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 똥>을 읽고

외모 지상주의자를 몹시 싫어하면서 모순적이게도 나는 외모를 우선 시 할 때가 많다. 머리로는 그런 걸 따지지 말라고 끊임없이 얘기하는데 막상 눈은 겉모양을 좇고 있고, 입은 껍데기를 논한다. 그것이 얼마나 위험한 편견을 갖게 하는지 모른 채 말이다.

집으로 가는 길, 강아지 똥을 보면 ‘하여튼 주인 없는 똥개녀석들 우웩’하며 피해서 가곤 했다. 겉으로 보기에 더럽고 하찮으면 그런 식으로 무시해 버리는 거다. 이 책의 제목을 접하고도 마찬가지다. ‘입에 담기 뭣하게 왜 이런 제목을 썼담’ 이러면서 눈길을 주지 않았다. 그러다 <강아지 똥>이 많이 읽히고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는 것을 보고 어느새 친근하게 다가와 읽게 되었다.

나는 어찌해서 먼저 진가를 알아보지 못하고 뒤늦게 따라하듯 책을 읽는지.. 그래도 계속 모르는 것보단 낫다고 위안 삼으며 강아지 똥의 얘기에 귀를 기울였다.

강아지 똥을 반겨주는 곳은 어느 한 군데 없었다. 태어나자마자 참새에게 “더러워”라는 말을 들은 강아지 똥이 삶의 희망을 갖기란 매우 힘든 일이었다. 꿈을 꾸기도 전에 그런 상처를 받았으니 강아지 똥의 상심을 더 말해 무엇하랴. 자신의 부족함을 잘 아는 강아지 똥은 외롭게 하루 하루를 보내었다. 어느 날, 강아지 똥은 민들레를 만나 얘기를 건넸다.

“너는 뭐니?”

“난 예쁜 꽃을 피우는 민들레야”

“어떻게 그렇게 예쁜 꽃을 피우니?”

“그건 하느님이 비를 내려 주시고, 따뜻한 햇볕을 쬐어 주시기 때문이야. 그런데 한가지 꼭 필요한 것이 있어. 네가 거름이 돼 줘야 한단다. 네 몸뚱이를 고스란히 녹여 내 몸 속으로 들어와야 해. 그래야만 별처럼 고운 꽃이 핀단다.“

강아지 똥은 그 말을 듣고 자신이 존재하는 이유가 있음에 너무나 감사하게 된다. 전혀 쓸모 없다고 생각했던 자신의 존재가 그토록 아름다운 꽃을 피우게끔 만든다는 사실에 너무나 감사한 강아지 똥. 기꺼이 몸을 빗물에 녹여 민들레의 거름이 되어 주는 모습은 한낱 강아지 똥 이야기, 라고 생각했던 나를 부끄럽게 만들었고, 누구도 쉽게 가질 수 없는 희생정신을 지녔음에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되었다. 강아지 똥은 민들레의 꽃을 피우는 거름이 되어준 것뿐만 아니라, 보물 같은 동화의 주인공으로 새롭게 태어나 우리에게 크나큰 사랑을 일깨워 주었다.

이 글을 쓰게 된 작가의 동기를 들어 보니, 어느 날이었던가 처마 밑에 버려진 강아지 똥이 비를 맞아 흐물흐물 녹아 내리며 땅 속으로 스며드는 모습을 보고서란다. 아무도 관심 갖지 않는 것을 따뜻한 시선으로 본 작가의 마음이 참 아름답게 느껴졌고, 그런 작가의 글이기에 많은 사람들이 감동을 받고 눈시울을 붉힌 것 같다.

다짐한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없다고 느껴질 때는 강아지 똥이 예쁜 민들레꽃을 피운 일을 생각해 위안을 삼아 다시 일어설 것이고, 내가 나보다 못한 누군가를 무시하게 될 때는 강아지 똥이 가진 희생적인 사랑을 떠올리며 마음의 눈으로 상대를 볼 줄 아는 자세를 가질 것을... 나의 모자란 부분은 채워주고, 나의 잘못된 편견은 버리게 해주고, 나의 넘치는 것은 나눌 수 있게 해준 <강아지 똥>.. 세상을 어떻게 바라봐야 진정 행복한지 조금은 알 것 같다.

심혜성 기자 (대구대덕초등학교 / 4학년)

박건하 대왕중학교 / 1학년 2010-10-10 13:21:57 | 맨 끝부분의 주제가 정말 와닿습니다. -세상을 어떻게 바라봐야 진정 행복한지 조금은 알 것 같다- 양정엽 호수초등학교 / 6학년 2010-10-11 20:59:37 | 세상에는 쓸모 없는 것이 없는것 한가지도 없다고 생각 합니다. 저도 예전에 이책을 읽었는데 매우 감동적 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