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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호 2월 2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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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 따듯 에너지를 수확해?

쿵쾅쿵쾅 우당탕탕 소리가 끊이지 않는 태연의 집. 태연과 똑같이 덩치 좋은 여자 아이 여러 명이 벌써 한 시간째 뛰어다니며 온 집안을 난장판으로 만들고 있는 참이다. 견디다 못 한 아빠, 고함을 빽 지른다.

“그만! 그만하라고! 한 달 치 에너지를 생산하고도 남을 녀석들아!”

아빠의 생뚱맞은 고함에 동작을 뚝 멈춘 태연의 친구들. 서로의 얼굴을 잠시 바라보다 곧 배꼽이 빠져라 웃어재낀다. 태연은 친구들 앞에서 이상한 얘기를 하는 아빠가 부끄럽다.

“깔깔깔. 태연아, 너네 아빠 완전 웃겨!”
“에너지 부족 국가에서 ‘에너지 만들 녀석’이라는 건 칭찬인거죠? 아싸, 더 쾅쾅 뛰고 놀자!”
“아빠, 진짜 빵꾸똥꾸야!”

태연은 빵꾸똥꾸를 외치며 엉엉 울어대고 친구들은 더 시끄럽게 날뛰고. 호떡집 열 곳이 동시에 불이 난 것보다 더 심난한 난리법석이다.

“스톱! 모두 조용! 사람들이 걷거나 뛸 때 생기는 충격을 전기로 전환하는 장치를 만들어서 우리집 바닥에 깔면, 너희들이 한 시간만 뛰어도 상당히 많은 전기를 만들 수 있을 거라는 얘기야. 실제로 미국 MIT는 이러한 압전기의 원리를 이용해서 군중발전소(Crowd Farm)라는 ‘에너지 수확기술’을 개발한 적이 있고 말이야.”

“에너지 수확기술이요? 가을에 사과, 배, 벼를 수확하듯이 에너지를 수확한다는 말씀이세요?”

순식간에 상황은 급반전. 태연의 집은 불난 호떡집에서 과학교실로 바뀐다. 그러나 아빠 옆에 딱 붙어 모범생 흉내를 내는 아이가 하필 말자라니! 잘난척쟁이 말자를 집에 데려오는 게 아니었는데 싶은 생각에 태연의 얼굴은 한 번 더 구겨진다.

“오호, 너는 말을 좀 알아듣는구나. 말자라고 했지? 암튼, 과학기술은 사람들의 필요와 상황에 따라 그때그때 방향전환을 한단다. 화석에너지가 부족하니까 신재생에너지를 개발하고, 신재생에너지 기술이 생각처럼 빨리 진보하지 못하니까 에너지 절약기술을 발전시키고, 그것만 가지고는 에너지 부족을 해결할 수 없으니까 이제 에너지 수확기술까지 등장시킨 것이지. 햇볕, 공기, 바람, 땅, 인체 등 에너지는 세상 어디에나 존재한단다. 그걸 주워 담아서 냉장고, 컴퓨터, 휴대폰 같은 생활 가전제품들을 움직일 수 있도록 해주는 장치만 개발해 낸다면 그야말로 무궁무진한 자원이 생기는 셈이지.”


“음... 온갖 가전제품에서 나오는 전파나, 인간의 운동에너지를 수확하는 건 어떨까요?”


“허거걱! 넌 정말 과학천재로구나. 과학자들과 똑같은 생각을 하다니! 말자 말처럼 최근 과학자들은 TV 방송국에서 송출하는 전파를 수확해서 1.5V 용량의 건전지처럼 사용하는데 성공을 했단다. 운동에너지도 마찬가지야. 캐나다 연구진들은 소형 발전기를 무릎에 장착한 다음 걸어다니기만 하면 저절로 에너지가 만들어지는 발전기를 만들었데, 1분만 걸어도 휴대전화를 30분간 사용할 수 있을 만큼의 에너지를 얻을 수 있다고 하는구나. 심지어는 휴대전화 같은 전자기기를 배터리 없이 단지 몇 번 흔드는 것만으로 에너지를 얻을 수 있는 방법도 연구되고 있어.”

