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현환 독자 (대구달산초등학교 / 5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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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9월 24일 우리나라의 중화학 공업단지로 유명한 울산에 갔다. 그곳에는 우리나라 한글을 지키기 위해 일생을 바치신 외솔 최현배 선생님의 기념관이 있다. 입구에 들어서니 단정하게 정리된 선생님의 기념관과, 위로는 선생님께서 태어나시고 자라신 생가가 있었다. 전시관에서 노경자 해설사님께서 우리에게 기념관에 있는 선생님의 유품과 선생님의 업적, 저서, 일화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 주셨다.
외솔기념관은 올해 3월 23일에 개관하였으며, 3월 23일에 개관한 이유는 선생님께서(외솔은 최현배 선생님의 호) 1970년 3월 23일에 돌아가셨기 때문이다. 최현배 선생님의 호인 외솔은 외로운 소나무란 뜻이다. 보통 사람들이 선생님을 국어학자라고 생각하기도 하지만, 일제 강점기 때 우리글을 살리기 위해 힘썼기 때문에 독립 운동가라고도 한다. 그때 스위스의 혁명가 페스탈로치를 본받아 한국의 페스탈로치가 되겠다고 생각하셨다.
1894년에 태어나셨으며, 별명은 3가지가 있었다. 바로 대두, 최고집, 고생쪼마니라는 별명을 가지고 계셨다. 대두라는 별명은, 선생님께서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다 모두 외제물건을 사용하지 않고, 국산품만을 이용하였다. 하지만 머리가 너무 커서 한국모자는 맞는 모자가 없었기 때문에 모자만은 외국 모자를 사용하셨다고 하였다.
최고집이라는 별명은 옳다고 생각되는 일에는 물러서지 않았기 때문에 생긴 별명이다. 선생님께서 문교부 편수 국장으로 계실 때, 우리나라 초대 대통령 이승만 대통령께서 한글 간소화를 주장하셨다. 하지만, 선생님께서는 우리글을 지켜야 한다며 거세게 반대하였다. 이승만 대통령님께서도 고집이 아주 강하셨다고 하는데, 이승만 대통령을 고집으로 이겼다면 얼마나 강한 고집을 가지고 있으셨는지 알 수 있다.
고생쪼마니라는 별명이 생긴 이유는 선생님께서는 몸이 매우 약하셨지만, 항상 공부를 열심히 해서 늘 1등을 하셨고, 힘든 옥고를 2번이나 치르셨고, 국민들이 한글에 대해 자세히 알고 지킬 수 있도록 강연을 1000번 이상 다니실 정도로 몸을 아끼지 않으셨다. 한글사랑과 보급에 힘쓰셨기 때문에 고생주머니, 즉 방언으로 한다면 바로 고생쪼마니가 되는 것이다. 요즘 아이들은 이렇게 별명을 지어주면 화를 내는데, 선생님께서는 이런 많은 별명을 가지고 계시다는 것이 놀라웠다.
경성보통고등학교에 다니실 때 인생의 등불과 같은 분을 만나셨으니 그분이 바로 주 시경 선생님이다. 주시경 선생님의 국어연구학회에서 주말마다 운영하는 일요학교에서 한글에 대해 배우면서 한글사랑이야말로 겨레의 얼을 살리는 길이라고 믿으시고 평생을 한글사랑을 몸소 실천하셨다.
기념관을 관람하면서 특이하게 본 것은 선생님께서 조선어강습원 고등과 졸업 때 받은 졸업증명서가 오늘날 우리가 사용하는 ‘졸업장’이라는 말이 아니라 ‘맞힌보람’이란 말로 나타나 있었다. 읽어보면 한 글자도 한자나 외래어를 사용하지 않고 순 우리말로 작성되어 있었다. 좀 낯설고 뜻이 이해되지 않는 부분도 있었는데 생각하면서 읽어보면 뜻을 이해할 것 같았다.
그리고 내가 가장 감명 깊게 보았던 것은 어느 한 장소에서 쓰신 방명록이다. 바로 최현배 선생님의 명언, <한글이 목숨>이라는 글씨를 보자 가슴이 뭉클했다.
글이 없어 표현하는 것이 힘든 백성들을 위해 세종대왕님께서 지으신 한글, 그 글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신 주시경 선생님, 한글학회 회원, 한글을 목숨처럼 여기신 최현배 선생님. 이분들의 노력이 있었기에 오늘날 우리는 한글을 가지고 우리의 모든 생각과 표현을 나타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요즘 우리들은 휴대전화 문자나, 컴퓨터상의 대화를 하면서 한글을 간소화하여 사용한다. 예를 들면 ‘응-ㅇㅇ’, ‘감사-ㄱㅅ’ 등으로 표현하는 것이 자연스러워져 우리들이 정확한 한글 받침을 모르는 친구들도 많다고 한다. 우리나라 국민도 아닌 인도네시아 찌아찌아족도 한글을 문자로 채택해서 열심히 자음, 모음을 익혀나가는데 한글을 만든 나라의 국민들이 한글을 점점 파괴하고 있다고 생각하니 부끄러운 생각이 든다. 이제라도 한글을 제대로 사용하고, 아끼며, 지켜나가는 것이 글로벌 시대를 살아가면서 우리의 얼을 살리고 지키는 길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전현환 독자 (대구달산초등학교 / 5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