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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호 3월 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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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하경 나누리기자 (안양샘모루초등학교 / 5학년)

추천 : 154 / 조회수 :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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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늘이 없는 나무

"나는 나무 그늘이 있어서 사람들이 날 이상하게 쳐다볼 때면 숨을 수 있어."

하린이는 오늘 힘차게 학교로 등교합니다. 바로 오늘은 방학이라는 긴 여정을 끝내고 드디어 학교로 등교하는 날이거든요. 아침 일찍 출발했지만 벌써 교실 한쪽에 모여 삼삼오오 모여 방학동안 있었던 일들을 이야기하는 친구들이 와 있었습니다. 하린이는 그 친구들에게 인사를 하고 오랜만에 자신의 자리에 앉았습니다. 변한게 없었지만 왠지 변한 것 같은 책상을 보니 마음도 새로웠습니다. 친구들이 하나, 둘 교실로 들어왔습니다. 어느새 교실은 이야기로 흘러넘쳤습니다. 하린이네 반 반장 준모는 개학 첫날인데 선생님께서 실망하시겠다며 조용히 수업 준비를 하자며 친구들에게 부탁을 했습니다. 친구들은 그런 준모의 마음을 금세 알아차리고는 인심 한번 쓴다는 표정으로 이내 조용히 수업준비를 했습니다.

그런데 왠일인지 항상 일찍 오시던 선생님께서 수업시간이 지나고 5분이 흘렀는데도 오지 않으셨습니다. 모두들 선생님이 오지 않으시자 다시 수근거리기 시작하였습니다. 그 때, 교실 앞문에서 드르륵 문이 열리는 소리와 함께 선생님이 들어오셨습니다. 그리고 그 옆에는 고개를 푹 숙인 여자아이가 들어왔습니다. 선생님께서는 그 여자아이의 부모님으로 예상되는 분과 얘기를 나누시더니 친구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여러분 오늘 우리 반으로 친구가 전학을 왔습니다. 여러분과 조금 다른 점이 있다고 해서 절대 따돌리거나 무시하면 안 된다는 거 잘 알고 있죠?"

그리고는 여자아이에게 자기소개를 하라고 속삭이셨습니다. 그 여자아이는 무어라 자기소개를 했지만 여전히 고개를 숙여 무슨 말인지 잘 들리지가 않았습니다. 선생님께서 배정해주신 자리에 그 여자아이가 앉았습니다. 짝궁이 그 여자아이의 얼굴을 몰래 들여다 보았고, 그 순간 모두가 놀랄 정도의 크기로 소리를 질렀습니다.

"선생님! 얘 얼굴이 빨개요. 꼭 얼룩진 것 같아요."

선생님의 얼굴 또한 화끈 달아올랐습니다.

"선생님이 분명 다르다고 해서 무시하지 말라고 했지!"

그러자 여자아이의 짝궁은 아무말 없이 친구들에게 ‘왜?’ 라는 듯한 몸짓을 했습니다. 1교시 수업이 끝나자 친구들은 모두 새로 전학 온 여자아이 주변으로 몰려들었습니다. 그리고는 얼굴을 빤히 보더니 손을 입에 갔다 대거나 눈을 크게 뜨며 놀랍다는 듯 반응했습니다. 그 여자아이는 처음보다 더 많이 고개를 떨군 채 아무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수업시간을 알리는 종이 울렸지만 뭐가 그리 신기한지 여자아이의 곁을 떠나지 않았습니다. 친구들은 결국 선생님께 딱 걸리고 말았습니다.

"너희! 수업시간 시작했는데도 뭐하고 있는 거야. 다들 자리로 돌아가."

무섭게 소리지르시는 선생님의 말씀에 뭐라 말 못하고 자리로 들어가 마치 ‘난 죽었소’ 라고 말하듯 자기 곁으로 지나가는 바람까지 멈추게 할 정도로 조용히 앉았습니다. 그제서야 여자아이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듯 했습니다.

