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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호 9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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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미솔 독자 (파주한빛초등학교 / 6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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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 밖으로 행군하라

“지도 밖으로 행군하라”는 제목을 처음 보고, 아마 이 책은 여행에 대한 내용일 거라고 생각했다. 한비야씨의 이름은 그 전에 엄마께 들어서 알고 있었기 때문에 조금은 흥미를 가지게 되었다. 걸어서 세계일주를 하고, 우리나라 남쪽 땅끝마을에서 강원도 통일 전망대까지 걸어서 여행하고 책을 써 낸 유명한 여행가 한비야, 그것만 해도 대단한데 세계 곳곳에 어려운 아이들을 도와주고 싶다는 꿈을 가지고 긴급구호를 하며 그 꿈을 실천하는 한비야씨는 정말 대단하다.

이 책의 내용은 처음 내가 생각했던 것 같은 세계 여행 이야기가 아니었다. 이 책은 한비야가 만났던 사람들, 세계 곳곳에 여러 이유로 어렵게 살고 있는 아이들과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먹을 것이 없어 굶어 죽어가는 아이들, 그런 아이를 보고 마음은 너무 아파도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아이들의 엄마와 아빠, 전쟁에 엄마 아빠를 잃은 아이들, 팔 다리를 잃은 아이들의 이야기. 이 책을 읽어가면서 마음이 아프고 부끄러워졌다. 이 책은 지금 가진 것에 만족을 못하고 살아가는 사람들을 위한 책인 것 같다. 나 역시 지금 가진 것에 완벽하게 만족하지는 못하고 있는 거 같아 부끄러웠다. 이 책에 나오는 아이들과 비교하면 나는 너무나 가진 것이 많은데…….

한비야씨가 월드비전 긴급구호 팀장으로 처음 간 곳은 아프가니스탄이었다. 아프가니스탄의 아이들은 먹을 것이 없어 풀을 먹고 있다. 그래서 배만 불룩하고 팔과 다리는 말라비틀어졌다. 한비야는 그 곳에서 죽어가던 한 아이에게 영양죽을 만들어 먹였다. 밀가루, 콩가루, 소금, 설탕을 섞어 만들었다는 영양죽, 만약 내게 그 죽을 먹으라고 했다면 맛 없다고 한 숟가락도 먹지 않았을 것 같은데, 2시간마다 그 죽을 2주일간 먹여준 것뿐인데, 아이가 살아났다. 의사도 포기했던 아이가. 영양죽을 만드는 게 돈이 많이 드는 것도 아니다. 영양죽을 한 아이에게 2주일 동안 먹이는 데 10,000원 밖에 들지 않는다. 한비야가 아이에게 “살아줘서 고맙다”라고 말했다. 그 말을 읽는 순간 , 가슴 저 밑에서부터 감동이 북받쳐올랐다. 급식 시간에 먹기 싫다고, 맛 없다고 버렸던 밥, 반찬을 생각하니 아깝고 미안하고 부끄러웠다. 지금도 굶어 죽어가고 있을 아프가니스탄의 아이들에게 그 음식들을 줬다면 얼마나 맛있게 먹을까? 그리고 그 내가 버린 음식이 그 아이들의 생명도 살릴 수 있을 것이 아닌가.

아프가니스탄의 문제는 그것뿐이 아니다. 아프가니스탄 곳곳에 설치된 지뢰 때문에 많은 아이들이 죽고 다치고 팔 , 다리가 손상된다. 현재, 세계에서 지뢰가 제일 많이 설치된 나라는 바로 ‘아프가니스탄’..

그런데 면적으로 보면 우리나라의 비무장지대가 가장 많이 설치되어 있다고 한다. 통일이 되면 그 지뢰가 문제가 될 것이라는데 큰일이다. 통일된 후에 그 곳을 지나가다가 지뢰를 밟아 죽거나 다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니 무섭다. 통일 되기 전에 그 지뢰부터 빨리 모두 없앴으면 좋겠다.

