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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호 09월16일

동화 이야기 추천 리스트 프린트

조유진 독자 (서울묘곡초등학교 / 6학년)

추천 : 215 / 조회수 : 17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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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의 한 날

"헥, 헥, 헥... 너무 덥다... 오늘 꼭 학원가야하나? 아, 그래! 수아한테 한번 부탁해 봐야지"

정아가 학교 끝나고 돌아오는 길에 투덜거렸다.

정아가 집에 도착하자마자 수아를 찾았다.

"수아야, 너 나 대신 학원 좀 가주라,응? 그 동안 내가 니 학교 숙제 다 해줄께"

"뭐? 내가 대신 니 학원을? 안될걸. 너랑 나랑 쌍둥이라고 닮긴 했지만, 성격은 정반대잖아"

"아무려면 어때. 그냥 기분 나쁜 일 있었다고 하고 입 다물고 있으면 되지 않아?"

정아가 간절히 비는 목소리로 수아에게 말했다.

수아와 정아는 쌍둥이다. 수아는 5학년 2반아고 정아는 5학년 7반이다.

5학년에 수아와 정아의 친구들은 수아와 정아가 서로 쌍둥이라는 것을 알고 있으나, 다른 아이들은 대부분 모른다.

그 이유는 수아와 정아가 4학년 2학기가 끝나갈쯤에나 4학년 5반으로 전학을 왔기 때문이다.

정아와 수아는 서로 다른 영어학원에 다닌다. 정아의 영어학원에는 정아와 수아가 쌍둥이라는 사실을 아는 친구들이 아무도 없으므로 정아 대신 수아가 가도 별 상관이 없을 것이다.

수아와 정아가 옷을 똑같이 입고 똑같은 가방에 똑같은 머리끈을 묶고 가면 학교에서는 누가 누군지 구분을 하지 못할 정도로 똑같이 생긴 쌍둥이다.

얼마나 똑같으면 입 옆에 난 점도 똑같은 곳에 났을까. 친구들이 수아와 정아를 알아보는 방법은

"너 누구야?"라고 묻는 수밖에 없다.

정아의 반 담임선생님은 숙제가 일기 빼고는 없다. 일기를 매일매일 쓰는 정아에게는 문제가 될 것이 없다.

그러나 수아의 반 담임선생님은 공부를 잘 가르치려는 의욕이 너무 넘치셔서 아이들이 학교숙제를 아무리 빨리해도 1시간 이상은 걸리도록 숙제를 내주신다.

그러나 수아는 그 숙제를 너무나도 싫어해서 가끔씩 하다가 어쩔 수 없을 때는 정아에게 떡볶이를 사줘서 대신 해주라고 부탁하기도 한다. 그런데 이번에는 정아가 대신 해주겠다고 하다니. 그것도 영어는 수아가 제일 잘하고 제일 좋아하는 과목이니 이건 완전 일석이조다.

"음..그래! 좋아. 대신 숙제 한 가지도 빠짐없이 잘 해주기다."

수아가 마침내 수락을 했다.

‘어라, 얘 왜이래? 웬 횡재냐!!"수아는 정아가 뭘 부탁하면 단번에 잘라 거절하는데 해주겠다고 하다니, 오늘은 숙제가 많은 것이 분명하다.

’뭐, 어쩔 수 없지 학원 가기 싫은데, 그럼 어떡해? 뭐 공부해서 손해 볼 건 없지. 수아한테 오늘 영어 듣기 테스트 다 맞아오라고 해야지‘

정아가 오늘 테스트가 있는 것을 기억하고는 속으로 살짝 미소 지었다.

"저기, 수아야. 오늘 영어학원에서 듣기 테스트 있거든. 너한테는 별로 안어려울 꺼야. 대신 다 맞고 와야 한다. 안그럼 니네 담임 선생님께 니 숙제 내가 대신했다고 할꺼다."

