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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호 12월 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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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지현 독자 (외삼초등학교 / 6학년)

추천 : 171 / 조회수 : 2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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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졸업 송언초등학교

글:송언 /그림:유승하 / 출판사:웅진주니어


송언 초등학교를 졸업한 승민이에게.


송언 초등학교 졸업을 축하한다! 나도 조금 있으면 초등학교를 졸업하게 돼! 송언 초등학교를 졸업하는 만큼 그동안의 추억도 많이 쌓였겠지? 나 또한 그래. 너랑 아주 비슷한 일을 겪었거든. 아참, 내 소개를 안 했네. 난 황지현이라고 해. 나에게도 할아버지 선생님이 한 분 계셔. 3학년 때 담임선생님이신데, 내가 ‘늙은 아빠’라고 불러. 3년 전에 명예퇴직을 하셔서 지금은 학교에 안 계시지만 선생님과 나 사이는 정말 특별해. 너희처럼 말이야. 자, 그럼 그 이야기를 해볼까?


우리 선생님 이름은 이호영 선생님이야. 선생님은 우선 얼굴이 양반탈 같으셔. 굴곡진 움푹 패인 주름살, 눈가의 주름, 거무잡잡한 피부, 그리고 웃고 있는 입가……. 선생님은 아무래도 양반탈 모델을 했었나봐. 안 그러고서야 그렇게 양반탈과 닮을 수가 없지. 안 그래?


너희 선생님은 머리와 수염이 하얗게 변하셔서 100살이 넘어 보이신다며? 그리고 넌 진짜 100살이라고 믿었지. 나도 속은 적 있어. 내가 3학년 때, 선생님 나이를 여쭤봤더니 ‘4학년 5반’이라고 말씀하셨어. 4학년 5반? 45살인가? 엄마한테 물어봤더니 45살은 더 넘어 보이신대. 그럼 54살? 맞아. 알고 보니 54살 정도 되셨었어. 지금은 57살 정도 되셨겠지? 60살 정도가 되면 퇴직하시는 것이 선생님들의 법이라는데, 하얗게 머리가 변한 너희 선생님은 몇 세이셨을까? 아마 60살은 안 되셨을 거야.


학년이 바뀌고 매일 선생님을 찾아갔을 때마다 막대 사탕을 받았다고 했지? 우리 선생님도 나에게 많은 선물을 해 주셨어. 무슨 선물을 받았냐고? 3학년 때 내가 학교 대표로 서부교육청 독서골든벨 대회에 나갔었을 때야. 선생님은 출장을 가신다고 하시고 내가 대회를 하고 있는 학교로 응원을 하러 오셨어. 그런데 하필 그 때가 내가 막 4등으로 떨어져 속상해서 울고 있을 때였지 뭐야. 펑펑 울고 있는 나를 보신 선생님은 “괜찮아, 그 정도면 잘 한 거야. 다음에 더 잘하면 되지.” 하시고는 내 손을 잡고 근처 서점에 데려가서 읽고 싶은 책 두 권을 사 주셨어. 당황하며 읽고 싶은 책을 고르는 동안 떨어져서 속상했던 마음이 조금씩 편안해졌지. 그 때 사주신 책들은 지금 내 보물이야.

 

내가 4학년이 되었을 때 선생님께선 2학년을 맡게 되셨는데, 평소에도 자주 찾아갔지만 학교에서 기쁜 일이 있거나 슬픈 일이 있을 때는 항상 선생님을 찾아갔어. 선생님께 이야기를 하면서 눈물을 흘리기도 하고, 기뻐서 웃기도 했지. 그 때마다 선생님께선 서랍에서 달콤한 사탕을 꺼내 손에 쥐어주시며 슬픈 나를 위로해주셨고, 선생님이 위로해주시면 내 슬픈 마음은 금방 달아났어.

