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기록관 홈페이지로 이동합니다
32호 4월 1일

생활길라잡이 추천 리스트 프린트

유수민 독자 (안양동초등학교 / 5학년)

추천 : 23 / 조회수 : 534

뉴스 공유하기 C
					로그 미투데이 트위터 Facebook

옛 향기 솔솔~ 도시락 이야기

우리 부모님은 늦게 결혼을 하셔서 연세가 아빠는 54세, 엄마는 50세 이십니다.

엄마는 늦게까지 결혼 할 사람을 찾지 못하여 포기하고 있었는데 그때 아빠가 짠~하고 나타나셔서 아빠나이 42세 엄마나이 38세에 결혼을 했다고 하셨습니다.

나와 내 동생은 다른 친구들 보다 열 살 정도 많으신 부모님 때문에 웃긴 일도 많이 겪었습니다. 예를 들면 내가 어렸을 때 아빠와 문방구에 물건을 사러 갔었는데 문방구점 아저씨가 “할아버지랑 같이 뭐 사러왔구나” 한다든지 하는 일 말입니다.

또한, 학교생활 하면서도 우리엄마는 다른 젊은 엄마들에 비해서 생각하는 면이 조금 다른점이 있습니다.

“생일은 엄마 아빠가 너희를 낳아주시느라 고생하신 날이니 너희들이 엄마, 아빠 감사합니다. 해야 하는 거야”

라고 하시며 가족끼리 서로 감사하고 축하 하는 거라고 친구들을 불러 하는 생일파티는 단 한 번도 해 주신 적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나쁜 점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나와 내 동생은 놀랍고도 재미있는 부모님의 어린 시절 이야기를 가끔 듣는데 이번에도 부모님의 어린 시절 도시락에 얽힌 이야기들을 들으며 시간가는 줄을 몰랐습니다.

이제 그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부모님이 초등학교에 다닐 때는 겨울에 교실 한 가운데 난로를 피웠는데 이때 난로는 겨울에 공부도 하지 못 할 만큼 추운 교실을 녹여주어 훈기를 돌게 하였답니다.

아침 일찍 등교를 해서 그날 뗄 석탄을 받아오고 물을 떠와서 난로에 올려놓아 물을 데우고, 점심시간이 되면 반 친구들 도시락 뚜껑에 물을 부어주는 것은 주번이 하는 일이었습니다.

학생들은 점심시간에 따뜻한 밥을 먹기 위해 4교시에는 식은 도시락을 난로 위에 올려 놓았는데 맨 밑에 도시락이 깔려있는 사람은 밥이 다 탈까봐 수업시간에 공부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고 하셨습니다. 다행히 선생님께서는 수업 도중에 몇 번씩 난로에 올려진 도시락 위치를 바꿔주셨답니다.

또한 그 시절에는 거의 다 가난해서 보온도시락을 가지고 다니는 사람이 한 반에 한 명 있을까 말까였다고 하셨습니다. 우리 엄마네 반에도 그런 친구가 딱 한 명 있었는데 그 친구는 모든 학생들의 부러움을 한 몸에 받고 공주 같은 대접을 받았다고 합니다.

또, 옛날에 가난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는 것이 도시락 반찬이 거의 대부분이 김치였는데 그때는 반찬통도 새는 것이 많아서 김치 국물이 책가방 안에서 쏟아져 모든 교과서에 다 묻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아빠의 말씀이 어쩌다 한 번 밥 위에 계란 프라이를 얹어 가면 친구들이 뺏어 먹으니까 계란 프라이를 밥밑에 깔고 그 위에 밥을 퍼 갔다고 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재미있는 부모님 초등학교 시절 도시락 이야기를 듣고 이제 끝일 줄 알았는데 중고등학교 도시락 이야기가 남아있었습니다.


그때는 왜 그렇게 배가 고팠는지 일 교시 끝나고 부터 쉬는 시간마다 조금씩 도시락을 먹어치워 수업시간에 선생님께서 들어오셔서 “너희들 또 밥 먹었지? 냄새난다. 어서 창문 활짝 열어라” 하시며 야단을 치셨고 막상 점심시간이 되면 밥은 이미 없어서 친구들 끼리 100원씩을 들고 학교 매점으로 가 50원짜리 빵과 50원짜리 아이스크림을 사 먹었다고 하는 엄마의 말씀입니다.

그리고 나라에서는 혼식장려운동이 있어서 밥에 보리를 섞었는지 안 섞었는지 선생님들이 검사를 하셨다고 하는데 어쩌다 보리를 섞지 않은 날 에는 보리를 많이 섞어 온 친구와 밥을 조금 바꿔서 위에만 쫙~ 갈아놓고 검사를 받는 날도 있었고 선생님이 수상한 생각이 들어서 도시락을 뒤집어 보라고 하면 하얀 쌀밥만 나와 걸려서 혼나는 경우도 있었다고 합니다.


