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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호 9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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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원 나누리기자 (충암초등학교 / 6학년)

추천 : 64 / 조회수 : 56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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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악기 바순을 소개합니다!

나는 어렸을 때부터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배우고 있고, 학교의 관현악부에서는 2학년 때부터 바이올린 1파트에서 활동하고 있다. 그래서 평상시에 오케스트라 공연을 보러 다닐 때에도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 등의 현악기, 그리고 목관악기나 금관악기 중에서도 눈에 잘 띄는 플루트, 클라리넷, 오보에, 트럼펫, 트럼본 등에만 집중하여 연주를 듣곤 했다. 하지만, 올해 청소년을 위한 에듀클래식 공연의 금관악기 편에서 김필배 호른 연주자의 협주를 듣고 인터뷰를 하며 눈에 띄진 않지만, 뒤에서 묵묵히 베이스를 깔아주거나, 밸런스를 맞춰주는 등의 역할을 하는 악기들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이런 관심에 8월 27일, 코리안심포니의 최연소 수석 바순 연주자로 활동중인 표규선(28) 연주자를 서울 서초동에 위치한 예술의 전당 근처 연습실에서 만나보았다. 표규선 연주자는 한국예술종합학교 예술전문사를 졸업했고, 2007년 동아 음악콩쿠르에서 1위를 차지한 젊은 실력파 연주자이다.

1. 바순은 무겁고, 잘 띄지 않는 악기인데, 많은 악기 중 이 악기를 선택하게 된 계기나 이유가 있다면 알려주세요.

저희 아버지는 성악가, 어머니는 피아니스트, 누나는 작곡가로서 활동하여 저는 완전한 음악 환경에서 자라났습니다. 그래서인지 저도 자연스럽게 음악을 하고 싶어했는데, 처음에는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플루트를 배웠습니다. 사실 부모님께서는 제가 처음부터 바순을 하기를 원하셨지만, 저는 바순이 무겁고, 소리도 이상하다고 생각하여 플루트를 선택했습니다. 또한, 어렸을 때부터 목소리가 낮아서 제 목소리처럼 음이 낮은 바순보다는 저에게는 없는 소리인 높은 소리를 내고 싶어 플루트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중학교까지 계속 플루트를 배웠죠. 하지만, 사정상 고등학교 때 플루트를 못하게 되어 부모님의 권유대로 바순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바순을 하기 싫은데 시켜서 배웠지만, 계속 배우다 보니 바순 자체가 좋아졌습니다.

2. 바순은 저 같은 어린이들에게 많이 생소하게 느껴질 수 있는데, 어린이들을 위해 바순에 대한 전반적인 설명을 해주세요.
바순은 성악 중 남자의 목소리인 베이스, 바리톤, 테너를 모두 낼 수 있기 때문에 남성적인 악기라고 볼 수 있습니다. 또한, 기명악기의 발음체인 리드를 직접 만들어야 하는 악기입니다. 보통, 한국에서는 바순이 남성 악기로 인식되어 있지만, 외국의 경우에는 바순이 플루트나 클라리넷보다 소리내기가 더 수월하기 때문에 많은 여성들이 바순을 선호한다고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국제적으로 보았을 때 뛰어난 여성 바순 연주자는 거의 없다고 볼 수 있습니다. 또한 바순은 여성들이 하기에는 힘든 점이 많습니다.
그리고 바순에 대해 잘못 알고 있는 것이 또 있습니다. 바로크 시대부터 거의 변함없이 내려온 프랑스식 바송과 독일의 파고트의 차이입니다. 보통 프랑스식 바송을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바순이라고 생각하는데, 이는 바순이 아닌 ‘바송(basson)’이고, 파고트(fagott), 즉 바순(bassoon)보다 음을 집는 키도 적고 불기도 힘듭니다. 세계적으로 바순 대신 프랑스의 전통적인 악기 바송을 사용하는 오케스트라는 극히 적습니다. 바순은 관악기 중에서는 저음을 담당하고, 전체적으로는 깔아주는 역할을 하다 갑자기 튀어나오기도 합니다. 보조 역할을 하기 때문에 그다지 중요한 파트가 아니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이 보조역할 또한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이 필요합니다. 그만큼 보조역할도 많이 중요하죠. 또한, 바순은 금관악기처럼 호흡에서의 문제는 따로 없지만, 불면서 어떻게 음을 만들어내느냐가 좋은 연주를 좌우합니다.