선생님은 나의 웃음 활력소 같아. 그리고 포근하면서도 듬직한 느낌을 받아. 너도 그랬지? 다른 일을 하다가도 선생님이 떠오르고, 저절로 발걸음이 선생님이 맡고 계신 교실로 가게 되는 그 느낌을 나는 알아. 엄마와 아빠가 다 못마땅해 했어도 제자가 선생님을 찾아가는 건데 뭐 어때. 그치?


우리 선생님은 웃으실 때 ‘허허허’하고 웃으셔. 가벼운 웃음도 허허허, 흐뭇해도 허허허. 그래서 나는 우리 선생님을 ‘늙은 아빠’ 말고도 ‘허허허’선생님이라고 불러. 그렇다면 ‘늙은 아빠’라고는 왜 부르냐고? 아하, 내가 이야기를 안 해 주었구나! 3학년 때였어. 선생님이랑 얘기를 나누고 있었는데 선생님이 너무 좋은 거야. 그래서 “아빠!”하고 불러봤어. 선생님의 반응은 매우 끝내줬지! 손녀딸 뻘의 제자가 ‘아빠’라고 하니까 얼마나 기분 좋은 일이겠어? 그런데 생각해 보니까 딸을 빼앗긴 우리 진짜 아빠가 불쌍한 거야. 그래서 바로 “늙은 아빠!”라고 소리쳤어. 그러자 선생님은 얼굴을 찡그리며 “이키!”하셨어. 킥킥. 선생님도 당황스러우셨을 거야. 선생님을 놀려먹고 집으로 돌아와 엄마한테 “늙은 아빠”라고 한 걸 이야기 하자, 엄마는 깜짝 놀라면서 나를 꾸짖으셨어. “선생님보고 늙은 아빠가 뭐야! 버릇없게!” 그리고 너희 엄마처럼 우리 엄마도 선생님께 전화를 걸었지. 실례를 끼쳐 죄송하다고 말이야. 역시 우리 선생님! 선생님은 제자가 장난 칠 수도 있는 거라며 오히려 괜찮다고 했어. 난 당당한 얼굴로 웃으며 엄마를 쳐다봤지. 엄마는 나를 보고 찡그렸어. 헤헤. 뭐 어때서. 우린 특별한 사이라구.


너의 이야기를 읽으며 부러울 게 없었지만, 딱 하나 부러운 게 있다면 동화작가이신 너의 선생님께서 네 이야기를 책으로 만들어 선물하셨다는 거! 우리 선생님은 동화작가가 아니라서 책을 쓰실 수가 없거든. 하지만 선생님이 아닌 내가 동화를 쓰면 되니까! 헤헤.


이제 3개월만 있으면 나도 너처럼 호영 초등학교를 졸업하게 돼. 선생님과 함께한 초등학교 시절을 졸업하고, 중학생이 되는 거지. 지금도 가끔 연락을 하고 지내지만 중학생이 되어서도 난 이호영 선생님을 절대 잊지 않을 거야. 선생님과의 그 소중한 추억들을 어떻게 잊을 수 있어? 너도 그렇지? 아! 이야기를 하다 보니 선생님이 더 많이 보고 싶다.


승민아, 오늘은 이렇게 편지로 전하지만, 다음에는 꼭 같이 만났으면 좋겠다. 서로 비슷한 선생님을 만난 친구가 생겨 매우 기뻐. 잘 지내고, 앞으로도 선생님과 예쁜 추억 많이 만들기 바래. 안녕!


-너를 꼭 만나고 싶은 지현이가-

황지현 독자 (외삼초등학교 / 6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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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현환
대륜중학교 / 1학년
2010-12-31 20:17:45
| 독후 감상문을 정말 재미있는 형식으로 쓰셨네요. 편지형식을 쓰다니, 정말 놀랍습니다.
정세연
천안월봉초등학교 / 6학년
2011-03-20 12:38:26
| 저도 그 책을 읽어봤는데... 주인공 승민이와 그렇게 비슷한 경험을 가지고 계시다니, 정말 놀라워요. 글을 참 잘 쓰시는 기자님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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