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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호 10월0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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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서 독자 (샘모루초등학교 / 5학년)

추천 : 54 / 조회수 :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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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단 하나 뿐인 올림픽

"내일이 드디어 운동회 날인데 오전에는 저학년이 운동장을 사용하니까 그 사이에 고학년은 ‘미니올림픽’을 하기로 했어요."
"선생님, 미니올림픽이 뭐에요?"
"종목은 뭐가 있어요?"
"미니올림픽은 말 그대로 작은 올림픽이에요. 종목이나 자세한 사항은 비밀이고 준비물은..."

운동회 하루 전날인 9월 15일, 선생님께서는 항상 해오던 운동회 종목과는 다른 ‘미니올림픽’이라는 종목에 대한 설명을 해주셨다. 하지만 자세한 사항은 비밀이라며 함구하셨다. 반 친구들과 나는 학교종이 울리자마자 도대체 ‘미니올림픽’이 뭘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도대체 어떤 종목이 있을지, 재미는 있을지, 상품은 있을지 등 셀 수 없는 갖가지 질문들을 떠올리며 재잘재잘, 아주 시끌벅적하게 수다를 떨었다.

한참 동안 수다를 떨고 집에온 나는 운동회에 대한 기대감으로 가득 찬 마음을 진정시킬 수가 없었다. 지금까지 있었던 운동회는 항상 개인달리기, 계주, 단체경기 등 평범한 종목들뿐이었다. 하지만 이번만은 뭔가 다르게 느껴졌다. 새롭고, 특별하고 정말 멋진 운동회가 될 것 같았다.

드디어 16일, 운동회날이 됐다. 아침 일찍 일어나 ‘3반대로 T’라는 문구가 적힌 반티를 입고, 밥을 초고속으로 먹은 후에 학교로 향했다. 교실에 도착하자 친구들이 모두 실내화 주머니를 들고 나갈 준비를 하고 있었다. 나도 서둘러 실내화 주머니를 챙기고 운동장으로 다시 뛰었다. 1000명이 넘는 전교생이 한자리에 모인지라 운동장은 정말 시끄럽고 복잡했다. 게다가 햇빛은 이글이글 타오르고 있었다. 그 뜨거운 햇빛 속에서 30여분간의 개회식이 진행됐다. 그리고 9시 40분정도에 개회식이 끝나고 저학년들을 제외한 고학년들만 각자의 교실로 향했다.


신나는 마음으로 교실을 향해 뛰었건만 현실은 냉혹했다. 모둠끼리 앉는게 정리가 안 되서 선생님께서 화가 머리끝까지 나신 것이었다. 갑자기 교실에 정적이 흐르고 10분 쯤 뒤에야 미니올림픽 개막식을 진행할 수 있었다. 아쉽게도 시간관계상 계획했던 빗자루를 들고 개막식을 하지는 못했지만 친구들의 노래 무한재생으로 멋진 개막식을 할 수 있었다. 개막식까지 끝이 나자 본격적인 올림픽이 시작됐다.

첫 번째 종목은 ‘포환던지기’였다. 스트레스 해소용으로 신문지 한 장을 둥그렇게 구긴 후 벽을 등지고 서서 공을 던지고, 공이 벽에 맞은 후 벽과 얼마나 가까운지를 재서 가장 가까운 팀이 이기는 방식이었다. 먼저 1모둠의 경기가 시작됐다. 친구들의 우렁찬 노랫소리에 힘입어 공을 던진 1모둠! 그 성적은 그럭저럭 괜찮은 편이었다. 다음은 2모둠, 3모둠, 4모둠 순으로 경기가 진행되었다. 드디어 내가 속해있는 6모둠까지 경기를 마치자 첫 번째 종목 우승팀이 발표됐다! 그 주인공은 바로바로 2모둠이었다. 우리 6모둠은 아쉽게도 2등이었지만 나름 괜찮은 성적이었다.

두 번째 종목은 ‘양궁’이었다. 누구나 ‘양궁’하면 활과 활시위가 있어야 할 수 있는 게임이라고 생각하지만 우리 선생님께서는 독특하고도 아주 특별한 ‘양궁’게임을 소개해주셨다. 준비물은 휴지와 물이면 끝이었다. 화이트보드에 선생님 마음대로 울퉁불퉁한 과녁을 그리시고 친구들이 휴지에 물을 묻히고 과녁을 향해 던지면 딱 달라붙은 휴지의 점수를 합치는 방식이었다. 이번에도 역시 1모둠부터 경기를 시작했다. 남의 불행은 나의 행복이라 했던가, 다른 팀의 휴지가 화이트보드에 딱 달라붙으면 엄청난 야유가, 반대로 휴지가 떨어지면 엄청난 환호성이 일었다. 우리나라의 속담은 틀린 적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쨌거나 시간이 흘러 어김없이 우리 모둠 차례가 됐다.
"두근두근."

우리 반에서 치뤄지는 작은 올림픽이었지만 내 심정만은 마치 국가대표 선수가 돼서 플래시 세례를 받으며 경기장 한복판에 서있는 기분이 들었다.


