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예진 독자 (서울목운초등학교 / 6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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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23일 일요일, 나는 가족들과 ‘비밥 (bibap)’ 공연을 보러 가려고 서울 중구에 있는 한화손보 세실극장으로 향했다. 표를 예매할 때, ‘재미있어요’, ‘공연 내내 정말 많이 웃었어요.’ 등의 호평이 많았기 때문에 잔뜩 기대하고 갔다. 그리고 처음으로 소극장 공연을 보는 것이라서 설레기도 했다.
비밥은 비빔밥의 줄임말로 음식을 주제로 한 이터테인먼트 (Eatertainment) 연극이다. 비밥의 특징은 여러 가지 요소를 한 번에 공연을 통해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마치 여러 가지 재료로 조화를 이루는 비빔밥처럼 비트박스, 비보잉, 아카펠라, 아크로바틱, 마셜 아츠 등의 오감 만족 공연이다.
공연이 시작되려면 멀었는데도 객석은 거의 다 찼다. 이 공연은 8명의 쉐프가 나온다. 주방장인 레드 쉐프 (홍상진 분)와 그린 쉐프 (전주우 분)를 비롯해서 MC 쉐프 (송원준 분), 크레이지 쉐프 (박성준 분), 섹시 쉐프 (정지은 분), 큐티 쉐프 (전민지 분), 액티브 루키 쉐프 (최정길 분), 샤이 루키 쉐프(손문 분)다. 레드 쉐프와 그린 쉐프가 요리 대결을 펼치는 내용으로 연극의 전개가 이루어진다.
2명의 쉐프는 초밥과 피자, 차이니즈 치킨 누들, 그리고 비빔밥 이렇게 4가지 요리를 만든다. 먼저 첫 번째 주문은 그린 쉐프가 담당했다. 잘생겼다는 말에 신이 난 그린 쉐프는 흥에 겨워 생선을 잡아다 토막 내서 회를 치고 요리사들은 경쾌한 음악에 맞춰 음식을 만든다. 그러나 비밥의 재미는 뭐니뭐니해도 관객의 참여이다. 쉐프들은 각 음식을 항상 관객들에게 나눠준다.
피자는 재미있는 레드 쉐프의 총괄 아래 이루어졌다. 이 중 제일 재미있었던 부분은 음식을 받아갈 관객이 무대에 올라가서 피자가 구워질 동안 계속 서서 기다리는 것이었다. 관객은 고개를 들지 못하고 민망해했고, 레드 쉐프는 그냥 계속 서 있게 했다. 천연덕스러운 레드 쉐프의 연기가 돋보였던 부분이다.
차이니즈 치킨 누들은 다시 그린 쉐프에게로 돌아갔다. 면은 자리에 앉은 관객들과 함께 길게 뽑아내고 세계 최초 닭 장례가 열린다. 닭을 넣어야 하는 차이니즈 치킨 누들에 들어가는 닭을 불쌍하게 여긴 쉐프는 닭을 위해 장례를 치러주는데, 이 부분이 제일 웃겼다.
마지막 드디어 비빔밥 대결이 돌아왔다. 레드 쉐프와 그린 쉐프 모두 비빔밥을 만들고 관객 한 명이 나와서 직접 승자를 결정한다. 두 쉐프 모두 열심히 만들었지만, 관객은 그린 쉐프의 편을 들어주었다. 역시 코미디에 중심을 둔 비밥 공연은 관객이 자리로 돌아갈 때 발걸음에 맞춰 비트박스로 이상한 소리를 내는 등 정말 즐겁고 재미있었다.
신기한 비트박스와 멋진 비보잉, 그리고 두 여성 쉐프의 아름다운 하모니까지, 여러 복합적인 요소가 어우러져 비빔밥처럼 맛있는 공연이 완성되었다. 푸른누리 가족 여러분께도 정말 강력하게 추천하는 공연이다.
권예진 독자 (서울목운초등학교 / 6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