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 보자! 전통시장 속으로!
며칠 전, 한 기사를 통해 특별한 재래시장이 있다는 걸 알게 되었었다. 그래서 3월 17일 토요일, 그곳을 찾아가 보기로 했다. 그곳은 바로 ‘통인 시장’으로, 경복궁역 2번 출구에서 10분쯤 걸으면 만날 수 있는 곳이다.
2012년 1월 26일부터, 이곳에선 ‘도시락 카페’가 시작 되었다. 처음에는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만 했었지만, 3월 17일부터는 토요일도 개장된다고 한다. 주 5일제로 학생들과 학부모님들이 통인시장을 체험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라고 하며, 휴무일은 매달 둘째 주 일요일이다.
통인 시장의 역사는 일제 강점기까지 거슬러 올라가는데, 처음 통인 시장의 목적은 일본인들을 위한 공설시장이었다. 그러다 1925년에 한 번 폐쇄되었고, 1941년에 다시 재개장했다는 기록이 있다. 하지만 1950년에 6·25전쟁이 터지자 통인시장은 다시 폐쇄되었다. 6·25전쟁 이후에는 피난민과 지방 이주민들의 정착이 늘어나, 통인 시장이 일대 상권의 중심지가 되었다고 한다. 그 중 일부 시장은 강남으로 이사하면서 효자 시장이 되기도 했다고 전해진다.
시장들이 이사한 뒤 남은 시장이 뭉쳐, 1960년대에 개설한 것이 바로 이 통인 시장이다. 이곳을 직접 방문하기 전에 홈페이지(
http://tonginmarket.co.kr)를 이용한다면 더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다.
기자는 ‘과연 뭐가 특별할까?’라는 생각을 하면서 시장에 도착했다. 쭉 둘러보니 여러 가지 반찬과 생선들, 의류 등을 판매하고 있었다. 여기까지는 작년에 다녀온 밀양장이나 모란장과 크게 다를 게 없었다. 그런데 몇몇 시장에 ‘통(通) 가맹점’이라고 적혀있는 것을 발견하자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조금 가다 보니 고객 만족센터가 있어 2층으로 올라가 보았다. 자그마한 카페같은 곳으로 500원짜리 쿠폰을 여러 장 팔고 있는 곳이었다. 오면서 보았던 ‘통(通) 가맹점’이란 표시는 고객 만족센터에서 파는 쿠폰 가맹점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고객만족센터에서 일정한 돈을 준 뒤, 쿠폰을 사면 빈 플라스틱 도시락을 주는데, 통(通) 가맹점을 돌아다니면서 도시락에 원하는 반찬들을 담을 수 있는 것이었다.
국과 밥은 한 번 샀을 경우 리필도 된다. 쿠폰을 주고 원하는 반찬을 받아 오는 것, 그냥 돈을 주고 사오는 것 보다 더 재미있어 보였다. 가격도 500원에서 1000원으로 비싸지 않은데다가 푸짐하게 주시기까지 했다.
기자는 우선 맛있어 보이는 계란말이를 쿠폰을 써서 동생 식판에 받았다. 굵고 커다란 계란말이를 듬뿍 담아주시자 동생과 기자가 더욱 재밌어졌다. 오징어무침도 사고, 굴과 녹두전도 샀다. 그렇게 여러 반찬 집을 돌고 마지막으로 먹을 반찬을 찾던 중, 고객만족센터 바로 맞은편에 있는 ‘반찬나라’라는 곳으로 가 장조림을 사기로 했다. 아주머니께서는 인심 좋게 고추 간장으로 양념되어있는 맛있는 고기를 듬뿍 퍼주셨다. 기자와 동생의 반찬을 둘러보시더니, 채소가 너무 없다며 한 마디 하시며 콩나물 반찬을 덤으로 얹어주시기도 했다. 안 그래도 비싼 고기를 많이 주셨는데 콩나물 반찬을 무료로 주시다니, 통인시장의 인심은 정말 대단했다. 인심 좋으신 아주머니께 감사 인사를 드린 뒤 다시 고객만족센터로 갔다. 밥과 국도 먹으려고 쿠폰을 4천원 어치 사용하였다. 밥과 국은 1인분에 2000원이다.
2층 카페 식당은 경치도 좋아 자연스레 여유로워졌다. 오후 3시쯤에 점심을 먹었는데 계속해서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서울에 이렇게 인심 좋고 재미있는 곳이 있다는 것도 처음 알았다. 다음에 할머니와 다시 한 번 오겠다고 다짐했다.
대중교통을 이용해 다녀오느라 지치고 힘들었지만, 이번만큼은 특별하고 재미있었던 취재였던 것 같다. 특히 통(通) 쿠폰은 정말 간단하면서도 좋은 아이디어인 것 같다. 통인 시장 도시락 카페, 푸른누리 기자들도 꼭 한 번 가보길 바란다.
이어진 기자 (언남초등학교 / 6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