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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호 10월07일

동화 이야기 추천 리스트 프린트

이채현 독자 (대구대덕초등학교 / 6학년)

추천 : 321 / 조회수 : 4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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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 젖은 카네이션

5월 8일은 어버이날이다. 우리엄마의 생일날이기도 하다. 우리엄마는 눈도 안보이고 다리 한 쪽을 심하게 저는 장애인이다. 친구들이 집에 놀러올 때 마다 눈을 감고서 다리를 절룩거리며 마중 나오는 엄마가 창피하다.

지난 어린이날, 엄마는 간만에 화장을 했다. 엄마는 눈이 안보이니까 내가 화장을 해 줘야 했다. 엄마 친구를 만나러 가는 가보다 싶었는데 나랑 공원에 가겠단다. 난 엄마 손을 뿌리쳤다. 그리고 친구들과 놀기로 약속을 잡았다. 친구들과 자전거를 탔다. 경주도 해 보고, 높은 곳에서 쏜살같이 내려와 바람을 느끼기도 했다.


슬슬 엄마가 걱정되기 시작 했다. 눈도 안보이고 다리도 절뚝거려서 한시라도 내 도움이 없으면 안 되는 우리 엄마인데…. 혹시 무슨 일 생긴 건 아닐까? 설마, 그래도, 혹시? 내 마음이 망설여졌다.


"소정아, 나 집에 일이 있어서 먼저 가 볼게."

"벌써 가니? 아쉽다. 다음엔 재미있게 놀자. 희영아, 잘 가~"


난 속으로, ‘아 정말! 우리 엄마 짜증나! 왜 장애인으로 태어나서 이렇게 날 고생시키는 거야?’ 생각을 하며 집으로 향했다. 집으로 가보니 엄마가 있었다. 냉장고 앞에서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는 채로.


“엄마! 눈 좀 떠 봐, 엄마!”


장애인이라서 항상 창피했던 우리엄마가, 날 항상 귀찮게 했던 엄마가 쓰러졌는데 이상하게 너무 마음이 아팠다. ‘차라리 내가 다치지’하는 생각도 났다. 울고불고 얼굴이 눈물 콧물범벅이 된 나는 119에 전화를 걸었다.


"아저씨, 여기 우리 엄마가 쓰러졌어요, 빨리 와주세요. 우리 엄마 살려주세요, 연두동 초록마을 7번지예요. 빨리 와주세요."


나는 엄마를 꼭 껴안고 있었다. 이상하게 엄마에게서 손이 떼어지지 않았다. 난 이런 엄마를 두고 친구들과 놀러 나간 내가 세상에서 가장 나쁜 아이였다. 나는 불끈 주먹을 쥐고 내 머리를 연신 때렸다. 정말 이렇게 못난 딸은 세상 어디에도 없을 것이다. 드디어 구조대원들이 왔다. 우리 엄마는 병원차를 타고 풀잎병원으로 옮겨졌다. 잠시 후 아빠가 헐레벌떡 회사에서 돌아왔다.


"여보, 여보, 눈 좀 떠 봐!"


나는 아빠가 우는 것을 그 때 처음 보았다. 아빠가 의사선생님께 말했다.


"선생님, 제 아내 괜찮은 거죠? 그렇다고 말해주세요."

"죄송하지만, 뇌에 큰 충격이 간 것 같습니다. 기적이라도 일어나지 않는 이상..."


의사선생님은 말을 잇지 못하셨다. 그리고 엄마는 계속 입원을 하고 계셨다. 우리는 그 다음날까지 병원에서 밤을 보냈다. 아빠는 초점 없는 눈으로 하늘만 멍하니 쳐다보고 계셨다. 밤새 별들이 숨바꼭질을 하고 햇님도 슬픈 얼굴로 다시 병문안을 왔다. 엄마는 전혀 나아지지 않았다. 그저 의식을 잃은 채 병원 침대위에서 산소 호흡기를 달고 곤히 누워 있을 뿐이었다. 다음날도 나아진 것은 없었다. 나는 엄마가 금방이라도 깨어나 내 손을 잡고, ‘희영이구나!’ 해 줄 것만 같았다. 하지만 현실은 절망스러웠다.


"엄마, 엄마! 이렇게 가면 안 되잖아. 나 열심히 해서 성공하는 것도 봐야하고, 나 결혼 하는 것도 봐야 하잖아. 이번 어버이날에는 카네이션도 만들었단 말이야. 엄마…"


나의 닭똥 같은 눈물이 잡은 엄마 손등 위로 뚝뚝 떨어졌다. 갑자기 엄마 손이 꼼지락 거렸다. 내 눈물이 엄마의 마음에 전해져 기적을 일으킨 것일까? 내 눈은 휘둥그레졌다. 덩달아 아빠와 의사선생님의 눈도 커졌다. 아빠와 나는 엄마가 의식을 찾을 수 있도록 엄마를 불렀다.


"희영 엄마!, 엄마!"


엄마가 우리를 불렀다. 가냘프고 작지만 또렷히.


"여보, 희영아..."


엄마는 일어나려 했다. 우리는 말렸다. 엄마는 천천히 몸을 회복 했고, 내가 처음으로 준비한 눈물 묻은 카네이션도 드릴 수 있게 되었다. 이제 회복 수술을 받을 만큼 건강을 회복한 엄마였다.


의사선생님은 웃으며 말씀하셨다.


"기적입니다. 이런 일이 일어나다니요! 가족애가 어머님의 건강을 되찾아 준 것 같습니다. 축하드립니다."