정아가 수아의 허점을 찔렀다. 수아의 선생님께서는 무척 엄하셔서 뭐가 좀 잘못됐다 싶으면 무조건 심하게 혼내시기 때문이다.

"알았어요, 알았어. 야, 내가 그거하나 못맞을 것 같냐? 원, 걱정도 할 걱정이 있지. 그럼 너두 숙제 제대로 해놔야 된다. 그럼 갔다 올께."

쾅. 드디어 문이 닫혔다. 정아는 너무 좋아서 팔짝팔짝 뛸 것 같았다.

정아는 수아몰래 숨겨둔 아이스크림을 냉장고에서 꺼내 쪽쪽 빨았다. 그리고 수아의 책가방을 열어 숙제를 확인하는 순간... 후회했다.

’헉.. 숙제가 이리도 많은거였어? 그냥 영어학원에서 몇시간 때우고 올걸... 잘못 했네... 이를 어째. 그냥 대충해버리자!‘

다행히도 숙제의 양은 많았지만 내용이 어렵지는 않았다. 정아의 반에서는 벌써 다 배운 내용인데, 수아의 반에서는 아직 안배웠나보다. 이럴 때는 정말 다른 반이라는게 좋다.

"헉헉. 이렇게 더울줄이야.. 그냥 학교 숙제할걸 오늘건 별로 안어렵다고 했는데... 정아 학원은 언제 나오는 거야? 헉헉.."

수아가 더위 먹은 개처럼 혀를 길게 내밀고 헥헥거렸다.

그때, 모르는 한 남자아이가 다가와서 아는척을 하며 수아에게 말을 걸었다.

"야, 이정아! 너 학원숙제는 다 했냐? 이번에 안하면 너 선생님한테 엄청 혼날걸. 선생님이 각오 한모양이던데. "

허걱. 어제 정아는 나 몰라라 하고 영어숙제 안해버린다고 TV만 보고 있었는데...

이거 잘못되도 한참 잘못된 것 같다.

’ 이거 어쩌나... 정아의 영어학원 선생님한테 진실을 밝혀버릴까? 정아는 혼나도 맷집이 좋으니깐 상관없는데... ‘

혼나고 매맞기를 가장 싫어하는 수아가 슬픈 표정을 지으니까 옆의 남자애가

"야, 이정아. 그게 그렇게 슬퍼? 야, 내가 누구냐? 천하의 박경수 아니냐? 벌써 다 알아놨지. 오늘 우리 담당 영어 선생님 감기 심하게 걸려서 못나온대. 대신 좀 착한 선생님이 나오신대나? "

박경수라는 남자애는 당당한 얼굴로 말했다.

’아싸! 이거 운이 좋은데?‘수아는 즐거운 얼굴을 했다. 그렇지만 수아가 정아로 불리는 것은 좀 아직 불편했다. 하마터면 "난 정아가 아니라 이수아야."라고 할뻔 했다.

그러나 수아는 애써 참았다. 바르지못한것을 참지 못하지만 어쩌랴...그러다간 엄마, 선생님들에게 정아와 함께 된통 혼나고 다른 학부모님들께도 안좋은 인상으로 남게될것이니...

이런저런 생각도 하고 경수라는 남자애와 얘기도 하다보니 금세 학원문앞에 서있었다.

"Good afternoon!!(좋은 오후에요!!)"이라고 경수가 크게 인사했다. 아마도 저게 이 학원의 들어올때하는 인사인가보다. 수아는 얼떨결에 자신도 따라서 "Good afternoon...(좋은 오후입니다..)"이라고 작은 목소리로 말하였다.

수아와 경수는 함께 학원의 ‘First time(첫번째 시간)’라는곳에 도착했다.

그러자 ‘Anne’라고 씌여진 명찰표를 달고 있는 한 외국인 여자 선생님 한분께서 반갑게 맞아주셨다. "Give me your card(내게 너의 카드를 주세요)"라고 말씀하셨는데, 경수가 먼저 나서서 가방의 맨 첫번째 주머니에서 자신의 노랑색 카드를 꺼냈다.