이 책을 보니 지뢰를 없애는 게 그렇게 쉽지 않은 것 같다. 아프가니스탄에 묻힌 지뢰의 수는 무려 1천만 개 이상이고 이제부터 아무도 지뢰를 묻지 않는다고 해도 현재 묻혀 있는 지뢰를 모두 없애는 데에는 약 천 년이 걸린단다. 그리고 지뢰 한 발을 사는 데는 5~10달러가 들지만 그 한 발을 제거하는 데 필요한 돈은 최대 천 달러이다. 어마어마하다. 끔찍하다. 수많은 생각들이 머릿속을 휭~하니 지나간다. 그 곳에 살고 있는 아이들은 무서워서 어떻게 살까? 내가 그 곳에 태어났다면 과연 어떻게 하루하루를 살았을까? 우리나라에 태어난 것이 감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프리카 역시 아이들이 굶고 있다. 아프리카는 독이 들어있는 콩을 먹거나 이름 모를 풀을 뜯어 먹는다. 독이 들어있는 콩은 여섯 번을 삶아야 독이 제거된다는데 땔감이 부족해 세 번만 삶아 먹는다고 한다. 그럼 콩에 들어 있는 콩에 독이 남아있는 상태에서 먹는다는 얘기이다. 독이 있는 줄 알면서도 왜 먹냐고 물으니 당장 먹을 게 없는데 그깟 독이 문제냐고 대답하는 사람들. 언젠가 독 때문에 아파 죽을지도 모르지만 지금 당장 굶어죽는 것보다는 먹는 게 나은 그 사람들이 너무 불쌍하다. 뭐가 제일 필요하냐고 물었더니 씨앗이 있으면 좋겠단다. 11월에 심어 3월에 수확을 하려고, 그리고 먹으려고. 그들에게는 씨앗이 곧 희망이라고 한다. 그 말에 울컥한다. 내가 먹을 음식 아껴서 당장이라도 뛰어가서 먹으라고 건네주고 싶다. 그 씨앗을 내가 사서 주고 싶다. 그런데 씨앗을 뿌려도 비가 안 오면 싹이 안 나니 소용이 없다고 한다. 그럼 그 사람들은 또 독이 든 콩을 먹어야 할 것이다. 너무 답답하다.

이런 답답한 일은 멀리 있는 나라들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북한도 긴급구호가 필요한 나라이다. 아이들이 많이 굶어죽는 나라 중에 하나라고 한다. 아프리카, 아프가니스탄 같은 나라가 어렵다는 것이 멀게만 느껴졌는데, 막상 우리 민족이 사는 나라가 그렇다는 것을 읽으니 느낌이 달랐다.

한비야의 조카가 한 말이 머리에서 떠나질 않는다. “세상의 60억 인구 중 30억이 끼니 걱정을 하는 사람이래요. 그러면 여유있는 30억이 한 사람씩만 맡으면 끝나는 거 아니예요?”

간단하지만 맞는 말이다. 나 먹을 거 조금 덜 먹어 못 사는 사람 나눠줘도 큰 손해는 없으니까. “지도 밖으로 행군하라”는 제목의 뜻을 생각해 보았다. 사람들의 관심이 없는 마을을 지도 밖이라고 표현하고 그 곳으로 가서 한비야씨가 관심을 쏟아준다는 얘기인 것 같다. 우리도 이제 지도 밖에 있는 곳에 관심을 쏟아야겠다. 작은 관심이 하나 둘 모여서 하나의 마을을 살릴 수 있다.

앞으로 나는 그런 나라에게 관심도 많이 두고 작은 기부도 시작하려고 한다. 내가 모은 용돈이 지도 밖의 아이들에게 희망이 되었으면 좋겠다.

박미솔 독자 (파주한빛초등학교 / 6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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