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시헌 나누리기자 (대구복현초등학교 / 6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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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하루는 6시 40분에 시작됩니다. 엄마의 핸드폰 알람이 울리기 시작하면 엄마는 충전이 충분히 된 로보트처럼 움직이기 시작하십니다. 찌개를 끓이시고 아빠의 간식 도시락을 준비하며 엄마의 손은 말 그대로 빛의 속도로 움직입니다. 7시 30분이 되면 내 방문을 두드리며 저를 깨우십니다. 나는 일어나기 싫어 짜증도 내고 화도 내고 못 들은 척도 합니다. 엄마의 기분이 좋으실 땐 나를 간지럽히기도 하고 몸 장난도 치시지만, 좀 피곤하시거나 아침에 나가셔야 할 시간이 빠듯하면 기차 화통 같은 목소리로 소리를 꽥 지르시며 나를 깨우십니다. 그럴 때면 엄마가 마녀 같기도 합니다.
사실 친구들이 엄마를 보고 너희 엄마 참 좋으신 것 같다고 하면 3일만, 아니 하루만 같이 살아도 그런 말이 쑥 들어갈 것이라고 이야기합니다. 나를 목욕탕에 집어넣으시고 엄마는 아침 식탁을 차리시고 엄마의 출근 준비를 하십니다. 현관문을 나서 나는 학교로, 엄마는 일터로 그렇게 헤어집니다. 바쁜 아침을 보내고 엄마가 하시는 일은 한 땀 한 땀 장인의 정신으로 만드는 퀼트를 강의하러 가십니다.
평소 여러 가지 솜씨가 좋으신 엄마는 저를 임신하시고 태교로 시작하시게 된 바느질이 이젠 다른 사람들에게 가르쳐 줄 정도가 된 것입니다. 천을 재단하고 자르고 잇고 누비고 하시는 엄마를 보면 장인처럼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어떨 땐 밤샘하여 작품들을 만들어 엄마는 어느 장인보다 멋져 보입니다.
게다가 엄마는 퀼트 강의를 마치시면 중고등학교 형, 누나들의 수학 공부를 가르쳐 주시는 선생님이기도 하십니다. 형, 누나들을 가르치기 위해 수학공부도 열심히 하십니다. 어떨 땐 엄마가 다시 수능을 보실려고 그러시나 하는 의혹도 들곤 합니다. 어른들과 중고등학생들을 번갈아 가며 가르치는 엄마를 보면 슈퍼우먼이 따로 없다는 생각을 합니다.
저녁을 먹고 나면 제 공부를 봐주십니다. 내가 초등학교 6년을 다니면서 학원이나 학습지 하나 하지 않고 좋은 성적과 영재교육원에 다닐 수 있었던 것은 엄마의 체계적인 계획과 가르침 때문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물론 엄마와 공부를 할 때는 싫기도 합니다. 다른 형들을 가르칠 때와는 다르게 나를 많이 혼내시고 쉽게 소리 지르시기 때문입니다. 나를 위해서라는 것은 알지만 다른 형, 누나들을 가르칠 때처럼 나에게도 부드럽게 가르쳐주셨으면 좋겠다고 항상 생각합니다. 그런 이유로 엄마에게 짜증도 많이 내고 화도 냈지만 엄마께서 "내가 너의 엄마이고 네가 나의 아들이다 보니 기대도 많이 생기고, 쉽게 실망하는 것 같다"시며 앞으로는 나에게도 엄마라고 생각하지 말고 선생님이라고 생각하라고 하셨습니다.
여러 일을 힘들게 일을 하시면서도 우리집 식탁은 항상 어머니 손으로 차리시고 빨래며 청소며 잠드시는 시간은 새벽 2-3시쯤입니다. 아빠도 도와주시지만 아빠도 많이 바쁘셔서 거의 모든 집안일을 혼자 해결하시는 엄마를 생각해보니 평소 많이 도와드리지 못했던 자신이 부끄럽습니다. 엄마께서 내가 설거지라도 해놓으면 다시 해야 한다며 하지말라고 하신 것도 있지만 내가 귀찮다는 이유로 그냥 엄마가 하시는 일이려니 생각하고 그냥 모른 척 했던 것 같습니다. 힘들게 일 하시면서도 불평 한번 제대로 안하시는 엄마께 큰일은 못하더라도 내 방 청소나 빨래 개는 일 정도는 스스로 해야겠습니다.
언젠가 엄마에게 여쭤보았습니다. 엄마는 왜 이렇게 바쁘게 힘들게 생활하시냐고 조금은 편하게 집에서 쉬기도 하시고, 밥도 좀 시켜 먹고 그렇게 살면 안 되냐고. 엄마는 엄마 자신에게 부끄럽지 않게 생활의 최선을 다해서 살고 싶다고 하셨습니다. 엄마가 그렇게 생활하시다 보면 나도 그런 면을 배우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있으시다고 하셨습니다. 엄마의 성실성을 꼭 닮고 싶습니다. 푸른누리 2기 생활을 멋지게 할 수 있었던 것도 엄마의 도움도 빼놓지는 못할 것입니다. 앞으로도 내 자신에게 부끄럽지 않는 생활을 하도록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언제나 최선을 다하시는 엄마와 함께 많이 웃고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 것입니다. 엄마, 사랑합니다!
최시헌 나누리기자 (대구복현초등학교 / 6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