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경 나누리기자 (안양샘모루초등학교 / 6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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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들이 내 쭈글쭈글한 손 보는 게 싫단말이야."
건조한 날씨에 심해지는 아토피 때문에 학교가는 날 아침은 그야말로 짜증이 가득하다. 상처가 나거나 물집이 생기는 등 아토피의 증상은 다양한데 한 가지로 ‘이렇다’ 하고 말할 수 있는 것은 매우 고통스럽다는 것이다. 긁고 싶어 긁을 당시에는 이것이 고통스럽다는 것보다는 시원하다는 느낌이 먼저 드는 것은 알 수 없는 희한한 사실이다. 그런데 그것이 고통으로 바뀌는 과정은 시원했던 것이 무엇인지 기억조차 나지 않게 한다.
평소 아토피로 고통받는 사람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준다는 요정이 나타났다. 그 요정은 바로 복합공연 ‘토피의 숲속모험’이다. 이 공연은 아토피로 고생하는 가족에게 새로운 꿈과 희망을 주기 위해 만들어졌다. 이를 보기 위해서 2월 15일 대학로 르미에르소극장으로 향했다. 나눔과 실천의 이름으로 준비된 이 공연은 나눔실천재단, 해미소네트워크 등의 많은 도움을 받아 관객에게 선보이게 되었다.
‘토피의 숲속모험’이 시작되기에 앞서 한 배우가 이런 말을 했다. "누구나 동화의 주인공이 되어, 주인공을 보는 꿈을 꾸는데 이 공연 또한 그런 꿈을 꾸는 듯한 기분을 느끼실 수 있게 노력했습니다." 자리에 앉아 진지하게 듣는 어린 친구들부터 푸른누리 기자단 모두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이고 더욱 기대되는 마음으로 공연의 시작을 기다렸다.
공연은 ‘빨간 모자와 늑대’를 각색한 것이었다. 이 사실을 안다면 누구나 ‘늑대는 무섭게 나오겠구나.’ 하는 생각을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가 예상하지 못한 이야기들이 깜짝 등장해 더욱 흥미로운 공연이었다.
주인공인 토피는 페이퍼 아트라는 친근한 종이와의 새로운 방법으로 만들어진 주인공이자 원작의 빨간 모자 소녀이다. 토피는 평소 아토피로 친구들과 잘 어울릴 수 없는데 그것때문에 고민인 엄마가 토피를 숲속 할머니네 집으로 보낸다. 토피는 할머니께 문병을 가기 위해 숲속으로 떠나고 아토피가 옮는 것이 아니냐는 생각으로 피하고 보는 토끼를 만나게 된다. 이때 토끼 손에 달린 종이 당근을 보며 섬세함이 주는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 토피는 토끼에게 아토피는 옮는 것이 아니라고 설명하면서도 이내 섭섭한 듯 말을 한다. 이 상황을 통해서 아토피가 옮는 것이 아니니 오해말고 다가와 손을 내밀어 주었으면 하는 아토피 가족의 마음을 담아낸 것에 더욱 감동적이었다. 그때 등장하는 늑대는 원작과 다르게 친구가 없어 외로운 생활에 대해 억울함을 호소하는 재미있고 착한 늑대이다. 그런 늑대가 보여주는 신비하고 신기한 장기자랑인 마술은 관객 모두가 흠뻑 빠져들 수 밖에 없는 마법이었다. 토피는 그런 늑대와 친구가 되고 할머니 댁에 도착해 겉모습이 아닌 마음으로 친구를 사귀라는 조언을 듣고 건강한 모습까지 되찾게 되는 따뜻한 이야기로 마무리가 된다.
페이퍼 아트로 공연을 한 이유는 우리 일상의 친구같은 하얀 종이를 이용한다면 더욱 공감이 가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서 정한 것이라고 한다. 주제를 아토피로 정하고 생각을 해보니 어린 친구들에게 더 다가갈 수 있는 방법이 바로 인형극이라고 결정지을 수 있었다고 이 공연의 제작자가 말했다. 원인을 밝히는 것이 힘들어 병을 고치는 것 또한 힘든 아토피. 하지만 평소에 관리를 소홀히 하지 않는다면 조금씩 나아지는 모습을 보며 웃을 수 있을 것이라고 한다.
나눔과 실천을 목적으로 진행되는 공연인 만큼 경기도에서도 나눔의 무료 공연을 할 계획이라고 한다. 공연 관계자는 " 짧은 기간 동안 준비하는 것이 힘들었지만 최선을 다했기에 이 공연 이후에 나눔과 실천이 있기를 바란다" 며 소감을 밝혔다.
‘토피의 숲속모험’ 이라는 복합극이 있기까지 많은 사람들의 땀과 노력이 숨어있다는 사실을 기억하고 아토피 환자들의 겉모습만 보고 판단하지 말자는 것을 마음 속에 새기면 좋겠다. 이 공연은 2010년 2월 15일 부터 3월 13일까지 대학로 르미에르소극장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김하경 나누리기자 (안양샘모루초등학교 / 6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