드디어 공을 던졌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내 휴지가 과녁의 가운데에 있는 게 아닌가!’ 지금까지 그 누구보다도 높은 점수인 8점이었다.

나는 미리 준비해둔 태극기를 꺼내들고 환호의 세레모니를 펼쳤다. 다른 팀은 얼이 반 쯤 빠졌는지 넋이 나간 건지 모를 표정을 짓고 있었다. 나도 믿기지 않았다. 공을 던져본 거라고는 탱탱볼만 몇번 던져본 것뿐인데 반 1등이라니! 기분이 말 그대로 완전 최고였다. 나의 활약 덕분인지 이 종목에서 우리 팀은 아주 좋은 점수를 얻었다. 이대로라면 우승도 노려볼만 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모두의 관심속에 소개된 마지막 종목은? 이어달리기!

"선생님, 교실에서 어떻게 이어달리기를 해요?"
"맞아요.교실에서는 뛰면 안되잖아요?"

갑자기 모범생이 된 듯 어떻게 교실에서 달리기를 하냐는 친구들의 질문에 선생님께서는 회심의 미소를 지으셨다.

"선생님이 이번 종목을 위해 10년만에 선생님 돈 주고 과자를 사봤다!"
"과, 과, 과자요?"

‘평소에 과자, 패스트푸드 등을 무척 싫어하시는 선생님께서 과자를 사셨다니! 그리고 과자하고 달리기하고 무슨 상관?’ 하고 생각하고 있는데 선생님께서 경기방식을 소개해주셨다. 긴 막대기 과자 가운데 구멍이 뽕 뚫린 링 과자를 끼워서 뒷사람에게 전달하는 식의 경기였다.

처음에는 별로 재미없게 들렸지만 경기가 시작되자마자 생각이 바뀌었다. 서로 과자 하나씩 입에물고 요리조리 전달하는 모습이란 정말 가관이었다.나중에는 요령까지 생기기도 했다. 일급비밀도 하나 있는데 우린 급한 마음에 선생님 눈길을 피해 과자를 손으로 쏙 집어넣기도 했다. 하지만 재미있는 만큼 시간이 빨리 흘러 그새 약속했던 3분이 지나 경기가 종료됐다. 이번 경기는 다른 팀의 승리가 됐다.

3종목의 경기가 모두 끝나고 마지막 결과가 발표됐다.

"1등 2모둠!, 2등 6모둠!", ‘와아~ 우리가 2등이라니...’ 정말 기뻤다. 학급 2등이 아니라 세계 2등에 우뚝 선 듯한 쾌감과 함께 말이다.

아쉽게도 메달 수여는 다른 팀원이 했고 승리, 우승의 상징인 월계관은 1등인 2모둠이 썼지만 그 기쁨은 모두가 함께 나눌 수 있었다. 그리고 멋진 추억을 남기기 위해 한 친구에게 메달을 깨물어보는 척을 해보라고 했더니 진짜로 콱 깨문 것도 너무 웃기고 즐거웠다.

드디어 1시간 가량의 미니올림픽이 끝나고 11시반이 되자 전교생이 다시 운동장에 모였다. 바로 국악 한마당이 펼쳐지기 때문이었다. 2010 경기도 찾아가는 순회공연단으로 선정된 ‘국악나루’라는 창작 국악 놀이단이 우리 학교를 찾아왔다. 뜨거운 날씨에도 공연진은 동물 옷을 차려입고 신나는 국악공연을 펼쳐주셨다. 공연은 환상적이었다. 물론 찌는 듯한 더위때문에 공연을 좀 더 흥겹고 신명나게 즐기지 못한 것이 약간의 아쉬움으로 남기는 했지만 땀을 뻘뻘 흘리시면서 멋진 공연 선물해주신 ‘국악나루’ 단원분들께는 진심으로 감사인사를 전하고 싶다.


40분 가량의 공연이 끝이 나자 점심시간이 됐다. 점심으로 나온 비빔밥을 맛있게 먹고 모든 친구들이 함께했던 장기자랑과 수건돌리기 시간이 있었다. 33명의 친구들이 모두 한 자리에 둘러앉아 게임을 하니 마을 축제 분위기같이 흥겹고 즐거웠다. 점심시간도 끝이 나고 1시가 되자 모두 운동장으로 향해 개인달리기, 고학년 계주 등 여러 경기들을 보았다.

그 중에 가장 기억에 남았던 것은 5학년의 단체경기였던 ‘얼쑤, 가족나들이’였다. 아기 역할을 맡은 친구는 작은 세발자전거를 타고, 엄마 역할을 맡은 친구는 바구니에 농구공을 이고서, 아빠 역할의 친구는 넥타이에 장화를 신고서, 할머니 역할을 맡은 친구는 몸빼바지와 비팡이를 지고서, 할아버지는 고무신을 신고서 같이 반환점을 돌아오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 경기는 빨리 오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다른 사람들에게 웃음을 주고 자기 자신도 웃을 수 있게 하자는 의미로 진행된 경기였기 때문에 할머니 역할을 맡았던 나도 허리를 제대로 굽히고 아주 느릿느릿 걸어 진행을 맡으신 선생님께서

"청팀 할머니께서는 정말 연로하신 것 같네요."
라고 우스갯소리를 하셨을 정도로 즐겁고 재미있었다.

