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예은 독자 (동학초등학교 / 6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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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14일 조선일보 미술관에서 닥종이 인형을 만드는 김영희 작가님을 만나뵀다. 미술관 입구에 있는 작품 사진들을 보고 닥종이 인형들의 모습이 너무 귀여워서 인형을 빨리 보고 싶었다. 전시장에 들어가니 김영희 작가님이 계셔서 정말 반가웠다. 전시장에 앉아 계시는 김영희 작가님께 조심스럽게 가서 신간 소설 ‘러브’ 표지에 사인을 받으며 인터뷰를 해도 되는지 여쭈어 보았더니 허락해 주셨다.
기자 : 닥종이 인형에 관심을 가지게 되신 계기는 무엇인가요?
김영희 작가님 : 어렸을 때 한옥에 살았는데 한옥은 1년에 한 번씩 문에 바른 창호지를 바꾸어요. 그때 창호지인 한지를 떼버리고 새로운 것을 바르는데 5살 때부터 버린 한지로 쥐, 개 등을 만들었어요. 내가 창호지를 만지게 된 것은 아름다운 운명의 시작이었어요.
기자 : 어린 시절의 꿈은 무엇이었나요?
김영희 작가님 : 뚜렷한 것은 없었고 문학을 하고 싶었어요. 그런데 이 창호지의 매력에 너무 끌려서 미술 대학을 갔어요.
기자 :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은 무엇인지 말씀해 주세요.
김영희 작가님 : 모든 작품들이 다 기억에 남아요. 작품을 만들면서 저는 즐거워요. 추억에 남고요. 왜냐하면 그거 하나하나가 보물 같은 것이니까요. 작품 하나하나가 자식 같이 다 예뻐요.
기자 : 닥종이 인형 한 작품을 만드는 데 시간은 얼마나 걸리나요?
김영희 작가님 : 빨리 되면 보통 일주일 내지 열흘 정도 걸리지만 큰 작품들은 오래 걸리죠. 인형이라고 하지 말고 조형이라고 하면 좋겠어요. 왜냐하면 인형은 상품 속에 들어가요. 인형이라는 것은 한문으로 사람 형상이예요. 닥종이 조형이라고 하면 좋겠어요. 내가 조각과를 나왔거든요.
기자 : 회화 작품도 보이는 데 어떻게 제작하셨나요?
김영희 작가님 : 사진에 물감을 덧칠해서 제작했는데 한 작품에 다섯 번 작업을 했어요.
기자 : 닥종이 조형의 얼굴이 통통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김영희 작가님 : 예술품에는 조금 볼륨이 있어야 하니까 의도적으로 그렇게 했어요. 우리나라의 아름다움에 둥근 것이 있는데 전통적인 느낌이 들게 한 거예요.
기자 : 아이들의 볼을 붉게 표현한 이유가 있나요?
김영희 작가님 : 건강한 아이들의 모습을 표현하려고 볼을 붉게 했어요.
기자 : 봄을 소재로 한 작품이 많은데 가장 좋아하는 계절이 언제이신가요?
김영희 작가님 : 난 계절마다 특색이 있어서 다 좋아해요. 독일에서 추운 겨울을 너무 오래 있으니까 봄에 대한 그리움이 많아요.
기자 : 가장 많이 사용하는 테마가 있으신지요?
김영희 작가님 : 전시회의 목적에 따라 다른데 이번 전시회는 어린이들을 테마로 많이 했어요. 독일에서는 여인들 많이 했었어요.
기자 : 작품에 대한 영감을 어떻게 얻으시나요?
김영희 작가님 : 작가는 매일 일을 하다 보면 매일 영감도 떠올라요.
기자 : 좋아하시는 작가는 누구인가요?
김영희 작가님 : 마티스, 르누아르나 인상주의 작가들을 좋아해요. 고전적인 작품들을 좋아해요.
기자 : 어린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씀을 부탁드립니다.
김영희 작가님 : 어린이들은 꿈을 가져야 해요. 그리고 그 꿈이 어떠한 꿈이든지 잃지 말고 건강하게 자라야 해요. 꿈이 사람을 좌우하는 인생의 목표예요. 그러니까 학교 공부가 꼭 모든 것이 아니니까 조금 처지더라도 스스로에게 실망하지 말아야 해요.
조용하게 질문에 답해주시는 김영희 작가님과의 인터뷰를 끝내고 다시 전시장의 닥종이 조형 작품들을 보았다. 작품들이 입을 동그랗게 오므리고 말을 걸어올 것 같았다. 봄노래를 부르거나 옛날 이야기나 즐거운 놀이를 알려주지 않을까?
전시장을 찾아오시는 관람객들과 반갑게 인사하고 사인도 해 주시고 다정하게 사진도 찍어주시는 김영희 작가님께 인사를 드리고 전시장을 나오는데 인형들의 재잘거림과 웃음소리가 들려오는 것 같았다.
이예은 독자 (동학초등학교 / 6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