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호

특집2-졸업식 리스트 프린트

박수아 (서울미래초등학교 / 5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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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 전 아빠의 초등학교 졸업식 ‘답사’

[사진: 1969년 2월 21일 아버지가 초등학교 졸업식 때 읽었던 답사]

아버지와 함께 책장 정리를 하던 중 일기 속에서 아버지의 초등학교 졸업식 축사(답사)를 발견했습니다. 아버지가 졸업생 대표로 읽은 답사 마지막 부분에 1969년 2월 21일로 적혀 있는 것을 보니 그날 초등학교를 졸업하신 것 같습니다. 올해가 2009년이니 꼭 40년 전에 졸업을 하신 것입니다.

답사를 쓴 종이는 두루마리 종이로 길이가 1미터 50센티미터나 되어 내 키보다 더 길었습니다. 원래 흰 종이었는데 지금은 누렇게 변해 있었습니다. 큰 글씨가 세로로 적혀 있었고,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읽어나가도록 되어 있어 내가 읽기에는 매우 불편했습니다.

답사 마지막에는 1학년 때부터 6학년 때까지의 담임 선생님 이름도 모두 적혀 있었습니다. 아버지가 졸업한 초등학교는 워낙 시골이라 지금은 폐교가 되었다고 합니다. 그 이야기를 듣고 참 마음이 아팠습니다. 아버지의 졸업 사진은 전교생이 함께 찍은 사진 한장이 앨범에 꽂혀 있었는데 졸업생은 모두 40명이었습니다. 지금 내가 다니는 학교와 너무나 비교가 되었습니다.

다음 글은 아버지가 초등학교 졸업식 때, 후배가 읽은 송사에 답한 아버지가 졸업생 대표로 읽었던 답사의 내용입니다. 요즘 졸업식 답사와 비교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 전문을 올렸습니다.

[올해 중학교를 졸업한 언니가 답사를 보고 있다 ]


축사(답사)

해와 달이 바뀌어 어언간 육개성상 꽃피고 바람불어 흘러흘러 육년, 오늘 이렇게 여러 선생님들과 부모님을 뫼시고 여러 아우들과 한자리에서 명예롭고 성스러운 졸업장 수여식을 거행함에 대하여 교장선생님의 사랑에 넘쳐 흐르는 따뜻한 말씀이며 내빈 여러분의 간곡하신 축사, 정다운 아우들이 우리들의 앞일 영광있기를 축복하는 송사, 아! 이 모두가 오늘의 기쁨을 축복하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앵무새가 아무리 말을 잘한다고 하드라도 짐승에 지나지 않습니다. 사람도 아무리 훌륭한 말을 잘한다해도 사람으로써 갖추어야할 예를 갖추지 못했다면 앵무새와 다름이 어디있겠습니까?

그래서 우리는 배워 지혜를 높이고 예를 갖추고져 어머니 손목에 매달려 이 학교를 들어온지가 육년이나 흘렀습니다.

ㄱ,ㄴ,ㄷ,ㄹ,...로부터 시작하여 오늘에 이르기까지 한많은 고생과 즐거움이 거듭하는 가운데서 오늘 이렇게 저희들의 졸업식을 위해 송사, 축사를 들을 때 저희들의 가슴은 흥분되었고, 저희들의 눈에서는 쉴새없는 눈물이 쏟아져 나왔어요.

아우여!
떠나기 싫은 정든 00교여! 아우들이여! 오늘 이마당에서 아우들과 정든 우리들의 학교를 이별하게 됨을 생각할 때 몸부림치도록 울고 싶고 한없이 서운한 마음을 억제치 못하겠습니다.

잊지못할 아우들이여!
꽃피고 새우는 봄이면 산과 들로 다니면서 명랑하게 뛰놀았고, 좁다란 운동장이었으나 마음껏 활개치며, 혹은 울고 혹은 웃고하던 지난날 단풍지는 가을이면 맑은 하늘아래 맑은 공기 속에서 우렁차게 노래부르고, 북풍과 눈보라가 휘몰아치는 겨울이면 추위에 떨면서도 아우들과 같이 동고동락하던 지난날들이 지금 우리들의 머리 속을 환히 비치면서 지나갑니다.


그러나 헤어져야할 우리들의 운명 어찌할 수 없구나.
떠나는 우리들은 우리들의 학교 명예와 국가 사회를 위해서 훌륭한 사람이 되겠음을 지금 이자리에서 아우들에게 약속들이오니 아우들 역시 00교를 더욱더 빛내주며 훌륭하신 선생님들의 말씀 잘들어 훌륭한 사람이 되길 부탁드리고 싶구나.

선생님들이시여!
그 누구보다도 우리들을 사랑해주시고 아껴주시고 지도해주신 선생님 무어라 감사의 말씀을 드려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부모님보다도 존경하였고 겁내면서도 정들었던 선생님.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일년 내내 하루같이 나오셔서 저희들을 가르쳐주셨고 아픔을 억제하여 가면서 저희들을 지도하여 주신 선생님, 오늘 이 자리에서 선생님들과 헤어져야 한다니 무엇으로 선생님들의 높으신 은혜를 갚을까 모르겠습니다.


오직 쉬지 않고 열심히 공부하여 이나라 훌륭한 역군이 되는 것이 선생님의 은혜를 만분의 일이라도 갚는 것으로 생각하면서 앞으로 더욱더 분발 노력하여 참된 사람이 되겠습니다. 그럼 여태까지 우리들을 선도하신 여러 선생님 옥체만강하옵시며 영원한 행복을 간절히 비는 동시에 이후라도 전보다 다름없는 사랑과 지도를 베풀어주시기 바랍니다.

내빈 여러분!
그리고 아버지, 어머니, 형님, 누나! 정말 저희들로 하여금 무척 고생 많았습니다. 우리들의 보답 오직 배워서 훌륭한 사람이 되는 길뿐입니다. 그리고 이 자리에 모이신 내빈 여러분! 부디부디 옥체만강 하옵심을 축복드리며 모교의 앞길에 크다란 발전있기를 합창하며 바라는 바입니다.


정다운 아우들이여!
부디 몸조심하여 선생님 말씀 잘들어 열심히 공부하기를 부탁드리며 이만 답사에 대합니다.

1969년 2월 21일 6학년 대표 0 0 0

박수아 기자 (서울미래초등학교 / 5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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