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효과학 스캔들
2010년 11월 12일부터 28일까지 국립중앙과학관 특별전시관에서 ‘발효과학 스캔들 특별전’이 열렸습니다. 특별전시관 안에는 1zone부터 10zone까지 발효에 대해 알려주는 설명들과 함께 체험교실이 있었습니다. 그동안 제대로 알지 못했던 ‘발효’에 대해 자세히 알게 된 좋은 체험이었습니다.
발효는 미생물을 이용하여 유기물을 분해시켜서 인간에게 유용한 물질을 얻어내는 과정을 말합니다. 식품발효는 인류가 오랫동안 사용하고 있는 기술로 전 세계적으로 널리 이용되고 있습니다. 발효 식품으로 널리 알려진 것은 술, 요구르트, 식초, 피클, 빵, 된장, 간장, 김치 등이 있습니다.
특히 최근에는 발효과학을 이용한 연구활동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발효 과학을 이용하는 세계 여러 나라 중 우리나라처럼 생활 곳곳에서 활용하고 있는 나라는 흔치 않다고 합니다. 일상적인 밥상을 떠올려 보아도 그렇습니다. 밥 한 공기에 따라붙는 밑반찬으로는 김치, 된장, 젓갈, 장아찌 등 발효식품이 많습니다.
발효식품 중의 하나인 치즈체험도 해 보았습니다. 치즈를 만들기 전에 우선 간략한 설명을 들었습니다. 치즈가 만들어지는 과정은 이렇습니다. 젖소에서 우유를 짠 후, 63도씨에서 30분간 살균과정을 거칩니다. 우유 속의 유당을 먹어서 우유의 산도를 높여주는 스타터라는 유산균을 첨가한 후 송아지의 위 중 네 번째 위에서 나오는 렌넷을 붓습니다. 이렇게 되면 우유가 응고되는데, 이제 컷팅을 해서 커드 중 카제인만 건져내어 틀에 넣고 압착을 하면 완성이 됩니다.
저를 비롯해 체험하는 아이들은 치즈를 만드는 과정 중 맨 마지막 단계만 하게 되었습니다. 먼저, 떨어져 있는 치즈 알갱이를 잘게 부숩니다. 잘게 부서진 치즈 알갱이를 뜨거운 물에 넣고 주물러 쫄깃쫄깃하게 만듭니다. 계솔 주물러서 완전히 쫄깃해지면, 3번 정도 고무줄처럼 늘립니다. 고무장갑을 끼고 치즈를 늘여 보았더니 제 키만큼 쭉쭉 늘어났습니다. 치즈 냄새가 진동했지만 재미있던 체험이었습니다. 그리고 치즈가 발효식품이라는 것을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발효가 활용되는 곳에는 식품에만 있는 줄 알았는데, 발효법은 천연 염색을 하는 곳에도 쓰인다고 합니다. 우리 조상들은 대대로 천연 재료를 발효하여 염색하는 기법을 통해 자연의 빛깔이 살아있는 옷을 지어 입었습니다. 특히 ‘쪽’이라는 식물로 염색을 한 물건들이 다양하게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인형, 드레스, 방석, 가방, 그림……. 천연염색을 통해 이런 물건들을 다 만들 수 있다는 게 신기했습니다.
발효는 치즈와 염색 외에도 장과 소금, 젓갈, 김치, 화장, 술, 옹기 등에도 이용된다니 정말 우리 생활에서 많이 쓰이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의 자랑스런 전통과학, 발효! 특별 전시관 관람을 통해 ‘발효’란 김치, 젓갈, 장 밖에 없다는 저의 조그마한 고정관념과 상식에서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아주 오래전부터 발효과학을 이용한 우리 조상들의 지혜가 자랑스럽게 느껴진 시간이었습니다.
황지현 나누리기자 (외삼초등학교 / 6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