엄마는 내가 다녀오면 먹일 내 간식을 챙기려고 냉장고 쪽으로 걸어가다가 내가 바나나를 먹고 껍질을 부엌바닥에 아무렇게나 던져 놓은 것 때문에 미끄러져 넘어진 것이었다. 모든 것이 나 때문이었다. 나는 엄마를 꼬옥 안았다.


엄마는 나를 더듬거려 보더니, "희영이구나"하고 웃으셨다. 엄마는 생에 처음 받아보는 딸의 카네이션을 받고 눈물을 흘렸다.


"엄마, 인터넷 보고 처음으로 카네이션 만들었는데 어떨지 모르겠네? 히히 그리고 엄마 정말 미안해. 엄마가 장애인이어서 창피해야 할 게 아닌데, 엄마가 장애를 갖고도 날 다른 애들이랑 비교해서 부족함 없이 키워준 게 고마운 건데 항상 엄마가 곁에 있어서 깨닫지 못했어. 엄마 마음에 상처 준 말들, 정말 미안해."


엄마에게 너무 미안하고 고마웠다.


"희영아, 장애인 엄마를 둬서 창피한 건 엄마도 이해한단다. 친구들 왔을 때 엄마가 눈도 못 뜨고 다리도 절뚝거리면 얼마나 부끄럽겠니. 하지만 엄마는 다른 친구들에게 네가 뒤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단다. 이런 부족한 엄마에게서 태어 나 줘서 고맙다, 내 딸아."


나와 엄마는 서로 껴안고 눈물을 주르륵 흘렸다. 엄마의 눈물이 내 가슴속에 스며들었다.


태어나서 처음 해 보는 말. "엄마가 우리엄마라서 난 정말 행복해. 그리고 엄마, 사랑해…."

이채현 독자 (대구대덕초등학교 / 6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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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이
대련한국국제학교 / 5학년
2012-08-31 18:51:55
| 정말 감동적이네요.ㅠㅠ
추천!
이준섭
서울도곡초등학교 / 5학년
2012-06-01 23:20:15
| 감동적인 이야기
조은비
유촌초등학교 / 6학년
2011-05-21 18:00:41
| 엄마가 미워도 엄마가 아프니 걱정을 하는 것을 보니 사랑한 것이네요. 저는 아무리 우리 어머니가 장애인 이라고 해도 이해하고 끝까지 사랑해야 겠네요.
장유정
청심국제중학교 / 1학년
2010-09-12 19:32:18
| 정말 감동적인 이야기네요
이윤서
샘모루초등학교 / 6학년
2010-08-05 13:05:57
| 채현기자의 따듯한 마음이 느껴지는 기사 잘 읽었습니다.
강혜인
만대초등학교 / 6학년
2010-07-13 19:47:44
| 따뜻한 동화...
이채현
송현여자중학교 / 2학년
2010-06-02 20:53:58
| 부족한 제 글 재미있게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감동받으셨다니 저도 감동이예요ㅎㅎ
홍유진
새말초등학교 / 6학년
2010-06-02 14:03:02
| 감동적이에요!
이지영
단관초등학교 / 6학년
2010-06-02 11:45:13
| 지금 울고 있어요!감동~
윤희서
동안초등학교 / 6학년
2010-06-01 22:24:54
| 감동적이네요...
훌쩍!ㅠㅠ
위가현
중대부속초등학교 / 6학년
2010-06-01 19:38:45
| 그렇게 해드리지 못한 제가 부끄럽네요.
라연수
인천부원초등학교 / 6학년
2010-05-31 22:35:39
| 감동적이에요,,
김서현
경인교육대학교부설초등학교 / 6학년
2010-05-31 19:06:24
| 감동적이네요~~
최연주
금강학원소학교 / 6학년
2010-05-31 17:45:44
| 감동적이네요.
김은희
2010-05-31 15:06:51
| 아름다운 동화 이야기 잘 읽었습니다.
이서현
은석초등학교 / 6학년
2010-05-28 18:42:17
| 우와~ 감동적이네요. 엄마의 마음씨가 따뜻해요.
이채현
송현여자중학교 / 2학년
2010-05-27 21:09:35
| 제 동화 재미있게 읽어주시고 댓글도 달아주시고 추천도 해주신 모든기자님들 감사드립니다.^^
김지윤
서울월촌초등학교 / 5학년
2010-05-27 19:52:58
| 아.. 감동적이에요.. 잘 읽었습니당~
조유빈
서울문정초등학교 / 6학년
2010-05-27 17:11:32
| 눈물날뻔 했어요... 잘 읽었습니다!
조민재
숭의초등학교 / 5학년
2010-05-27 16:21:34
| 감동적인 동화이야기 잘 읽엇습니다^^
전호림
금성중학교 / 1학년
2010-05-27 07:38:08
| 따뜻한 동화 잘 읽었습니다.
안서경
다솜초등학교 / 6학년
2010-05-26 23:17:26
| 감동적이네요
서재원
거제여자중학교 / 1학년
2010-05-26 23:06:58
| 정말 감동적인 이네요... 저희 아빠가 심장마비로 119에 실려간 적이 있거든요... 그 때 12시 까지 계속 울다가 빌고, 잤습니다. 그런 걸 생각하면 부모님한테 정말 잘 해야겠는데요??
김예지
대원국제중학교 / 2학년
2010-05-26 23:05:25
| 감동이네요~ 훌쩍...
유수민
안양동초등학교 / 6학년
2010-05-25 18:11:49
| 감동적인 동화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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