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진 나누리기자 (서울삼성초등학교 / 6학년)
추천 : 47 / 조회수 : 1048
어린이 기자 생활을 좀 더 활기차고 기분 좋게 하려면 좋은 학교와 좋은 선생님을 만나면 조금은 편할 것 같다. 나는 푸른누리 1기와 2기에 걸쳐서 어린이기자생활을 하면서 편집회의실에 올려 놓은 기자들의 글과 기자 친구들과의 대화를 통해서 많은 것을 느꼈고, 내가 지난 초등학교 시절의 2년동안 느꼈던 것을 옮겨 보고자 한다.
어떤 친구는 담임선생님이 성격이 좋으셔서 학교행사 사진 등을 메일로 보내주어서 기사를 쓰는데 도움을 주시는 좋은 선생님들이 있는가 하면, 어떤 선생님은 현장체험, 수학여행등을 갈 때 아예 카메라 소지를 엄격히 금지하고 발견하면 빼앗아 버리는 선생님도 있었다.
그리고 어떤 초등학교 교장선생님께서는 푸른누리 기자를 교장실에 불러서 학교를 빛내준 학생이 고맙다고 상품권도 주시고 칭찬을 해 주어 푸른누리 기자로서의 뿌듯한 자부심을 느끼면서 편집회의실에 글을 올리는 어린이기자도 있었다. 반면에 어떤 초등학교 교장선생님과 선생님들께서는 "어린이기자를 하면서 유명해 지는 것은 자신을 위한 일이지 학교를 위한 일은 아니다. 학생이 잘 하면 학교는 당연히 따라가는 것 뿐이다."라고 말씀을 하시는 분도 계셨다. 나는 이 이야기를 전해 듣는 순간 너무 안타까웠다.
푸른누리 어린이기자 여러분! 여러분들은 이런 양극화를 보이는 중에서 어떤 쪽에 계십니까? 어느 쪽이 어린이기자 생활을 하는데 좀 더 편안하게 할 수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어떤 어린이 기자는 푸른누리에서 열심히 활동해서 우수상장이 학교로 와서 월요일 조회 때 전교생들이 보는 앞에서 시상을 받으며 보람을 느끼는 어린이기자가 있다. 반면에 어떤 어린이기자는 상장이 없어져서 그 행방을 밝히는데 힘들었던 어린이기자도 있었다. 다음은 어린이기자를 함께 했던 어머니가 쓰신 이야기이다. (우수기자상장과 으뜸기자상장, 모음집이 학교로 도착한지 2주가 지났는데도 어린이기자에게 주지 않았고, 아무도 그 행방을 몰라서 학부모가 학교에 직접 찾아가서 찾았다고 하는 무성의한 사례)
"그래서 제가 따졌지요 아무리 바빠도 그렇지 지금 2주가 지났는데 그동안 다른 아이들이 이걸 덥석 가져 갔으면 어떻게 되었으며, 제가 오늘 학교에 안왔으면 어떻게 되었느냐고 이것 때문에 편집회의실을 발칵 뒤집어 놓고 학교의 복도에서 말다툼하고 교장선생님한테 전화까지 하게되면서 교장선생님께서 화를 내셨다고... 그래서 그 선생님하고 다시 교장선생님께 가서 자초지종을 말씀드리고 나왔는데... 교장선생님은 이것이 뭐 중요한거냐고 상장 별거 아니라고 하시더라구요. 그래서 제가 그랬지요. 아이에게는 아주 소중한 것이라고, 이 상장을 받으려고 1년동안 얼마나 열심히 취재하고 기사를 썼는지 모른다고... 오늘 제가 이곳에 오지 않았다면 아마 영원히 이것을 받지 못했을거라고... 그랬더니 교장선생님이 무슨 영원히 못받겠느냐고 하더라구요."
(2010. 4. 20 학부모방에서)
나도 마지막 초등학교시절 바로 6개월 전에 학교동아리기자단을 만들어서 후배들을 지도할 때에 4명의 후배 기자들 중 절반은 담임선생님의 눈치를 보아야 했고, 전혀 협조가 이루어 지지 않았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었다. 나도 지난 초등학교시절의 2년간의 어린이기자 생활을 하면서 결코 쉽지는 않았던 기억들이 있다. 그래도 꿋꿋하고 활기차게 활동을 하다보니 주변에서 도움을 주는 경우도 생겨났다.
어린이기자 생활을 할 때는 좀 더 겸손하고 예의바르게 행동해서 잘난체 하는 인상을 주면 안 될 것 같다. 만약 그런 인상을 조금이라도 주게 된다면 선생님께서 우리를 인정하려 들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어린이기자들은 취재 하나 하나에 공을 들여서 많은 용기를 내서 시작하는데 이러한 어린이들에게 선생님들의 격려와 칭찬이 있었으면 좋겠다.
하지만 이제 푸른누리3기 어린이기자단들이 2기 때보다도 더 훨씬 많아지기 때문에 선생님들의 인식도 많이 달라지리라고 생각한다. 그동안 힘들게 개척한 1기 2기 어린이기자들에게 격려의 박수를 보내고 싶다. 이제 선배들이 잘 닦아 놓은 길을 3기 어린이기자들이 마음껏 펼쳐서 멋지게 활동했으면 좋겠다.
지난 초등학교시절 어린이기자생활을 정리하면서 학교에서 때로는 힘들었고, 때로는 어려운 경우도 있었지만 이제는 보람있는 추억 속의 한 페이지로 접어 들었다. 우리 어린이 기자들의 커가는 모습을 사랑으로 감싸주고 격려해 주는 분들이 많이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
정유진 나누리기자 (서울삼성초등학교 / 6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