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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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뭄 끝에 오는 단비와 같은 감동이...

오랜 가뭄 끝에 온 대지를 촉촉이 적셔주는 봄비가 내리고 있었다.

2월 13일 포근하게 봄비가 오는 오전 11시 서울행현초등학교(교장 이선애 선생님)에서는 “감사와 축복”이라는 주제로 제 3회 졸업식이 있었다. 대부분의 졸업식에서 의례적으로 하는 축사 중에는 ‘졸업은 마지막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을 의미하는 것이다’.라는 말이 있다. 이 의미를 참으로 바르게 학생들에게 전달하고 그 의미를 생각하게 하는 졸업식이었다. 이 졸업식은 오랜 행사위주의 졸업식과는 전혀 다른 형태이며, 새로운 출발을 진심으로 축복해주는 선생님들의 염원을 담은 것이었다. 식이 진행되는 두 시간의 긴 시간동안 전체 졸업생과 학부모, 그리고 재학생들의 시선을 졸업식 강단에서 조금도 뗄수 없게 만들었다. 키우느라 수고하신 부모님들과 학사복을 입은 학생들이 나란히 좌석에 앉아서, 함께 자녀들의 교육활동 모습을 시청하면서, 자녀들의 장난스런 모습, 진지한 수업시간, 즐거운 체육활동, 급식을 하는 모습등을 보면서 추억에 잠기기도 하며 즐거워 했다.

나의 졸업식이 불현듯 떠올랐다. 추워서 발을 동동 구르며 어서 식이 끝나기를 바라던 날이었다. 교장선생님의 말씀은 귓등으로 들으며, 친구들과 소곤소곤 이야기를 하고, 졸업식이 끝난 후 가족들과 함께 짜장면 먹을 생각에 들떠있었다. 그 다음 졸업식 때에는 친구들에게 교복이 찢기지나 않을까, 밀가루세례를 받게 되지는 않을까 염려하던 생각이 난다. 학창시절의 추억을 되새기거나, 아쉬워할 여유가 없는 시간이었다. 그중 학업성적이 뛰어나거나 학교의 명예를 드높인 학생이 대표로 상을 받을 때에는 뒤쪽에 서계신 부모님께 왠지 죄송한 생각에 고개를 들지 못하고 땅만 보고 있기도 했다.

하지만 행현초의 졸업식에서는 그럴 필요가 전혀 없었다. 모든 학생들이 직접 교장선생님께 졸업장을 받고, 또모두 각자에 맞는 다양한 상을 받았다. 졸업생 전체가 참여하는 졸업식을 보며 소중히 여김을 받게 하는 학교의 교육목표를 다시 한번 확인하는 시간이었다. 학부모의 입장에서 편안하고 대견한 마음으로 그 모습들을 지켜볼 수 있었다. 졸업생 한사람, 한사람을 끝까지 배려하는 것을 보며, 푸근한 마음이 들었다.

또한 이전부터 준비한 축가를 선생님들 모두 앞으로 나와 아름다운 한 목소리로 부르며 제자들의 앞날을 축복해 주었다. 미래에 대한 걱정과 기대로 떨리는 마음을 가진 제자들에게 변함없는 든든한 믿음과 정신적인 후원을 보여주려는 선생님의 마음이 졸업식 전체에 고스란히 나타나 있었다. 떠나는 제자들을 위해 이런 졸업식을 준비하고 사랑을 나누어 주는 선생님을 보며 학생들은 감사와 존경의 마음을 느꼈을 것이다. 빠듯한 교육일정에 쉽지 않은 준비 기간과 노력으로, 학교를 떠나는 학생들과 그 학부모들은 모두 평생에 잊을 수 없는 아름다운 졸업식에 대한 추억과, 선생님에 대한 그리움을 가슴 깊이 남기게 되었다.

짧은 학교의 역사에도 불구하고 제1대 교장(유영환)선생님의 헌신과 선생님들의 수고, 그리고 제2대 교장(이선애)선생님의 겸손히 전임자의 유지를 이어나가는 학생들에 대한 사랑이 지금의 감동스런 졸업식으로 열매를 맺게 된 것이라 생각한다. 이제 행현초에 세 아이를 모두 보내고 있는 학부모의 입장에서 앞으로 계속해서 이런 졸업식으로 아이들의 첫 번째 학창시절을 마감할 수 있다는 것이 감사하고, 행운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김영미 (행현초 5 진수영 기자의 어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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