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연정 독자 (서울개일초등학교 / 6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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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파도 휩쓸려서도 카메라 놓지 않고’ 조선일보 8월 12일 목요일 신문에 한 기자의 글이 실렸다. 순직하신 부산 KNN 고 손명환 기자님에 대한 글이였다. 태풍 뎬무가 부산 바닷가에 찾아왔다. 고 손명환 기자님은 그 생생함을 취재했다.
그가 취재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 갑자기 큰 파도가 그를 덮쳤다. 고 손명환 기자님은 바다 속으로 빠졌다. 한 손에는 카메라를, 한 손에는 밧줄을 잡고 있었다. 그가 카메라를 버리고, 두손으로 밧줄을 잡았더라면 살 수 있었지만, 그는 끝내 카메라를 버리지 않고, 밧줄을 놓아 버렸다. 그는 큰 파도 속으로 들어가 버렸다.
처음에는 고 손명환 기자가 왜 카메라를 버리지 않고 밧줄을 놓았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초등학생 푸른누리 기자인 나로서는 생명이 더 소중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자꾸만 그런 생각이 머릿속에 맴돌고 있었다. 카메라를 놓는 것도 아쉽겠지만, 생명이 훨씬 더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두 손으로 잡았더라면 그런 일은 없었을텐데..’ ‘카메라를 놓았더라면...’ 자꾸만 이런 생각들이 머릿속에 맴돌고 있었다. 그런데 계속 생각해보니 고 손명환 기자님의 마음이 이해가 되었다. 만약 내가 고 손명환 기자처럼 ‘기자’ 를 직업으로 삼았더라면, 나도 많은 고민을 했을 것 같다. 몇 년, 몇 십년 동안 찍어온 사진, 기록이 모두 하나의 카메라 속에 담겨져 있다. 생명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나에게는 카메라가 소중했을 것이다.
고 손명환 기자께서 보여주신 기자의 모습은 우리 모두가 본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기자라는 직업은 때로는 사람들을 위해 재미있고, 좋은 소식을 전해주지만, 어려운 취재를 하며 위험을 당할수도 있다. 고 손명환 기자님은 힘이 들어서였을까? 카메라를 놓고 싶지 않아서였을까? 그가 찍어온 수 백장, 수천장의 사진을 태풍파도 속으로 보낼 수 없었을 것이다.
우리가 보는 기자라는 직업은 많은 정보와 소식을 전해주는 것 같이 느껴진다. 그러나, 기자라는 직업을 가진 사람이 바라본 자신의 모습은 어떠할까? 생생함을 전달하기 위해 위험한 곳에도 가고, 때로는 원하지 않는 곳에도 가야 하고... 기자가 노력한 모습은 보이지 않지만, 그들이 만들어낸 기사 속에서 우리는 열정과 노력을 느낄 수 있다. 고 손명환 기자님께서 보여주신 모습은 진정한 기자의 모습이었다. 꼭 유명인을 인터뷰하거나, 중요한 행사를 취재하는 것만이 기자의 역할이 아니라, 평범한 일상생활부터, 위험한 상황까지 모두 취재하는 것이 기자의 역할이라는 생각이 든다.
고 손명환 기자님의 명복을 빕니다.
노연정 독자 (서울개일초등학교 / 6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