“정말 대단한데요? 뭐든 생각대로 에너지로 만들 수 있다는 거잖아요! 체온으로 작동하는 MP3플레이어나 머리카락에 비벼 정전기를 내서 충전하는 전자사전, 이런 것도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거죠? 그럼 혹시 소리도 에너지로 변환시킬 수 있을까요?”

“빙고! 물론이지. 공장의 온수 발전설비나 핵발전소에서 방출되는 폐기열을 모아서 음향 즉 소리로 전환시킨 다음에, 음파의 압력으로 전기를 만들어내는 장치가 이미 개발되어 있단다.환경오염 물질들을 에너지로 바꾸는 것이니까 정말 꿩 먹고 알 먹는 방법이지. 근데 말자야, 너는 어쩜 그렇게 핵심만 콕콕 찍어서 얘기를 잘하니?”

“뭘요. 태연 아버지께서 해주시는 설명에 맞장구만 쳤을 뿐인데요. 그런데 태연이는 이렇게 훌륭한 아버지를 왜 빵꾸똥꾸라고 흉봤던 건지 알 수가 없네요. 아무래도 지적 수준이 아버지보다 너무 많이 떨어져서 자격지심에서 그랬던가 봐요. 하하”

아빠와 말자, 사랑스러워 죽겠다는 눈빛으로 서로를 바라보고. 태연은 차오르는 분노를 더 이상 참기 힘들어 부르르 떤다.

“으으~ 아버지 그리고 왕재수 말자 너! 분노와 질투도 잘 수확하면 에너지로 바꿀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나요?”

“넌 어쩜 그리 말 안 되는 소리만 하냐. 말자를 좀 본받아라. 분노 같은 주관적인 감정이 측정이 가능하다고 생각...”

순간, 헐크로 변한 태연이 분노를 크허헉 폭발한다. 그러자 창문과 책상 위의 화분이 우당탕 깨지고 온갖 집기들이 들썩들썩한다. 그야말로 대단한 에너지다!

“오, 오마이갓. 태연아 너의 분노야 말로 수확만 잘 하면 한 나라를 먹여 살리고도 남을게 트, 틀림없어. 그러니까 제발 그만, 그만!!”

- 글 : 김희정 과학칼럼니스트
- 기사제공: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과학향기’

위 기사의 사진 / 동영상은 CCL에 포함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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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현환
대륜중학교 / 1학년
2010-05-13 20:55:35
| 너무 멋진 아빠 빨리 에너지를 절약할수 있는 좋은 기술이 많이 개발되었으면 좋겠어요
이채현
송현여자중학교 / 2학년
2010-05-20 15:47:49
| 잘 읽었습니다.
최누림
고양신일초등학교 / 6학년
2010-05-23 21:38:21
| ㅋㅋ 너무 재밌게 읽었어요.
이지은
벌말초등학교 / 6학년
2010-05-24 18:25:32
| 나도 에너지 많은데 ...ㅋㅋㅋㅋ
강혜인
만대초등학교 / 6학년
2010-05-27 20:37:21
| 이잉~
말자는 너무 잘난척 하는것 같다~
우리반에도 그런아이가 있는데....
이지혁
우신중학교 / 1학년
2010-06-07 11:06:29
| 재미있고 유익한 기사 잘 읽고 갑니다.
이재경
사하초등학교 / 6학년
2010-06-15 20:37:40
| 잘 읽었습니다. 빨리 멋진 친환경 에너지가 생기길 빕니다 ^^
허은지
원미중학교 / 2학년
2010-09-03 19:39:53
| 재미있게 좋은 정보 많이 알아갑니다~
미래에는 몇초만 태양열을 쐬면 영구적으로
씽씽 달릴 수 있는 자동차가 만들어지지 않을까요?
움직이면서 에너지를 계속 받고, 또 사용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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