그리고 그 카드에는 ‘Yellow Level(노란색 레벨)’라고 적혀있었다.

자세히 보니 Anne(애니)선생님의 뒷편에는 레벨표가 있었는데 경수는 3번째 레벨이었다. 경수가 Anne (애니)선생님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고 있는동안 수아도 가방에서 카드를 꺼냈다. 꽤 높은 레벨이었다. 그러나 ‘Green(초록)’이었고 4번째였으며 경수보다 1단계 낮았다. 이제 수아차례였다.

정아의 영어이름은 ‘Rachel(레이첼)’이었다. 참 예쁘게 느껴지다가도 평범해보이는 이름이었다.

막상 Anne(애니) 선생님과 이야기를 하려하니 입이 떨어지지를 않았다. 수아의 영어 실력으로는 절대 할 수 없는 것이었다. 정아와 역할을 바꾼것이 다시한번 깊이 후회스러워졌다.

‘어쨌든해보자.. 나도 영어실력이있지, 뭘..’수아는 속으로 생각했다.

정아는 이때 숙제를 하다말고 머리가 아파서 TV를 보고 있었다.

‘참, 수아네 선생님도 특이하시네...어쩜저리 골치아픈 숙제를 내줄 생각을 하셨을까?에효...

이 문제들을 어찌해결할꼬... 하여튼 이번 영어 대화는 제일 어렵다고 했는데, 이정도면 이득이겠지?흐흐흐 수아가 영여실력이 좋아야할텐데... 안그러면 내가 내일 혼날수 도 있단말이야...’ 정아는 텔레비전 채널을 이리저리 돌려보았다.

수아는 자신의 영어학원에서 이름이 Rany(레니)였다.

"Hi, Rachel!How are you today(안녕, 레이첼!오늘 하루 어땠어?)?"그러자 수아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What? My English name is Rany...(뭐요? 제 영어이름은 레니에요.)

I‘m not Rachel.(전 레이첼이 아닙니다.) Rachel is my sister..(레이첼은 제 자매에요)"

수아는 Anne(애니) 선생님이 잠시동안 대답을 하지 않고 출석부만 뒤적거리고 있자, 아차...하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의 신분을 잊어버리고 그만 그렇게 대답하고 만 것이다.

"Um...(음...)Really(정말?)? Are you not Rachel?(넌 레이첼이 아니니?)

Then, who are you?(그렇다면, 너는 누구니?)"라고 Anne(애니)선생님께서 이상한 눈초리로 물으셨다.

’워메.. 이를 어쩐다냐... 클났네,클나.. 우쩌려고 그렇게 말했다냐?‘ 약간 당황한 상황이되면 자신도 모르게 사투리를 쓰는 수아는 이렇게 생각했다.

"Sorry..(죄송해요..)I forgot it..(제가 잠시 까먹었었어요..)Please forgive me..(제발 절 용서하세요.)"수아가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말하였다.

"um..(음..)That’s okay(괜찮아요)Let‘s start our class today(오늘의 우리수업을 시작하죠.)"

"yes, teacher(네, 선생님)"수아는 집에 가고 싶다는 생각보다 이제 어떡하지 라는 생각이 더 앞섰다. 경수는 그때까지도 수아옆, 그자리에서 수아를 기다리고 있었다. 경수는 이러다 늦겠다고 생각했는지, Anne(애니)선생님께 잠시 양해를 구하고 수아에게 다가와 말했다

"야, 이정아..너오늘따라 좀 이상하다? 난 울 담임 선생님께 혼날지모르니까, 간다. 잘해봐라!"

그러고선 총총히 떠났다. 수아는 영어를 술술 하는 경수가 부러웠다. 자신의 영어학원에서 대충대충 공부했던것이 너무 후회스러웠다. 이래저래 Anne(애니)선생님과의 대화를 끝내고 나자, Anne(애니)선생님께서는 수아를 친철하시게도 정아의 영어 교실로 데려다 주셨다.