3. 바순은 무겁고, 큰 악기여서 장시간 연습이 힘들 것 같은데, 보통 연습 시간은 어느 정도인가요?
다른 악기들의 예를 들자면 플루트 연주자들은 어깨가 돌아가서 척추 측만증, 클라리넷이나 오보에 연주자들은 목을 구부리기 때문에 목 디스크의 우려가 있습니다. 바순 또한 목에 걸고 연주를 하기 때문에 목 디스크의 우려가 있고, 무게 중심이 팔에 쏠리면서 견갑골에 무리가 갑니다. 그렇기 때문에 연습이 생각대로 잘 되면 3, 4시간을 쉬지 않고 계속 하고, 그렇지 않으면 중간중간에 휴식을 가집니다.

4. 바순은 오보에처럼 리드(주로 관악기의 발음원(發音源)이 되는 갈대, 나무, 대나무, 금속 등의 얇은 조각으로 악기에 붙여서 호흡을 불어넣는 발음체)를 직접 깎아 만들어야 하는 악기라고 알고 있는데, 바순의 리드에 대한 설명을 해주세요.
차갑고, 따뜻한 소리를 내는 것, 그리고 음정은 연주자가 어떤 연주를 하냐에 따라 바뀌지만, 더 많은 영향을 주는 것은 바로 리드입니다. 바순의 느낌과 음정이 달라지는 이유 중 리드를 어떻게 만들었느냐가 80%를 차지할 정도입니다. 저는 보통 리드를 시간이 있을 때 한꺼번에 만드는데, 리드를 만들려면 처음에는 갈대나무로 만든 통 캔을 깎아 모양이 나오게 하고, 계속 까내고, 까내어 속살이 나오게 해야 합니다. 모양이 나오면 또 다듬고, 물에 담갔다가 말리는 것을 계속하며 만듭니다. 그러나 그렇게 한다고 해서 끝이 아닙니다. 아무리 10장을 만들었다고 해도 마음에 드는 것이 1장밖에 없으면 마치 장인들이 마음에 들지 않는 도자기를 깨는 것처럼 다른 것들은 버리게 되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연습하는 것보다도 리드를 만드는 것에 더 스트레스를 받기도 합니다.

5. 연주자께서는 2007년에는 47회 동아콩쿠르에서 1위를 차지하고, 현재 코리안심포니의 최연소 수석 바순 연주자로 활동하고 있다고 들었는데, 이런 바순 연주자가 되기까지 있었던 일 등의 과정들을 말씀해 주세요.
우선 바순을 배운지 11년이 되었고, 중, 고등학교 때 예술학교를 다니지는 않았습니다. 아버지께서 일단 음악적 지식보다는 수학, 국어 등의 다른 학문적인 지식을 먼저 알고 악기 연주를 하는 것이 사는데 더 도움이 될 것이라고 하셨기 때문입니다. 한국예술종합학교에 다닐 때는 2007년의 칸타빌레콘서트의 S오케스트라로 활동했습니다. 또한, 비슷한 시기에 동아콩쿠르에 나가 1위를 하였는데, 시상식 일주일 뒤에 어머니께서 갑자기 쓰러지셨고, 두 달 만에 돌아가셨습니다. 그 때 한참 유학을 가서 공부를 많이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을 때인데, 돌아가신 어머니 생각에 모든 것이 제대로 되지 않아 다시 회복하기까지는 6개월이 걸렸고, 유학 오디션에서도 탈락을 했습니다. 그래서 한국에 돌아와 아르바이트도 하고, 학생들도 가르치며 시간을 보내다 코리안심포니에서 오디션이 있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습니다. 될 거라고는 생각조차 하지 않았지만, 주변 사람들의 권유로 오디션을 보게 되었습니다. 당연히 되지 않을 거라 생각했기 때문에, 하나의 연습이다, 라는 생각으로 부담 없이 오디션을 봤습니다. 그런데, 제가 덜컥 코리안심포니의 수석 바순 연주자가 되어버렸습니다. 그 이후 유학을 가야겠다는 생각을 아주 잊은 것은 아니지만, 제 목표가 오케스트라 연주자로 활동을 하는 것이었기 때문에 지금의 생활에 만족을 하면서 벌써 3년이 지났습니다.

