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률리 독자 (일동초등학교 / 6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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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은 보통 정원이라는 단어에 대해 푸른 초원 위에 예쁜 꽃들과 팔랑팔랑거리며 날개짓을 하는 나비를 떠올리곤 한다. 하지만 나는 우리집에도 팔랑거리며 날개짓을 하는 나비가 놀러올 만큼 아주 예쁜 우리집만의 초록 정원을 소개하려고 한다.
우리집 넓은 베란다에는 여러 종류들의 식물들이 서로 앞다투어 키크기 경쟁을 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집에서 최고의 키를 자랑하는 폴리샤스를 이긴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에어컨만큼의 키를 자랑하는 식물이기에 우리집의 자랑거리기도 한다. 항상 집에 사람들이 올 때면 폴리샤스를 보며 어떻게 키웠냐고 그 노하우를 묻곤 하신다. 그러면서 입을 쩍 벌리시며" 탐난다"라는 말씀과 함께 눈빛은 계속해서 폴리샤스에서 벗어나질 못하신다. 그러면 엄마께서는 아주 흐뭇한 표정으로 폴리샤스를 바라보신다. 엄마께서 내가 초등학교 1학년 무렵 꽃집에 가셔서 심으신 지 6년째인 지금껏 무력무력 잘 자라고 있는 것이다. 지금껏 정성스레 키우신 엄마만의 제 2의 자식같은 존재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하지만 폴리샤스 못지 않게 풍성하게 자란 관음죽도 남부럽지 않게 길러온 엄마의 정성을 나타내기도 한다. 그렇지만 내가 가장 아끼는 화분은 폴리샤스도 관음죽도 아닌 대화서각이란 식물이다. 내가 대화서각을 아끼는 데에는 아주 뜻깊은 사연이 있다. 아마 한문 4급 시험을 보기 2주일 전에 대화서각에서 꽃이 활짝 피더니 한문 4급 시험을 합격하고 마찬가지로 한문 3급, 2급, 준 1급을 대화서각이 꽃을 피울 때마다 합격하였다. 물론 한번에 말이다. 엄마도 나도 신기하게 여기면서 대화서각을 무척 아끼고 또 아끼는 식물이다. 또 한가지 더 우리집 초록 정원 중 자랑거리가 하나 더 있다면 키가 큰 선인장이 있다. 이 선인장은 엄마가 4년 전부터 온갖 정성과 땀방울이 이뤄낸 식물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럼 지금부터 우리집 베란다의 초록 정원을 소개하겠다.
너의 이름은 뭐니? 내 이름은 폴리샤스야.
먼저 아빠 키를 곧 넘어설 폴리샤스는 음지를 좋아하는 식물이다. 날씨가 좋은 날은 10일에 한번, 습기가 많이 차거나 추운 날에는 12~13일에 한번씩 주는 것이 적당하다. 그리고 습기가 많은 날에는 가끔 노랗게 변하는 잎이 있기도 한다. 하지만 엄마의 따뜻한 손길로 분갈이를 해서 요즘은 잎의 색깔이 아주 파릇파릇 건강하다.
너의 이름은 뭐니? 내 이름은 관음죽이야.
관음죽은 암모니아수의 냄새를 잘 흡수하여 화장실 주변에 두고 키우는 식물로 가장 적합하다. 그리고 날씨가 좋을 때는 일주일에 한번씩 물을 한 번씩 주고 잎에는 자주 분무기로 물을 뿌려주어 잎이 건조하지 않게 해야한다. 그런데 잎이 약간 길면서 넓기 때문에 먼지가 낄 수도 있다. 그럴때는 아빠가 집에서 먹다 남기신 맥주를 헝겊에 묻혀 잎을 닦으면 윤기가 나고 생기있게 키울 수가 있다.
너의 이름은 뭐니? 내 이름은 대화서각이야.
내가 제일 아끼는 대화서각은 양지 식물이라 햇볕을 아주 좋아한다. 그리고 통풍이 잘 되는 곳에서 기르고 물은 보름에 한번씩 준다. 그리고 대화서각에서 꽃이 피면 좋은 일이 생긴다는 전설도 있다. 그래서인지 믿기지는 않지만, 내가 한문 시험을 볼 때마다 꽃이 피면서 합격을 하게 된다. 참 아직까지도 이 대화서각이란 식물에 대해서 미스테리인 건 사실이다. 그러면서 아주 조심스럽게 귀하게 키우고 있는지도 모른다.
너의 이름은 뭐니? 내 이름은 선인장이야.
엄마의 정성스런 손길과 땀방울로 길러진 키 큰 선인장은 대화서각과 마찬가지로 물은 보름에 한번씩 준다. 그런데 온 몸에 가시가 돋아 있어서 항상 조심해야만 하는 걱정은 있다. 그런데도 엄마는 무럭무럭 키가 커나가고 있는 선인장을 보면서 늘 뿌듯해 하시며 눈을 떼지를 못하신다. 그리고 선인장이 건강하게 커가고 있는 비결은 엄마가 보름에 한번씩 물을 줄 때 불러주는 노랫소리 덕분인 것 같다. 농원에 가면 정말이지 클래식 음악을 틀어 놓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가 있다. 식물들도 관심과 사랑 그리고 음악을 좋아 한다는 게 사실이라는 글을 읽은 적도 있다.
이렇게 우리집에는 엄마의 따뜻한 손길로 이루어진 많은 종류의 식물들이 대가족을 이룬다. 난 이번에 우리집 식물들을 조사하면서 여태껏 대화서각에만 관심을 쏟은 내가 부끄러웠다. 또 식물에게 물을 줄 때 엄마처럼 고운 목소리로 노래를 부르며 물을 주는 것도 식물들의 잎이 건강한 색을 띄고 무럭무럭 자라게 하는 비결이란 것도 알았다.
이제 점점 날씨가 쌀쌀해 지니까 식물들에게도 따뜻한 난로가 필요하다. 그래서 엄마가 생각하신 방법이 있는데 사람도 겨울에 옷을 입지 않으면 춥고 감기가 오듯이 식물들도 아무리 아파트 베란다가 밖에 공기보다는 따뜻하다해도 한겨울에는 얼어서 식물들이 죽게 마련이다. 그래서 집에서 읽고 지난 신문을 식물들에게 감싸주듯이 덮어주면 훨씬 추운 겨울을 잘 견뎌내는 것을 보고 놀라웠다.
식물도 사람처럼 사랑과 정성으로 보호하고 관리하면서 돌봐준다면 내가 사는 집안 공기와 더불어 세상의 공기도 정화 시킬 수 있는 보람도 느끼고 건강도 돌볼 수 있는 것 같다는 생각에 앞으로도 우리 집에서 열심히 사랑받고 잘 자라는 식물들에게 더 많은 사랑을 줘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김률리 독자 (일동초등학교 / 6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