정아는 이제 슬슬 숙제를 시작하고 있는 참이었다. 그때, 수아가 생각나 걱정이되어 전화를 해보려고 했었다. 그러나 시계를 보자, 정아의 영어 담임선생님께서 한참 연설을 늘어놓으실때 였다. 이맘때면 정아는 점점 잠의 세계로 빠져들곤 하던때였다. 15분뒤면 쉬는 쉬간이었다. 정아는 잠시후를 대비하여 수아에게 문자메세지를 남겼다

’야, 15분있다가 쉬는시간 종 땡치면 당장 화장실로 가서 내 전화받아.‘

이렇게라도 하고 나니 마음이 좀 놓였다. 정아는 딱 골때리게 생긴 수아의 숙제를 보며 중얼거렸다.

’수아, 걔는 참 기억력이 떨어져서 걱정이된단말야.. 잘못되서 혼나면 어쩌지..에라 모르겠다. 일단 두고보면 알겠지, 뭐‘

수아는 갑자기 핸드폰에서 진동이 울리는 것을 느끼고 선생님몰래 슬쩍 핸드폰을 열어보았다. 정아에게서 문자가 와있었다. 잠시후면 쉬는시간일테니 빨리 화장실가서 전화받으라는 내용이었다.

~딩동댕동~땡떙~ 밀물 처럼 아이들이 쉬는 시간을 즐기기위해 학원 복도로 뛰쳐나왔다. 그러나 공부잘하는 모범생인 척 하려는 몇몇아이들은 학원숙제를 미리 해놓고 있었다.

수아는 바로 화장실을 찾아가 정아에게 전화를 했다.

"야, 넌 나한테 전화한다더니 왜내가 하냐?흥 어디 두고봐. 그나저나 뭐때문에 전화하라한거야?"

"너 오늘 애니 선생님하고 잘했냐? 그 선생님하고 잘 못하면 엄마한테 전화한다"

수아는 가슴이 철렁내려앉았다.

"뭐.....?정말이야..........? 나, 좀 실수를 했는데.... 어쩌냐?"

"뭐라고? 하튼 널 보낸 내가 잘못이지.. 뭔실수한거야?"

’칫, 처음부터 역할바꾸자고 한 사람이 누군데 나한테 이러는 거야?‘

"내가 그 선생님한테 난 레이첼이아니고 레니라고 했어.레이첼은 내 여자형제라고 했고..뭐 잘못될거 있나? 나중에 바로 잠시 까먹었었다고 했는데..."

"허거거거거꺽꺽꺽꺼꺼꺼꺼거거걱.너 미쳐도 단단히 그랬구나. 에고..응응 이젠 망했네 그려...

너 박경수라고 아냐?"

"응. 가는 길에 만나서 계속 아는 척하던데?"

"너 걔 믿지 마라. 걔는 입에서 하는 말마다 95%이상이 거짓말이거든. 하튼 너 걔가 애니 쌤한테 정신나간사람처럼 장난쳐서 어떻게 됬는지 알기나해?"

"아니, 내가 그걸 알턱이 없는 걸 알면서 왜묻냐? 쉬는 시간 다 끝나가지 않냐?"

"음.. 그렇긴 하군 하튼 5분뒤면 끝나니까 시간은 충분해.. 걔가 애니쌤한테 그러니까 정신나간짓 하자 마자 출석부 뒤져서 걔네 엄마한테 전화했다고..너한테는 어떻게 하든?"

"음.. 아주 친절하시게도 날 네 영어교실로 데려다 주시더군..아!그리고 담임쌤한테 뭐라고 소곤거리던데?"

"흐흐흐흐흐흐..."

정아는 이제 울음소리를 내다 못해 웃음이 섞인 괴상한 목소리까지 내기 시작했다. 수아가 잘못해도 한참 잘못했나보다.