6. 어린 친구들이 쉽게 들을 수 있는 바순 독주곡이나 협주곡이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생상스의 바순 소나타, 곡의 맨 처음 부분에 바순의 솔로 파트가 나오는 스트라빈스키의 ‘봄의 제전’, 모차르트의 바순 협주곡과 베버의 바순 협주곡 등이 있습니다. 이중 가장 쉽게 들을 수 있는 곡은 생상스의 바순 소나타라고 생각합니다.

7. 요즘 들어 플루트, 클라리넷 등의 목관악기를 배우는 친구들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혹시라도 바순 연주자를 꿈꾸는 친구들을 위해 도움이 될만한 말씀 부탁 드립니다.
보통 아이들이 가장 걱정하는 것이 폐활량에 대한 문제인데, 금관악기가 아니면 따로 폐활량에서의 문제는 생기지 않습니다. 물론 처음에는 많이 불면 머리가 핑핑 도는 등 부는 것 자체가 힘들 수 있지만, 계속 하다 보면 요령이 생기게 될 것이니 걱정할 필요 없고, 편하게 불면 됩니다. 하지만, 이 ‘편하게’란 배에서부터 나오는 소리여야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노래를 잘 부르면 저절로 악기연주도 수월하게 될 것입니다. 또한, 제가 생각하는 바순의 정의는 ‘따뜻함’입니다. 제 어렸을 적 성격은 굉장히 내성적이었습니다. 하지만, 플루트를 시작하면서 성격이 밝아졌고, 바순을 시작하게 되면서는 저절로 차분해지고, 배려심이 커지게 되었습니다. 아마도 바순은 다른 음을 보조해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었을 것 같습니다.

8. 마지막으로 앞으로의 계획, 그리고 최종 꿈이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1년에 두 번 독주회를 갖는 것이 목표이고, 코리안심포니의 수석 연주자로서 꾸준히 활동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유학도 기회가 되면 가볼 것입니다.
제 생각에 음악가들은 돈을 많이 벌기 위해서가 아니라 음악 자체가 좋아서 하며 성취감을 느끼기 위해 연주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좋은 연주로 자기분야에서 최고가 되고, 청중들에게 기쁨과 감동을 전해주고 싶습니다.

그 동안 오케스트라에서는 현악기와 플루트, 클라리넷, 트럼펫 등의 악기들만 주요 멜로디를 연주했기 때문에 바순이나 호른 등의 악기는 베이스와 보조 역할만 하고, 별로 중요한 음을 내지 않는다고 생각해왔다. 하지만, 이번 인터뷰를 통해 눈에 띄지 않는 악기들이 얼마나 보조음을 잘 내느냐가 연주의 좋고 나쁨을 가를 정도로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또한, 나는 그 동안 바이올린 연습을 하다 어깨에 무리가 올 때면 바로 연습을 중단했고, 바이올린만이 너무 힘들다고 생각했는데, 모든 악기를 배우는 데는 똑같이 어려움이 따른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끊임없는 노력으로 자기분야에서 최고가 되고 싶어하는 차분하고, 배려심이 많은 표규선 바순 연주자, 그는 모두가 잠들어 있는 새벽에 청소를 해서 많은 사람들이 깨끗한 길을 걸을 수 있게 해주는 것이 좋아 보여 어렸을 때 환경미화원을 꿈꾸었다고 한다. 바순처럼 따뜻한 마음을 가진 표규선 연주자가 유학이라는 꿈을 이루기를 기원하고, 앞으로도 코리안심포니의 수석 연주자로서 좋은 활동하기를 기대한다.