어느새 4교시 수업이 모두 끝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하린이는 여자아이가 집으로 가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얘, 너 오늘 전학온 애 맞지? 반가워. 난 하린이라고 해, 윤하린."
"반가워. 난 정민혜야." 여자아이의 말을 처음으로 가까이서 듣게 된 하린이는 뿌듯함과 제일 먼저 친해져야겠다는 생각이 동시에 밀려왔습니다.

"민혜야, 근데 너 왜 자꾸 고개를 숙이고 있니?"

그때까지도 고개를 숙이고 자신의 빨간 피부를 보여주지 않았던 민혜에게 하린이가 물어보았습니다. 아무생각 없이 던진 말에 민혜의 빨간 피부는 태양빛을 너무 많이 받은 것 처럼 더욱 빨갛게 달아올랐습니다.

"원래 인종이 백인종, 흑인종, 그리고 우리 인종인 황인종으로 총 3가지가 있는 거 아니니? 그럼 넌 적인종이야? 아님 홍인종?"

민혜가 푹 숙인 고개를 갑자기 치켜올렸습니다. 그리고는 입을 열었습니다.

" 난 황인종이야. 너희처럼. 봐. 빨강색 사이로 황색피부가 보이잖아!"

처음보는 민혜의 큰 소리에 당황했는지 하린이가 안절부절했습니다. 그리고 민혜가 말을 이었습니다.

"이건 아토피라는 거야. 내가 생기게 해달라고 해서 생긴 게 아니라고. 그리고 남들보다 더 심한거야."

그리고는 민혜가 자신의 쭈글쭈글해진 손을 내밀었습니다. 민혜는 자기가 느끼지 못한 70세의 손을 가지고 있는 민혜가 무섭기도 하였지만 자신때문에 상처받았다는 생각을 하니 하린이의 마음도 쭈글쭈글 타들어갔습니다.

"민혜야, 정말 미안해. 네가 그렇게 상처받을 줄은 몰랐어. 내가 겪어보지 않아서 얼마나 속상한지를 생각하지 못했어. 앞으론 더 깊이 생각하고 말할게."

하린이의 사과에 민혜는 괜찮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지만 새로운 친구가 생겼다는 생각에 입가에는 미소가 슬금슬금 번졌습니다. 그 뒤로 하린이는 민혜의 피부병을 전혀 상관하지 않고 다가갔고 둘은 결국 서로를 진심으로 아끼는 단짝친구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어느날, 방과후 놀이터에서 함께 노는 도중 민혜가 어디론가 사라져버렸습니다. 사라지기 바로전에는 다른 반 남자아이들이 민혜를 심하게 놀렸습니다.

"쟤는 아침마다 얼굴에 립스틱을 바른대!"

민혜는 속상했는지 어디론가 뛰어갔고 하린이가 열심히 불러보았지만 메아리조차 없었습니다. 그런데 얼마나 지났을까 민혜가 웃는 얼굴로 나타났습니다.

"민혜야, 어디 갔었어? 얼마나 찾았는데."
"하린아, 미안. 남자아이들이 너무 심하게 놀려서 초록 요정님께 나 좀 숨겨달라고 했어."
"초록 요정님?"
"응, 사실 나는 사람들이 나를 이상하게 쳐다보거나 심하게 무시할 때면 나무 그늘에 숨어. 그럼 그때만큼은 너희와 같아지잖아. 너희도 어두운 그늘에 들어가면 얼굴이 검은빛으로 되듯이 나도 그렇잖아. 그 때만큼은 평범해지는거야. 그냥 내 마음이 평범할 때 더 편해지거든."

