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건하 독자 (서울대모초등학교 / 6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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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는 2050년. 그의 이름은 유명한. 유명한 탐정은 청와대 직속기간의, 한국에서 가장 유명한 탐정이다. 그는 40대 후반이며, 노련하면서도 민첩하다. 그는 거의 모든 사건들을 도맡아 처리한다. 유명한 탐정은 어린 시절 청와대 어린이 기자로 활동한 적이 있어 어릴 때부터 사물을 유심히 보고 기록을 꼼꼼하게 하는 습관이 있다.
4월 15일, 유명한 탐정이 집에서 쉬고 있을 때 청와대에서 연락이 왔다. 대통령이 사랑하시는 강아지 진돌이가 실종되었단 소식이었다. 이번 일은 유명한 탐정이 맡은 일 중 가장 큰 사건이었다. 온 나라의 관심이 집중되었다. 유명한 탐정은 무인자동차를 타고 가면서, 곰곰이 생각해봤다. ‘청와대는 들어가기가 쉽지 않은데... 아마 청와대 내에서 일하는 직원이거나 첨단 기기를 갖춘 도둑일거야.’ 그는 청와대에서 청와대의 전자기기는 모두 멀쩡하다는 얘기를 들었다. 그래서 유명한 탐정은 범인은 청와대에서 일하는 직원일 거라고 단정지었다.
청와대에 도착하니, 난리가 되어 있었다. 진돌이는 몇백만원에 달하는 토종 진돗개이다. 오후 3시쯤에 실종되었다고 했다. 유명한 탐정은 실종된 자리를 돋보기로 찾아보다가 미세한 가루를 발견했다. 가루를 연구해 보니, 그 약은 최첨단 수면제였고, 그 약은 청와대 내의 창고에서만 비밀리에 사용되었다. 그리고 창고는 대통령을 비롯해 국무총리와 고위급 관리 2명만이 열 수 있는 곳이었다. 이제 범인이 좁혀졌다. 또, 가루에서 개껌 냄새가 나는 걸로 보아 범인은 수면제에 개껌을 넣어 진돌이를 유인한 듯 했다.
그런데 이 가루 빼고는, 더이상 단서가 없었다. CCTV를 봤으나 이미 범인이 검은색 종이로 붙여놓아 보이지 않았다. 사건은 점점 미궁 속으로 들어가는 듯 했다. 그는 머리를 쥐어뜯으며 계속 생각했다. 그리고 가끔씩 머리를 벽에 박기도 했다. 대통령과 영부인께서 상심하시는 모습에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그래서 유명한 탐정은 탐정견 ‘냄새짱‘을 데리고 와서 진돌이의 냄새를 추적하게 했다. 냄새짱은 청와대 밖을 나오더니 주변의 인왕산까지 올라갔다. 냄새짱은 산에서 한참을 더 올라가더니 어떤 집 앞에 섰다. 그 집은 산 속에 사는 어떤 가족의 집이었다. 집 안엔, 진돌이가 해맑게 웃고 있었다! 유명한 탐정과 조수들은 모두 어이없어 했다.
알고보니, 가루는 소화기가 넘어져 소화기에서 나온 것이었고, 개껌 냄새는 최근에 진돌이가 청와대 안에서 개껌을 먹어 난 냄새였다. 수면제인줄 알았던 하얀 가루가 소화기에서 나온것이라니.. 원숭이도 나무에서 떨어진다더니 유명한 탐정의 경력에 이런 실수는 없었는데...진돌이는 심심해 혼자서 산까지 올라간 것 이었다. 그 집에서 사는 가족들은 진돌이가 깨끗하긴 했지만 길을 잃은 지 별로 되지 않은 개인 줄만 알았지, 대통령께서 키우시는 개라고는 상상도 못했다고 한다. 많은 수사가 이뤄졌음에도 불구하고, 결과는 너무 황당했다. 그래도 대통령님께선 진돌이를 찾아서 정말 다행이라고 나에게 수고했다고 하셨다. 영부인께서도 너무 기뻐하셨다. 세상에는 참으로 황당무계한 일들도 많다.
산을 내려오면서, 유명한 탐정은 이번 사건에 큰 공을 세운 냄새짱에게 개껌 한 개를 주었다. 유명한 탐정은 대통령께 대통령의 친필 사인이 그려진 티셔츠를 선물받았다. 집에 돌아와 그 티셔츠를 아내와 애들에게 자랑하고는 아내에게 반드시 손빨래를 하라고 당부했다.
36년전, 유명한 팀장이 초등학교 6학년때 청와대에 초청되어 대통령께 선물받았던, 색이 바랜 티셔츠를 장롱에서 꺼내어보았다. 36년간 몇 번 빨지않고 이사할 때마다 소중히 보관한 티셔츠, 그 후 세월이 지나 오늘 대통령께 선물받은 티셔츠를 서재 책상위에 나란히 올려놓았다. 어릴적 추억이 떠올라 유명한 탐정은 빙긋이 웃었다.
박건하 독자 (서울대모초등학교 / 6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