"대체 어쨌다고 그래?너 괜찮기는 한거냐?"

정아는 아주 큰 사건을 만들어 놓고서 이리도 태평성대한 수아의 목소리를 듣고 충격을 받았다

"그럼요그럼요.. 아주 괜찮습니다. 당신덕분에 머리가 깨지려고 해요..너 수업끝나고 담임쌤 어디로 가던?"

"글쎄.. 잘 모르겠지만 가는 방향이 first class 인지 뭔지 하는 곳에 가는 거 같던데?

"야, first class 가 아니라 first time거든..그리고 이제 담임쌤 우리 엄마한테 전화하러 간게 틀림없다.. 아, 우리이제 어쩌냐? 죽자살자로 버텨보자고.. 수업시간다 됬다. 잘해봐라!"

수아는 전화기에서 끊어지는 소리가 나는 것을 들었다. 갑자기 쉬는시간 끝나는 종이 울리는 것을 들었다. 수아는 바로 화장실에서 뛰쳐나와 교실로 우르르르 들어가는 아이들속에 합류했다. 자리에 앉자 담임 선생님께서 갑자가 수아를 따로 부르셨다. 수아는 올것이 왔구나.. 라고 생각했다.

"수아야, 너 영어이름이 뭐니?"라고 담임선생님께서 물으셨다.

"저요? 레니 인데요.. 제 이름 어떻게 아셨...아차..."수아는 갑자기 말끝을 흐렸다. 아이고 이놈의 기억력은 뭐하고 있는건가? 자신의 이름을 부르자 그만 또 까먹어버리고 만것이다.

"음.. 수아야. 난 네 어머니와 전화를 했단다. 어머니께서는 정아와 너가 장난친것같다고 하신것같은데, 그러니?"

수아는 두가지 대답의 갈림길에 섰다.하나는"네.. 죄송해요. 집에가서 정아를 데려올께요" 이거나 "아니요.. 어쩔수 없었어요.. 정아가 감기에 걸려서요.."였다. 그러나 두번째 대답은 너무 뻔해보여서 어쩔수 없이 첫번째 대답을 택했다.


"네.. 죄송해요.집에가서 정아를 데려올게요"수아는 고개를 푹 숙이고 대답했다.

"음.. 괜찮다. 진실을 말했으니 이번만은 용서해주마. 대신, 내일 너, 정아를 데리고 이 학원에 4시에 와라.알겠니?그렇지 않으면 어머니께 또다시 전화할수 밖에 없다. 그럼 내일보자꾸나. 오늘은 정아에게 그냥 쉬라고 하거라."

휴--수아는 한숨을 쉬었다. 그러고 보니 경수 얘는 수아에게 거짓말을 했었다.

’뭐? 담임선생님께서 오늘 안오시고 착한 선생님 오신다고? 어디 두고보자 내일 와서 혼내주마" 수아가 이글거리는 눈빛으로 말했다. 자신에게 감히 거짓말을 한것이 괘씸했기 때문이었다. 드디어 수아가 정아가 있는 집으로 향했다. 살금살금 계단을 올라가 문에 귀를 대어보니, 머리에 뿔이 돋을대로 돋은 엄마의 화난 목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그 후에 기어들어가는 정아의 목소리.. 수아는 고민했다. 그러나 이번은 별로 할 고민도 없었다. 수업이 끝난 시간에 들어가나 지금들어가나 똑같았기 때문이다. 수아는 일부러 모르는투로 문을 열며, "정아, 내가왔다!!"

그러자 엄마의 따가운 눈총이 수아에게로 박혔다. 그러나 엄마는 수아의 변화를 눈치챘다.

‘음.. 수아, 얘가 언제부터 이렇게 성격이 활발했었지?이것들이 아주 그냥!!혼좀 나 봐야 정신을 차리겠군..’