민혜가 하린이에게 나무그늘에 숨는다는 것을 말했습니다. 하지만 민혜는 그러면 너무 어둡거나 외롭지 않냐고 물었습니다. 민혜는 땅을 보고 한숨을 쉬었습니다. 민혜의 깜짝 발언에 어떻게 해야 할지 머릿속의 도서관을 들락날락 거리며 방법을 찾았지만 많은 책 중 알아내기가 여간 힘든 게 아니어서 그런지 하린이는 아무말도 하지 못했습니다. 결국 서로의 집으로 헤어졌습니다. 하린이는 민혜의 말이 마음에 걸려 할 일을 할 수가 없었습니다. 결국 민혜를 위해 무언가 일을 하기로 했습니다.

다음날, 하린이와 함께 나무그늘을 찾은 민혜는 깜짝 놀랐습니다. 나무에 ’그늘 없는 나무‘라는 팻말이 걸려 있었기 때문입니다.

"하린아, 이게 뭐야? 그늘이 없다고? 여기 있잖아. 그리고 난 그늘이 없으면 평범해지기는 틀렸어."

"아니야. 이제는 평범해지지마."
"무슨소리야? 너까지 나한테 이러는거야?"
"민혜야, 네가 나무의 그늘에 들어올 때면 너의 모습은 우리와 비슷해져. 하지만 그늘이 있다는 사실보다 너의 그 마음이 특별하고 소중하다는 사실을 기억해. 비록 나무 그늘 때문에 평범해진 것이지만 그 편한 마음만 가지고 특별하고 소중한 너를 자랑스럽게 생각하라고. 그늘로 피하기만 하지마!"
"뭐야? 그럼 나무그늘에 들어가지 말라고? 이미 난 그게 익숙해져버렸다고."
"걱정마. 그래서 내가 ’그늘 없는 나무‘ 라고 해놨잖아. 거긴 그늘이 없어!"
"그렇기는 하네. 그늘이 없는데도 난 평범한거네?"

민혜는 하린이에게 용기를 주어서, 희망을 주어서 고맙다고 힘껏 안아주었습니다. 그렇게 두 친구는 그늘이 없는 나무에서 우정을 나누었습니다.

김하경 나누리기자 (안양샘모루초등학교 / 5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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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선화
서울내발산초등학교 / 6학년
2011-02-21 14:11:36
| 저도 아토피를 앓고 있어요. 엄마가 어릴 때 너무 박박 씻겨서 그렇다나요?
전 심하지 않지만 이 동화의 주인공과 공감이 되요.
장유정
청심국제중학교 / 1학년
2011-02-22 17:10:45
| 정말 재미있는 우정이야기네요^^
전현환
대륜중학교 / 1학년
2011-02-23 09:59:11
| 저는 아토피가 없어서 그렇게 고통스러운 줄 모르겠는데 그렇게 힘든가요?
이지원
서울대곡초등학교 / 6학년
2011-02-23 18:27:23
| 두 친구의 우정이 저를 미소짓게 만드는 이야기입니다 *^^*
이지원
서울신대림초등학교 / 6학년
2011-02-27 00:47:48
| 재미있는 이야기네요^^ 감동적이에요♥
김하경
부림중학교 / 1학년
2011-02-27 13:30:46
| 모두모두 감사해요^^
제가 아토피를 심하게 앓았다가 지금은 많이~나아졌는데
저보다 심한 지금의 친구들의 고통을 동화로 표현하고 싶었어요.
여러분도 힘든 장애물이 앞을 가로막는다면 어떻게든 넘을 수 있다는 사실 잊지마세요! 이 동화의 주인공도 꿋꿋이 나아갔잖아요^^
윤희서
동안초등학교 / 6학년
2011-02-28 15:30:35
| 정말 아름다운 우정이야기네요~~
송우석
용남초등학교 / 4학년
2011-03-01 14:59:32
| 따뜻한 우정에 눈물이 납니다.정말 잘 쓰셨어요.
전인혜
대구대청초등학교 / 5학년
2011-03-06 21:48:31
| 정말 따뜻한 우정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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