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서현 독자 (김해장유초등학교 / 6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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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 연예인들의 성금 기부와 나눔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그 연예인들이 대단하다라는 생각을 하곤 했다. 그리고 기부는 돈이 많은 사람들이나 할 수 있는 것이라고 여기고 있었다. 어렵고 힘들게 살아가는 사람들, 불치병을 앓고 있는 어린이들의 이야기를 보여주며 그들을 돕기 위한 성금 모금을 하는 방송을 볼 때면 너무 슬펐지만 나는 건강하게 공부할 수 있는 것에 먼저 감사한 마음이었다.
얼마 전 국제NGO 월드비젼에서 세계 여러 곳을 다니며 긴급구호 활동을 한 경험을 책으로 쓰신 한비야님의 이야기를 보았다. 세계 곳곳에서 가난과 전쟁, 자연재해, 전염병등으로 많은 사람들이 죽어가고 특히 어린아이들이 굶고, 병들고, 다친 채 제대로 치료도 받지 못하고, 목숨을 잃게 되는 이야기를 읽어 보면서 화가 날 만큼 마음이 아팠다.
하지만 월드 비젼과 같은 많은 구호 단체들의 활약과 그 곳에서 위험을 무릅쓰고 봉사하는 사람들과 작은 정성과 마음들이 모인 기부와 나눔이 죽어가는 사람들을, 아이들을 살리고 새로운 희망이 되어 주고 있다는 것에 감동을 받았다. 나는 월드비젼의 홈페이지를 찾아보았고 이미 많은 사람들이 월드비젼의 후원자로 여러가지 기부와 나눔을 펼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어려움에 처한 세계 여러 나라 아이들의 이야기와 그들을 후원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도 담겨있었다.
나도 뭔가를 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동생과 어머니께 도움을 요청했다. 우리는 해외 아동후원을 하기로 결정했다. 내 또래의 많은 아이들이 여러 가지 이유로 가족을 잃고, 다치고, 병들어 가는 것만으로도 억울한데 구걸을 하며 쓰레기 더미를 뒤져야 하고, 공장으로 팔려가기도 하고, 가난으로 교육도 받을 수 없고, 아파도 치료받지 못한 채 살아가고 있다. 그 가엾은 아이들을 위해 작은 도움이라도 줄 수 있다면 보람되고 기쁠 것 같았다.
동생과 나는 용돈을 모아 매달 3만원의 후원금을 보내기로 했다. 얼마 안되는 용돈으로 후원금을 만들 수 있을까? 용돈을 올려달라고 할 수는 없고 심부름, 집안일 돕기, 할아버지의 폐지모으는일 돕기, 친척들에게 홍보하고 좋은 일에 쓰겠다며 용돈받기등의 계획을 세워보았다.
부모님의 적극적인 도움으로 심부름과 집안일을 도우며 용돈을 모아 드디어 지난 7월에 월드비젼회원으로 가입하고 첫 후원금을 낼 수 있었다. 우리의 후원금이 한 어린이에게 학교를 다닐 수 있게 해 주고, 음식을 지원해 줄 수 있고, 좋은 환경을 만들어 줄 수 있다는 것에 너무나 뿌듯했다. 3만원으로 내가 생각했던 것 보다 더 많은 걸 해 줄 수 있다는 것에 감사했다.
그리고 얼마 후 가슴 벅찬 감동의 우편물을 받았다. 월드비젼을 통해 동생과 내가 후원하게 되어 만난 친구에 대한 소식이었다. 특별한 인연으로 만나게 된 친구는 유럽에 ‘보스니아’라는 작은 나라에 살고 있다. 이름이 ‘미하즐로’인데 나와 동갑내기 남자아이로 사진을 보니 나와 닮았다. 미하즐로는 체육을 좋아하고 농구를 잘 한다고 한다. 건강하고 똑똑해 보이는 잘 생긴 내 친구다. 첫 외국인 친구라서 많이 설레고 기쁘다.
영어공부를 열심히 해서 미하즐로에게 편지를 곧 보낼 생각이다. 미하즐로가 어려운 가정형편에서도 용기를 잃지 않고 희망을 가지며 열심히 공부해 자신의 꿈을 이룰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우리의 작은 관심과 나눔이 이렇게 큰 행복으로 다가온 걸 느끼면서 하루하루가 감사하다. 남을 도우면 내겐 두배의 기쁨으로 돌아온다는 말의 의미를 이제는 알 것 같다. 기부와 나눔은 돈많은 사람들이, 성공한 기업체들이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가진게 많지 않아도 내게 있는 따뜻한 마음을 나누어 줄 수 있는 것이야 말로 진정한 나눔인 것이다.
오래 전부터 국내 소아암, 희귀병어린이들을 돕는 ‘새생명지원센터’에 적지만 매달 후원금을 내시는 어머니를 보면서 나눔은 남을 위한 관심과 배려에서부터 시작된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월드비젼의 안내 책자에 ‘나눔은 기적을 일으킨다’ 고 적혀있다. 나눔이라는 아름다운 도전을 시작한 후원자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는 글귀에서 나는 기적과 아름다운 도전이라는 말에 감동을 받았다. 내가 세상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된 것에 기쁘다. 어떤 책의 글귀처럼 나도 머릿 속에 지식이 많이 든 사람보다는 가슴 속에 사랑이 많이 든 사람이 되고 싶다.
월드 비젼에서 후원자를 기다리고 있는 많은 아이들을 생각하며 써 본 시를 같이 올려본다.
내 친구들의 이야기
박서현
내가 따뜻한 밥을 먹으며 맛있어 할 때
슬픔으로 배를 채우는 친구가 있습니다.
내가 학교를 다니며 꿈을 키울 때
쓰레기 더미 속에서 눈물을 흘리는 친구가 있습니다.
내가 축구를 하며 즐거워 할 때
한 쪽 다리를 쳐다 보며 아파하는 친구가 있습니다.
내가 부모님 품에 안겨 행복해 할 때
어린 동생 업고 하늘만 쳐다보는 친구가 있습니다.
내가 놀이 동산에서 환호성을 지를 때
냄새나는 공장에서 부르튼 손을 움켜진 친구가 있습니다.
가난, 전쟁, 자연재해, 전염병…….
그 것들이 내 친구들의 희망과 꿈마저 빼앗아 갈까 무섭습니다.
내 친구들이 행복해야 나도 행복해 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박서현 독자 (김해장유초등학교 / 6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