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독자 (대구대진초등학교 / 6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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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둘째 주, 대형 마트로 장을 보러 오는 사람들도 많아지고 사람들이 분주해지는 것을 보니 추석이 다가오는 것 같습니다. 우리 아버지는 막내라서 차례상을 차리거나 손님 준비를 하지 않아도 됩니다. 그래서 장도 보지 않고 특별히 집안을 꾸미지도 않습니다. 하지만 이제부터 큰아버지 댁 갈 준비를 해야 합니다.
우리 큰아버지 댁은 경상북도 의성군 신평면에 있습니다. 많은 식구 덕에 항상 시끌벅적한 우리 큰 집. 9남매이신 아버지는 큰아버지 네 분, 고모 네 분이 계시는데 고모 분은 오지 않으십니다. 하지만 큰아버지 네 분, 큰어머니 네 분, 10명이 넘는 사촌들, 그리고 12명의 귀여운 조카들까지 30명이 넘는 식구가 한 자리에 모이니 집이 북적북적 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명절이 아니면 볼 수 없는 친척들이기에 복잡해도 항상 보고 싶습니다. 아무리 보고 싶어도 마냥 일찍 가서 오랫 동안 볼 수만은 없습니다. 큰집으로 가는 귀성길은 너무나도 복잡하기 때문입니다. 사방이 차로 꽉 막혀 가슴이 답답해질 정도인 귀성길 도로! 재미있게 이겨 낼 수 있는 우리 가족만의 방법을 소개합니다.
1. 몸이 리듬을 타고! 최신 곡 CD!
명절이 되기 전 우리 가족들은 꼭 최신 곡 CD를 준비합니다. 사방이 꽉 막혀 옴짝달싹도 할 수 없는 도로에서 이야깃거리도 없는데 차 안에서 침묵만이 흐른다면? 상상만 해도 끔찍합니다. 아무래도 차 안에서 이야기를 하는 것이 훨씬 더 재미있고 좋을 텐데 조용하다면 명절 기분이 잘 나지 않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최신 곡 CD를 준비합니다. 노래를 듣고 따라 부르다 보면 이야깃거리가 없을 수가 없습니다. 연예인 이야기도 할 수 있고 얼마든지 재미있는 이야기를 할 수 있습니다. 지루한 차 안에서 한 명이라도 노래 한 곡을 한다면 부르는 사람도 듣는 사람도 흥을 돋울 수 있습니다.
2. 쓸데없는 개그? 망설이지 말고 다 던져!
평소 우리는 주위 사람들에게 개그를 던지고는 합니다. 하지만 몇몇 사람들 말고는 실패하고 다음부터는 개그를 하지 않습니다. 하고 싶어도 자신이 없어서 못하고는 합니다. 하지만 기분 좋은 귀성길에서는 모든 개그를 다 받아줍니다. 사실 저는 재미있는 이야기도 썰렁하게 만드는 특별하다면 특별한 재주가 있습니다. 그래서 개그 이야기만 나오면 무조건 ‘쉿’입니다. 하지만 귀성길! 이때까지 감춰두었던 무리수와 개그가 나옵니다. 성공률은 보장합니다. 귀성길이니까 말입니다. 아무래도 모두들 들뜬 기분이라 쓸 데 없는 개그라도 반응이 있기 마련입니다. 이때 던지는 개그와 무리수는 썰렁한 나름대로의 매력이 있습니다.
이 두 가지라면 귀성길 차 안은 얼마든지 재미있게 보낼 수 있습니다. 최신 곡 CD, 그리고 개그 무리수. 하나 더 말하자면 무조건 말을 많이 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러면 한 층 더 화목한 분위기를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나의 친척들은 항상 명절만 되면 마당에서 고기를 구워 먹습니다. 넓은 마당에서 모든 식구들이 화롯가에 둘러 앉아 고기가 익기만을 기다립니다. 멍하니 있으면 심심할 법한 추석이지만 이렇게 고기를 구워 먹으면 서로 이야기도 많이 하게 되고 재미있는 일도 많이 생깁니다.
예전에는 사촌 언니가 죽은 닭을 들고 다니다가 떨어뜨려 언니가 놀란 적이 있습니다. 그때 언니는 소리를 지르며 온 집안을 뛰어 다닌 적도 있습니다. 또 하나의 에피소드는 사촌끼리 고기를 서로 먹으려고 싸우다 결국 고기를 다 쏟아서 둘 다 같이 운 적도 있습니다. 사촌들이 떨어뜨린 고기 덕분에 우리 큰집 개 복실이는 포식을 했습니다. 떨어진 고기는 모두 복실이 몫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고기를 구울 때 복실이는 폴짝폴짝 뛰면서 자신이 먹을 고기는 없나 살펴보기도 합니다.
우리 집 추석 엿보기 잘 보셨나요? 저희 가족은 이 외에도 새벽까지 영화를 보기도 하고 귀신놀이를 하기도 합니다. 푸른누리 기자 분들도 가족 분들도 이렇게 재미있는 추석을 보내시겠죠? 여러분은 어떻게 추석을 보내시나요? 추석에 식중독 조심하시고 눈병도 조심하셔서 재미있고 흥겨운 추석 보내시길 바랍니다!
김정은 독자 (대구대진초등학교 / 6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