또한 그때는 밥을 반 정도 먹고 반찬으로 싸온 김치를 도시락에 쏟아 부어 뚜껑을 닫고 신나게 흔들어서 아주 맛있는 김치 비빔밥을 만들어 먹는 것이 유행이었다고 하니 상상만 하여도 재미있고 웃음이 나옵니다.

아! 정말로 나는 우리부모님의 어린 시절로 돌아가서 단 한번만이라도 그런 경험들을 해보고 싶습니다.

여러분들은 어떠신지요?

유수민 독자 (안양동초등학교 / 5학년)

추천 리스트 프린트

 
김승호
2010-04-01 17:19:35
| 재밌는 이야기가 참 많네요.
장문교
2010-04-01 19:50:54
| 어머니께서 얘기해 주셨어요.
정승원
2010-04-01 20:13:58
| 참 재미있는 도시락이야기네요.
김다현
2010-04-02 01:00:44
| 재미있게 잘 읽었어요. 우리엄마 아빠 어렸을 적엔 ~~이라는 박물관같아요.
장유정
2010-04-02 21:54:54
| 저희 아빠도 간혹이런 말씀을 하시기도 하는데 전 재미있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오하나
2010-04-02 23:34:40
| 옛날 추억들을 부모님께 들을 수 있어 좋게네요~^^ 너무 재미있는 기사네요.
위상비
2010-04-03 07:53:16
| 우리 부모님들께서는 옛날엔 편식을 하지않고 음식을 잘 드셨다고 합니다 항상 지금도 배고픈 친구들이 많이 있기때문에 감사한 마음으로 식사를 해야하고 쌀을 수확하는 농부들의 정성과 엄마의 정성이 가득들어있는게 도시락이라고 하셨어요 그리고 도시락을 친구들끼리 여러명이 같이 나누어 드셨데요 도시락을 안싸온 친구들까지 같이요..
봉준한
2010-04-03 10:37:40
| 앗! 저도 갑자기 부모님이 만들어주신 도시락을 먹고 십네요~^^
추천하고 갑니다.
양소영
2010-04-03 20:17:38
| 헉!!! 우리엄마도 친구도시락에서 보리밥을 빌려서 밥 위에 얹고 검사받은 적이 있다고 하십니다. 참 재밌는 추억이네요..
이지영
2010-04-04 11:31:23
| 아빠 사랑이 잘 묻어나는 사진이네요^^ 늦게 결혼하셔서 얻은 자식인만큼 사랑도 남달라 보입니다. 울 아빠한테도 여쭤봐야겠어요. 그 시절 어떤 도시락 추억이 있는지~~~
이진영
2010-04-04 12:08:29
| 재미있는 이야기네요.^^
강희지
2010-04-04 14:19:09
| 참 재미있는 이야기네요!저도 엄마께서 어렸을 적 이야기를 들려주시곤 하는데^^
이동준
2010-04-04 15:36:49
| 저희 부모님은 급식을 드셨다고 하네요.
그래서 저는 책에서만 들은 이야기에요.
읽어보기만 해도 입에 군침이 도네요.^^
최지은
2010-04-04 16:16:06
| 저희 부모님도 김치도시락을 드셨데요^^
정말 먹고 싶어요^^
전호림
2010-04-05 13:12:21
| 잘 읽고 갑니다.
윤혁진
2010-04-05 20:37:26
| 부모님이 읽으시고 옛날 추억이 떠오른다고 하시네요.
김서경
2010-04-06 00:04:16
| 엄마에게 들은 옛날이야기와 비슷하네요^^. 재미있어요. 그리고 아빠의 그림솜씨도 무척 좋은데요.
홍문주
2010-04-06 18:37:18
| 저도 들어 봤습니다. 정말 훈훈한 우정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양연재
2010-04-07 00:02:51
| 김치 비빔밥 도시락 맛있었겠어요..
우리 엄마, 아빠는 그런 추억은 없다고 하시네요...
김민혜
2010-04-07 14:30:07
| 참 재미있었겠네요. 기사 잘 읽었습니다^^
정해수
2010-04-07 20:18:18
| 엄마가 읽어 보시더니 옛날 생각이 난다고 하시네요
신지승
2010-04-08 13:49:17
| 저희 엄마도 도시락으로 누릉지 만들어 먹었대요~~~`
이원준
2010-04-10 19:10:09
| 도시락 뚜껑닫고 흔들어 비며먹으면 어떤맛일까...해보고싶다
김민아
2010-04-12 20:27:44
| 재밌었어요..!!!!^^
조윤주
2010-04-13 17:58:46
| 저의 아버지도 종종 옛날 예기를 해 주신답니다^^
이찬식
2010-04-13 23:36:43
| 참 재미잇는 이야기 이군요.
 

 

렌즈속세상

놀이터


Template_ Compiler Error #10: cannot write compiled file "/web/webapp/data/ipress/iprdata7/e3/school.president.go.kr_paper/template/kr/_compile/group/45/1/bottom.htm.ph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