4학년 동생들의 일명 ‘우산춤’ 도 아름답고 특별했다. 모든 게 특별하고 새로웠던 이번 운동회, 느낀 것도 많았고, 웃음도 넘쳤던 행복한 추억으로, 멋진 기억으로 남을 것이다.앞으로도 이런 멋진 운동회가 열릴 수 있기를 바라며

"운동회, 화이팅! 샘모루초등학교, 파이팅!"

이윤서 독자 (샘모루초등학교 / 5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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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유진
서울영등포초등학교 / 6학년
2010-10-07 20:57:53
| 정말 특이한 올림픽이네요.
저도 정말 하고싶어 지는걸요?
즐거운 기사 잘 읽었습니다.
원유빈
선유중학교 / 1학년
2010-10-08 17:39:09
| 재미있는 올림픽 저도 하고싶네요.
심혜성
대구대덕초등학교 / 6학년
2010-10-08 18:47:33
| 와! 재미있었겠네요~!
저도 정말 하고싶어 지는 데요?
추천 하고 갑니다^^
김수민
삼숭중학교 / 1학년
2010-10-08 20:44:33
| 학교에서는 평범하게 (운동회/체육대회)라고 말하는데
샘모루초등학교는 미니올림픽으로 색다른 체육대회를 준비했네요!
재미겠어요!!
심서영
봉림중학교 / 1학년
2010-10-09 20:41:47
| 와~정말 재밌으셨겠네요~정말 부러워요^^기사 잘 읽고갑니다!
박지민
풍성중학교 / 1학년
2010-10-09 20:57:53
| 재밌었겠네용!
전성민
강신중학교 / 1학년
2010-10-10 00:15:26
| 저희도 반에서 올림픽을 하는데...
재미있었겠네요
임용우
영훈초등학교 / 6학년
2010-10-10 21:10:08
| 참 재미있었갰어요~ 그런데 월계관을 직접 만드셨나요??
전호림
금성중학교 / 1학년
2010-10-10 22:18:32
| 재미있었겠네요.
변정재
부산교육대학교부설초등학교 / 6학년
2010-10-11 20:38:57
| 즐거운 올림픽이 었겠네요.
이윤서
샘모루초등학교 / 6학년
2010-10-12 20:45:31
| 월계관은 다른 친구가 박물관에서 받은 기념품이랍니다^^
모두들 제 기사 잘 읽어주셔서 감사드려요!
이진영
장평중학교 / 1학년
2010-10-13 16:00:02
| 재미난 미니올림픽이네요. 전 양궁이 재미있을것 같아요. 친구들과 한번 해봐야겠어요.
김률리
일곡중학교 / 1학년
2010-10-13 23:57:26
| 저는 여기 샘모루 학교를 취재가고 싶네요 참 좋은 의미의 올림픽인 것 같아요 아주 멋져요 추천하고 갈께요
송희원
화홍중학교 / 1학년
2010-10-17 17:46:48
| 미니올림픽이라는 것이 정말 아이디어가 좋은것 같아요. 재미있는 학교에요~^^
좋은 기사 잘 읽었습니다. 추천 꾸욱 누르고갈께요^^*
이혜진
광무여자중학교 / 1학년
2010-10-17 21:11:37
| 저도 양궁경기를 학교에서 해봤는데ㅎㅎ
그걸로 급식순서정하기 게임을 했었어요!!
저희는 칠판에 묻는 물로 확인했는데ㅎㅎ
위상비
순천매산중학교 / 1학년
2010-10-18 20:47:59
| 미니 올림픽 재미있겠어요^^ 저희는 가을에 운동회를 하지 않고 순북제라는 축제를 해요^^
조예원
당산중학교 / 1학년
2010-10-19 16:47:01
| 윤서기자에 미니올림픽이 그대로 그려지는 재밌는 기사예요.윤서기자님은 운동 잘 하시나요.저는 마음만큼은 못미쳐요.^^수고하셨습니다.추천~
최희
청심국제중학교 / 1학년
2010-10-19 19:21:56
| 재미있는 체육대회 아니 올림픽이네요. 직접 출전한 선수들도 국가대표 같아요. 좋은 기사 잘 읽고 추천합니다.
김승환
용인백현중학교 / 1학년
2010-10-20 19:48:32
| 기사 잘보고 갑니다.
위청비
순천북초등학교 / 6학년
2010-10-20 21:26:08
| 선생님과 친구들이 함께하는 미니올림픽과 다른 행사들도 무척 재미있을것 같습니다. 올림픽 종목도 기발한 아이디어로 하기때문에 좋은 추억으로 남을것 같습니다. 국악나루의 공연을 보니 저도 꼭 한번 보고 싶습니다. 이윤서 기자님의 기사를 잘 보고 갑니다.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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