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형 나누리기자 (운양초등학교 / 6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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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자주 읽었던 동화 속에는 세상에서 가장 귀한 보물이나 소중한 것을 찾는 이야기가 참 많습니다. 그런데 주인공이 그 귀하고 소중한 보물을 찾아서 많은 모험과 고난을 이기고 돌아오면 그렇게 찾던 행복의 파랑새는 언제나 가장 쉽고 가까운 곳, 바로 집에 있었습니다.
2011년 새내기 중학생으로 시작을 준비하는 저는 아주 특별한 선물을 받았습니다. 봄 방학을 맞은 예비 중. 고등학생 친구들과 선배들은 저마다 자신이 배정 받은 학교의 교복을 준비하느라 많이들 분주합니다. 보성 용정중학교의 은하수 친구들도 ‘몸에 맞는 의복과 바른 의생활을 통해 바른 예절을 익히고 학생다운 면모로 내실을 기하라’고 하는 학생 용의규정과 학생 한 명, 한 명의 특성과 상상력을 중요시하는 황인수 교장 선생님의 조언을 기억하며 신입생 준비에 한창이었습니다. 그러나 ‘따라야 할까, 말아야 할까?’ 늘 고민하게 하는 ‘유행’과 우리들의 사춘기 관심도 1위인 ‘얼짱 문화’에 푹 빠진 지금의 우리가 교복을 입지 않고 학생다움과 창의성을 만나는 것은 절대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그때, 한 평생을 바늘과 함께 살아오신 할아버지께서 저에게 ‘파랑새’를 찾아주셨습니다. 할아버지께서는 젏으셨을 때 커다란 의류 회사에서 남자들의 옷을 디자인하시고 만드셨던 의상 디자이너, 양복의 장인이셨답니다. 지금은 퇴직을 하셨지만 할아버자 댁에는 아직도 색색깔의 실들이 가득한 재봉틀 돌아가는 소리가 들립니다. 새로산 교복을 몸에 맞게 줄이거나 입다 작아진 교복을 늘이는 수선을 위해 할아버지 댁을 찾아오는 중학생이나 고등학생 형, 누나들의 즐거운 웃음을 볼 수 있습니다.
할아버지께서는 손자인 저에게 손수 한 땀, 한 땀 바느질을 한 교복 바지를 입혀주셨습니다. 그리고 잘 어울리는 저의 모습에 기뻐하셨고 쑥 자라버린 키에 놀라시며 "언제 이렇게 커 버렸냐!"라고 하셨습니다. 돋보기 너머의 할아버지 눈이 하회탈 웃음과 함께 촉촉해지시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2011년 3월 첫날, 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입학생입니다. 할아버지의 선물, 교복 바지의 푸른색이 세상을 행복하게 하는 파랑새가 되어 날아올랐습니다. 여러분은 언제 행복하다고 느끼십니까? 가장 행복했던 순간을 떠올려 보시기 바랍니다.
김주형 나누리기자 (운양초등학교 / 6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