"이수아!!!너도 정아옆에 앉아!!오늘 너희둘 단단히 혼날 작정 해라. 내 이번 일은 절대 그냥 넘어갈수 없다. 어떻게 전학온지 얼마되지도 않고선 이런 창피한 일을 만들어서 날 망신시키니? 동네 아줌마들한테 너희들 자랑을 얼마나했다고!!이일은 다른 아줌마들에게 비밀이다. 알겠냐? 너, 이정아!또 다른애들한테 자랑하면서 수다떨지마라. 들키키만 하면 내 너에게 곤장 50대를 내릴거야.알겠냐?"

정아는 곤장이란 말에 뜨끔했다. 사실은 옛날 그 조선시대에나 있던 곤장이아니라, 수아와 정아의 집에는 아주 길고 폭이 넓은 쇠자가 있었다. 엄마는 그것을 곤장이라고 부르는것이다.

"너희들 어쩌려고 이렇게 장난을 친거냐?아무리해도 정도가 있지. 들통나면 어쩌려고 이랬냐?" 그러자 수아와 정아는 둘다 소리를 고래고래지르며 엄마께 대답했다. 엄마는 그만 정신이 쏙빠질뻔했었다.

"아니야엄마. 이정아가 나한테 먼저 바꾸자고 협박했단말야!!"

"뭐?협박?야, 이수아, 해도 너무하지 않냐? 그게 협박이냐? 협박했다고 치자, 니가 말안들으면 되지, 그리고 왜 니가 나한테 니 숙제를 다 해달라고 하냐?엄마, 이수아는 잘못덮어줄꺼야?"

정아와 수아는 이미 폭발해버린 엄마앞에서 눈치못채고 이러쿵저러쿵 얘기가 많았다.

"이~~~것들이 ~~~증말~~~!!!!!!!!!!늬들 당장 손들어! 무릎꿇고!! "엄마는 불같이 화를 내며 말했다. 그러자 수아와 정아는 군말없이 엄마의 명령에 따랐다. 좀이라도 입을 삐죽거리면 그날이 제삿날이기 때문이다. 정아와 수아는 서로 눈빛을 교환했다.

‘야, 정아!내가 엄마한테 잘 말해보지. 만약,실패한다면, 그다음은 네가 처리해봐라.’

‘그래, 좋지.. 네가 잘 못하면 나는 고사하고 우리둘다 제삿날이다.잘해라!’

수아는 침을 한번 꼴깍 삼키고 화가나서 씩씩거리고 있는 엄마한테 말했다.

"저, 엄마... 나 말..."

"말은 무슨말!!난 늬들이 입이 10000개라도 할말이 없는걸로 알고 있는데,안그러냐?"

"그래도 할말은 해야겠습니다.어마마마.소인의 말을 들어주시지요. 학원선생님께서는 저희를 용서하셨습니다. 그 이유는 제가 진실을 바로 말했기 때문입니다. 어마마마께서는 저희들에게 항상 말한마디로 천냥빛을 갚는다고 하시고 어느때도 진실을 말하면 용서받는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런데 어찌하여 그 말을 해놓으시고 이리 저희에게 가혹하게 하시는 것이옵니까?"

엄마는 옛 드라마의 말투를 따라해서 그나마 공손하게 말한다는 수아의 말이 최대한 공손한말투라는 것을 알았으나, 어째 좀 건방져 보였다. 그러나 어찌할수 는 없었다. 엄마자신이 냉장고며 벽이며 방문, 대문에 ‘진실을 말하면 언제든 용서받을것이다.’라고 대문짝만하게 써붙여놓았으니... 엄마는 화를 가라앉히고 천천히 말했다.

"그래. 내가 그리 말하기도 했었지. 그렇지만 이번일은 진실을 말하건말건 상관없지 안냐?"

이번에는 정아가 수아다음 차례로 말하였다.말투는 그대로였다.

