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윤환 독자 (명지초등학교 / 5학년)
추천 : 68 / 조회수 : 1431
우리 동네에는 가재동상이 있다. 지금까지 차를 타고 지나다니면서도 보지 못한 가재동상이 어느날 눈에 띄었다. 저 곳에 왜 가재동상이 있을까 하고 궁금해진 나는 서대문구 가좌동에 있는 가재동상에 대해서 알아보았다.
이 가재상 옆쪽에는 홍제천이 흐르는데 예전에는 이곳에 가재가 많아서 가재울이라고 불렀었는데 이것을 한자로 표기하다보니 동네의 이름이 가좌동이 되었다고 하는 이야기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에는 가재울이라는 땅이름이 여러곳에 있고 가재울 말고도 가잿골이라던가 가잿말이라는 동네 이름이 있는데 보통 사람들은 그 이름이 가재가 많아서 붙은 이름이라고 알고 있지만 사실은 가재와는 별로 상관없는 이름이라고 이야기하는 사람들도 있다.
가재가 많아 정말 ‘가재울’일까? 그렇다면 ‘붕어골’, ‘새웃골’ 같은 것은 왜 별로 없을까? ‘가재울’이나 ‘가잿골’ 중에는 ‘가장자리’의 뜻으로 이름 붙은 것이 무척 많다고한다.
한국땅이름학회의 38회 추계학술발표회에서 "가재울과 가좌동에 대한 땅이름 연구"를 주제로 한 발표에 따르면 가재는 가장자리라는 말의 사투리인 가새나 가쟁이를 뜻하는 것일 가능성이 크고 가장자리라는 뜻의 옛날말인 갓이 가사,가자, 가재등으로 음이 바뀌면서 이런 지명을 가지게 되었다는 것이다.
“가재울”은 “자연마을”, “가장자리마을”이란 뜻으로 큰 마을에서 떨어져있는 한갓진 마을을 일컫는 순수한 우리 토박이말로 “가좌동”은 맑은 물에서만 사는 가재가 많이 잡혔던 지역으로 회자되어 가재의 앞발과 같이 조그마한 산들로 둘러싸여 있는 마을이라 해서 “가재울”로 불리다가 음이 변하여 “가좌동”이 되었다고 한다. 1914년에는 경기도 고양군 연희면 남가좌리에 속하였고, 1949년에는 서울특별시 서대문구에 편입되면서 남가좌동으로 바뀌었다고 한다.
실제로 우리나라에는 가재와 관련된 땅이름을 가진 곳이 여러곳인데 가재라는 땅 이름을 가진 곳은 다음과 같다.
가재목(加佐); 경북 문경시 산북면 가좌리(加佐里)
가재올(佳材月); 경기 용인시 원삼면 가재월리(佳材月里)
가재울(佳才); 경기 화성군 팔탄면 가재리(佳才里)
가재울(加佐); 경기 고양시 일산구 가좌동(加佐洞)
가재울(加佐); 경기 이천시 부발읍 가좌리(加佐里)
가재울(佳佐); 충북 청원군 남이면 가좌리(佳佐里)
그런데 정말 가재라는 이름을 가진 여러곳 중에서 가재가 많아서 가재라는 이름이 붙은 곳은 단 한곳도 없을까?
이 기사를 쓰면서 가재라는 말이 다른 어원에서 왔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지만 아직 어느것이 사실인지는 확실히 알지는 못 했다. 진짜로 가재가 많았었는지 아니면 가장자리를 뜻하는 말인지 모르겠다. 그렇지만 나는 개인적으로 가재가 많아서 생긴 이름이었으면 좋겠다.
만약에 가재가 많아서 생긴 이름이 아니라면 저 가재동상은 없어져야 할지도 모르겠다. 그렇지만 옛날에는 이곳에 가재가 많았다면 그 냇가에서 어린이들이 가재를 잡고 놀았을 모습을 상상하게 하는 기분좋은 상상을 하게 되는 이름이 바로 가재울이다.
공윤환 독자 (명지초등학교 / 5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