박재원 나누리기자 (충암초등학교 / 6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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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원
불광중학교 / 1학년
2011-09-15 23:18:41
| [곽채원 기자님] 저도 공부하고 싶은 마음에 취재를 하게 되었어요. 바순이란 악기를 가까이서 보니 또 다른 매력을 느꼈답니다^^
채지희
상해한국학교 / 1학년
2011-09-15 23:08:20
| 음악시간에 바순에 대해 공부하기는 했지만 그저 악기로만 생각하고 지나쳤는데, 박재원 기자님 기사를 통해서 바순에 대해 호기심을 갖게 되었어요! 바순이 사진속처럼 크다는 것도 처음 알았구요^^ 박재원 기자님은 음악가가 꿈이신가요? 언제나 멋진 음악에 대해 기사를 써주시는 것을 보면 그런 생각이 들어요^^ 추천
곽채원
한양초등학교 / 6학년
2011-09-15 22:47:11
| 지난번에는 호른에 대해서 공부(?)했는데 이번에는 바순까지... 잘 읽었습니다.
박재원
불광중학교 / 1학년
2011-09-15 21:46:25
| [장제우 기자님] 이번 호에 실린 장제우 기자님의 원명초등학교 오케스트라 기사도 잘 읽었습니다. 저는 장제우 기자님처럼 부는 악기를 잘 다루는 사람들이 부러워요^^
박재원
불광중학교 / 1학년
2011-09-15 21:44:15
| [이성원 기자님] 바순 소리를 가까이서 들었는데 정말 저음이었어요. 그리고 저는 바이올린을 다섯살 때부터, 피아노는 여섯살 때부터 배웠지만 연습을 안 하면 아무리 일찍 배워도 의미가 없답니다^^
장제우
서일중학교 / 1학년
2011-09-15 21:30:39
| 대충 알고 있던 바순에 대해 정확하게 알게되었습니다. 저도 학교 오케스트라에서 클라리넷을 연주하고 있어요. 잘은 못하지만 열심히 노력하고 있답니다. 기사 잘 보았습니다. 추천도...
이성원
대구 율원 초등학교 / 6학년
2011-09-15 20:53:02
| 바순에대해 잘알수있었겠네요 또 박재원기자님은 어릴때부터 피아노를 하셔서 되게 음악을 잘할것같네요. 기사잘읽고 갑니다.
박재원
불광중학교 / 1학년
2011-09-15 20:49:33
| [김미령 기자님] 저도 이번 인터뷰로 바순에 대해 몰랐던 사실을 많이 알게 되었습니다. 추천 고맙습니다^^
박재원
불광중학교 / 1학년
2011-09-15 20:49:14
| [위상비 기자님] 기자님이 생각하시는 것처럼 저희 가족 중에 예술가는 없답니다. 하지만 음악을 좋아하는 가족들은 많아요^^
김미령
진평중학교 / 1학년
2011-09-15 16:21:07
| 바순이 무엇인지 잘 몰랐고 이름만 알고 있었는데 박재원 기자님의 기사를 읽고 따뜻한 악기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사진으로 보니 정말 크고, 무거워 보이네요! 표규선 연주자와 박재원 기자님의 꿈이 이루어지기를 저도 바랄게요. 추천합니다^^
위상비
순천매산중학교 / 1학년
2011-09-15 15:48:33
| 박재원 기자님 가족들은 예술가들이 많군요^^ 눈에 잘 띄지 않고 무거운 악기인 바순은 처음 알게 되었어요. 저는 음악에대해서 잘 모르지만 박재원 기자님은대단한 지식이 있는것 같아서 무척 부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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