"어마마마- 어마마마께서는 저희들에게 한번한말은 주워담을수 없으며 입을 조심하고 남의 말을 무시하지 말라 하셨습니다. 그런데 어찌하여 저희에게 다른 말을 하시는 것이옵니까? 한번한말은 바꾸는게 아니라고 어마마마께서 저희에게 직접말씀하시고 가훈으로 정하지도 않으셨습니까? 제발 저희의 말을 들어 주시옵소서, 어마마마.. 이번일을 용서해주신다면 더욱 열심히 노력하고 공부하겠사옵니다. 제발 용서해주시옵소서 어마마마..."

정아는 옛말투로 말해 웃음이 터져나오려고 했으나, 엄마가 다시 화날까봐 무서워 애써참았다.

"음.. 정말이냐? 내가 이번을 덮어준다면 더 열심히할꺼라고 너희가 분명해 말했지? 그럼 각서 쓰자.대신 열심히 지켜야 한다."

"응, 엄마!!! 고마워!!!" 수아와 정아가 동시에 소리쳤다. 그 말에 엄마께서는 빙그레 웃으셨다.


각서! 우리 이정아, 이수아는 엄마에게 아래와 같이 맹세합니다.

이번 큰 일을 덮어주는 대신 우리가 내놓은 아래의 조건을 무슨일이 있어도 꼭 지키겠습니다.

1. 어머니의 말씀을 따라 행동하고 따르겠습니다.

2. 어머니와 저희 자신을 위해 열심히 공부하겠습니다.

3. 어떤일도 항상 최선을 다하고 노력하겠습니다.

4. 이번일과같이 엄마를 망신시키는 일은 절대 하지 않겠습니다.

우리 이정아, 이수아는 엄마한테 맹세한 위의

4가지 조건을 꼭 지키겠습니다.


"음.. 아주 잘썼네. 우리딸들 ! 꼭잘 지키길 바란다!"

"그럼!엄마, 엄마가 우릴 용서해줬는데 이렇게 쉬운것들도 못지키겠어?"

"뭐?그럼 왜 전에는 이리 쉬운것을 안지켰냐?"

"에이, 엄마 농담이야농담!! 잘지킬테니까 걱정마!!"

"왠지 걱정된다.. 하지만 너희를 믿어보지!!하하하"

"역시 우리엄마야!어마마마의 믿음 저버리지 않겠사옵니다, 마마~~"

"얘들두!!장난그만하고 가서 공부해!!"

"에이, 엄마. 오늘은 기념의 날으로 놀면안돼?"

"아이고,내 이럴줄 알았다고..그래!딱 오늘 하루만이다.내일부턴 열심히해!"

"그럼그럼 우리 나가서 논다!!"

"그래 다치지 말고 노로록해라 이 철딱서니 없는것들 같으니라고 하하하."

수아와 정아는 엄마가 이렇게 친절할리가 없다고 의아해 하면서도 신나게 놀았다.


-끝-

조유진 독자 (서울묘곡초등학교 / 6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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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채현
송현여자중학교 / 2학년
2010-08-14 21:45:26
| 동화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성서연
도곡중학교 / 1학년
2010-08-14 22:36:20
| 재미있는 이야기였어요! 추천하고 가요~ 다음 이야기도 궁금해지네요^_^
황지현
대전외삼중학교 / 1학년
2010-08-19 01:12:47
| 저도 똑같이 생긴 쌍둥이 자매가 있었으면 좋겠어요..^^ 동화처럼은 아니지만 장난도 쳐보고..서로에게 배우고...놀고..좋을 것 같아요..재미있게 잘 읽고 갑니다.^^
조유진
명일중학교 / 1학년
2010-08-23 15:38:53
| 댓글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즐겁게 잘 읽으셨다니 좋네요
이윤서
샘모루초등학교 / 6학년
2010-10-28 20:38:31
| 우와~ 이야기가 정말 긴데도 하나도 지루하지 않고 너무 재밌어요^^ 잘 읽었습니다!!
장유정
청심국제중학교 / 1학년
2010-12-14 16:49:40
| 정말 재미있는 이야기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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