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윤 독자 (서울오금초등학교 / 6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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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해보는 봉사활동
8월 20일 금요일, 설레이는 마음과 걱정되는 마음이 뒤섞여 아침도 거른채 종로구 연지동에 있는 기독교 연합회관으로 출발! 난생 처음으로 내가 봉사활동이라는 걸 하는 날이다. 그 동안 신문이나 방송에서 봉사활동이나 기부하는 사람을 소개하는 기사를 대하면 참 대단하다는 생각을 했었다. 솔직히 게 하라면 자신은 없지만, 그러나 꼭 해보고 싶은 일이기도 했다. 나도 이제 6학년이니까 다른 사람을 위해 봉사활동도 해봐야겠다는 마음에서였다.
언젠가 신문에서 많은 야쿠르트 아주머니들이 사랑의 김치 담그기 행사하는 사진을 보고 인상깊었던 기억이 있는데, 바로 그 회사에서 함께 하는 홀몸노인돕기 봉사활동이라 해서 얼른 신청을 했다. 기독교 연합회관에 도착하니 벌써 행사가 시작되었다. 한국야쿠르트에서 하는 봉사활동 내용을 설명하는 중이었다. 특히 한국야쿠르트 직원이 되면 월급의 1%를 기부한다는 이야기에 감동 받았다. 나도 나중에 어른이 되면 내가 버는 돈에서 꼭 기부를 해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이어서 푸른누리 기자단 5명, 한국야쿠르트 직원 2분, 야쿠르트 아주머니 3분이 한조가 되어 총 10조로 팀을 나누어 봉사활동 할 홀몸 노인 어르신 댁으로 이동했다.
한 일은 작지만, 보람은 컸던 봉사활동
내가 속한 조는 5조. 우리 5조가 도착한 곳은 조성자 할머님댁. 할머님댁에 가보니 생각보다 무척 깔끔해서 너무 깜짝놀랐다. 빨래나 설거지, 청소 같은 것을 할 거라는 생각에 큰 다짐을 가지고 할머니댁에 들어갔는데 일이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더구나 청소 등은 한국야쿠르트 직원 아저씨, 야쿠르트 아주머니들이 하셨기 때문에 우리가 나서지 않아도 되었다. 그저 우리는 곁에서 약간의 심부름 정도만 했다.
그래서 할 수 없이 우리는 계획을 변경하여서 할머니의 말동무가 되어주기로 했다. 할머니의 뭉친 어깨를 주물러 주며 정말 손자 손녀처럼 말동무가 되어주었다. 할머니는 정말 친절하셨다. 우리가 하는 말 한마디 한마디 마다 인자한 웃음을 지으시며 잘 들어 주셨다. 아마도 혼자서만 생활하시니 외로움이 많으셔서 그런 게 아닐까 생각해보았다.
이야기를 나누고 나서 우리 조는 할머니 몰래 편지를 쓰기로 하였다. 돌아갈 때 할머니께 전달해 드리기로 한 것이다. 우리 모두 할머니를 생각하며 무척 정성스럽게 글을 쓰기 시작하였다. 비록 작은 종이였지만 우리의 마음을 담아 정성스럽게 쓰다보니 우리의 따뜻한 마음이 가득 담긴 편지가 되었다. 그러다 보니 시간은 흘러 할머니와 헤어질 시간이 되었다. 우리는 계획대로 할머니에게 편지를 드렸다. 할머니는 편지를 읽으시며 연달아 "고맙다" 라고 말하셨다. 그런 모습을 보니 괜히 우리도 마음이 따뜻해졌다.
작은 것이라도 실천하는 게 중요
할머니와 헤어지고 나서 우리는 다시 기독교 연합회관으로 돌아가서 수료증을 받고 봉사활동의 일과를 모두 마쳤다. 봉사활동을 떠날 때만 해도 봉사활동이란 것을 거창하게 생각했다. 누군가를 위해 많은 시간을 보내야 하고, 힘든 일을 해야 하는 것이라든가, 큰 돈을 기부하는 것 등이 봉사활동이라고 생각했다. 때문에 초등학교 어린이들이 할 수 있는 봉사활동이란 것이 그리 많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 우리가 봉사활동을 하지 않는 이유도 봉사활동이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날의 봉사활동은 그동안 내가 가졌던 생각이 너무 잘못되었다는 것을 깨닫게 해주었다. 봉사활동이란 어디 큰 단체에 가서 해야 하는 것도, 많은 시간 힘든 일을 해야 하는 것도 아니었다. 이날 우리가 했던 것처럼 홀로 계신 할머니를 찾아가 잠깐이라도 외로움을 잊게 해주고 기쁘게 해드리는 것도 봉사라는 것을 알게 됐다. 우리의 별 것 아닌 이야기에도 할머니가 너무도 즐거워하시지 않았던가.
집으로 돌아오면서 내가 주변에서 할 수 있는 봉사활동이 뭐가 있을까 생각해봤다. 친구들과 동네 노인정을 방문하여 우리의 장기 자랑을 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았다. 아니면 내가 사다놓고 풀지 않은 문제집이나 전과도 잘 보관했다가 가정 형편이 어려운 동생들에게 전달해주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이런 생각을 하다보니, 내 마음이 벌써 따뜻해지고 행복해졌다. 언제가 기사에서 읽은 어느 자원 봉사자 말씀대로 봉사는 자신을 더 행복하게 하는 일이라는 말이 떠올랐다. 그 동안 많은 탐방을 못했지만, 이날 하루만으로도 청와대 푸른누리 기자가 된 게 기쁘고 자랑스러웠다.
우윤 독자 (서울오금초등학교 / 6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