서 생선을 팔아 가정 경제를 이끌어 오셨다.
젊은 나이에 일찍 노점에서 생선 장사를 시작한다는 건 많은 생각과 어려움이 따랐고, 아이들에게도 엄마로서 미안했다고 한다. 이렇게 아주머니께서 7년동안 생선을 팔아 번 돈으로 자식들을 키워내셨고, 지금은 부끄럽지않은 엄마가 된 것 같아서 기분이 좋다며 행복한 웃음을 지으셨다.
아주머니께서 노점에서 생선을 팔게 된 계기가 있다고 한다. 아주머니의 남편께서는 생계를 이끌기 위해 시작한 사업이 제대로 빛도 못보고 매번 실패했다고 한다. 그러던 중 아주머니께서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누군가를 간절히 기대고 싶다는 생각에 종교도 갖게 되었다고 했다. 아주머니께서는 사람이 자기에게 맞지 않은 옷을 억지로 입으려고 하고 욕심을 내다 보면, 하나님께서는 들어주지 않는다고 믿고 계셨다. 그런 아주머니께서 이 추운 날에도 노점에서 생선을 파는 건 너무 즐겁고 행복하다며 환한 미소를 짓는 모습이 우리 모두에게 보내는 희망의 메시지 같았다.
2010년 중 가장 추웠던 12월 25일, 순간순간이 소중하고 행복하다고 말씀하시는 아주머니와의 인터뷰를 했다.
기자 : 안녕하세요. 저는 청와대 어린이 신문의 김률리 푸른누리 기자입니다.
아주머니 : 안녕하세요. 률리 기자. 반가워요.
기자 : 오늘 날씨도 굉장히 추우신데도 이렇게 노점에서 장사하시는 게 힘들지 않으세요?
아주머니 : 힘들지 않고 매우 재밌어요. 사람 마음먹기에 달린 것 같아요. 내가 춥다고 느끼면 얼마든지 따뜻한 방에 들어 가고 싶죠. 하지만 내 마음이 지금 따뜻하고, 행복한 삶을 살기에 이것도 축복이라고 생각하면서 장사를 할 수 있어요. 행복한 것이 그저 잘 먹고, 잘 살고, 돈이 많아야 하는 건 아니지요. 지금 자신이 느끼는 생각에 따라서 달라지는 것 같아요. 난 힘들고 어려운 생활을 해 보았기 때문에 이렇게 돈을 벌 수 있고, 웃을 수 있다는 게 너무 좋아요. 그렇기 때문에 하나도 힘들지 않아요.
기자 : 생선은 어떻게 해서 이 곳 노점까지 가져 오셔서 파시는지 아니면, tv에서 보면 이른 새벽에 경매 시장을 가셔서 직접 사오시던데 아주머니께서도 그러시는지 궁금합니다.
아주머니 : 내가 직접 가서 사오죠. 여름에는 새벽 3시 쯤에 가져오고, 지금은 너무 추우니까 사람들이 늦게 나와요. 그래서 겨울에는 새벽 6시 정도에 생선 직판장에서 생선을 가져옵니다.
기자 : 노점에서 처음 생선을 파실 때 어떠한 어려움을 없으셨나요?
아주머니 : 처음에 이 노점을 시작하면서 많은 어려움을 겪었죠. 오징어 배를 어떻게 가르는지 또 껍질을 어떤 방법으로 벗기는지도 몰랐고, 생선은 구워 먹을 때 자르는 방법과 조림을 할 때 자르는 방법이 달랐거든요.이러한 것들을 몰라서 힘들었지만, 서툴기도 했으니까요. 그런데 차근 차근 하나씩 배워가니까 되더라고요.
기자 : 아주머니께서는 노점 상인들의 평균 연령에 비해 나이가 적으신데 사람들이 나이가 젊다고 해서 곁눈질을 하거나 뒤에서 말들은 없으셨는지요?
아주머니 : 당연히 그랬죠. 처음 노점에서 시작할 때 나이가 35살이었으니까 혹시 집안에 안좋은 사정이 있나 아니면 나에게 문제가 있나 생각하시는 분들도 많았죠. 하지만, 제가 종교를 가지고 있었기에 아무렇지도 않게 지금까지 즐거운 마음으로 장사를 해오고 있어요.
기자 : 이 부분은 좀 실례되는 질문인데요, 혹시 자녀분들 중에 엄마가 노점에서 생선을 파신다고 창피해 하거나 불만을 갖고 속상하게 한 일이 있나요?
아주머니 : 제가 아이들이 중학생이 두 명 있고, 초등학생이 한 명 있어요. 큰애가 딸인데 사춘기가 시작되고 사실 나를 속상하게 많이 만들고 있어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생계가 이어져 있고, 또 내가 기쁨으로 살아가고 있는 이 일을 딸 때문에 포기할 수는 없잖아요. 지금은 비록 엄마가 창피하겠지만, 언젠가는 이런 엄마를 이해해줄 것이라고 생각하고, 또 그럴 수 있는 내 딸이기에 믿고 기다리고 있는 중이에요.
기자 : 오늘 아주머니의 인터뷰는 저를 부끄럽게 만들고, 생각을 많이 하게 해준 감동적인 인터뷰를 한 것 같아서 좋았구요 또 아주머니의 강한 정신력과 끝없는 인내력을 볼 수 있었던 인터뷰를 한 것 같아요.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아주머니 : 아니에요. 저야말로 이렇게 멋진 기자와 인터뷰를 할 수 있어서 너무 좋았어요. 그리고 이렇게 노점에서 장사한다고 해서 배우지 못한 사람들이라고만 생각하지 말고, 이 사람들도 어쩔 수 없는 이 곳 노점상인의 길은, 선택의 끝이었을 것이라는 걸 사람들이 알아주었으면 해요.
이렇게 아주머니와의 인터뷰는 훈훈한 분위기 속에서 마침표를 찍었다. 난 정말 위대하신 분을 만난 것 같다. 노점에서 생선을 파시는 아주머니시지만 그 이상의 생각과 배울 점을 갖고 계신 분이셨다. 아주머니의 의지력과 용기는 그 누구보다도 더 대단했다. 그리고 자식에 대한 말씀을 하실 때는 눈이 빨개지셨고, 금방이라고 그 큰 눈에서 눈물이 툭툭 떨어질 것 만 같아서 마음이 좋지 않았다. 이런 아주머니의 마음을 자식들이 빨리 이해해 주었으면 하는 간절한 바람이 생겼다.
이번 인터뷰를 통해서 알 수 있는 한가지가 있다면, 이 땅에 모든 어머님은 위대하다는 것이다. 힘든 노점에서 추운 한파와 싸워서 이겨내야만 하는 것은 모두가 엄마이기 때문에 자식을 위하는 희생이 있기에 겨울의 무서운 한파도 오늘 아주머니의 모성 앞에서는 질 수밖에 없었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이 인터뷰 기사를 보고 우리가 해야 할 일은 그냥 스쳐지나가던 노점상인들을 다시 돌아보고, 따뜻한 차 한 잔의 감동과 인사로 나눔을 전해 주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 보며 생각을 일깨워 준 노점 상인의 아주머니와의 인터뷰을 마친다.
김률리 나누리기자 (일동초등학교 / 6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