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영주 푸른누리 편집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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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신문, 인터넷 등을 통해 하루에도 수십건, 수백건의 기사가 보도됩니다. 이를 위해서는 많은 기자들이 직접 발로 뛰고, 땀 흘리며 우리 사회의 소식을 전달해주고 있는 것이지요. 그러나 기사를 기억하는 사람들은 많아도, 이를 보도한 기자들의 이름을 기억하는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이중에서도 이름만 들어도, ‘아! ooo기자!’하며 얼굴이 떠오르는 사람도 있지요.
2010년 1월, 41년만에 전국적으로 폭설이 내렸습니다. 세상을 꽁꽁 얼려버릴 것 같이 추웠던 이날은 서울에만 28.5cm 라는 어마어마한 눈이 쌓였지요. 이날 온 몸에 눈이 소복이 쌓이면서도 현장을 생생하게 보도해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았던 방송 기자가 있었습니다. 바로, KBS의 ‘박대기 기자’입니다. 함박눈을 덮어쓴 모습이 우습기도 하고, 그러한 상황에도 꿋꿋이 대설주의 보도를 하는 모습은 사람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었습니다.
푸른누리 기자들도 어린이이지만, 세상의 소식을 전한다는 점에서는 언론사 기자 못지 않은 취재 열정을 갖고 있고,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고 봅니다. 취재계획서를 열심히 작성해 탐방에 참여하는 만큼, 탐방 때에는 빡빡한 일정 중에도 두눈을 반짝이며 열심히 참여하고, 기사에 쓸 이야기들을 빼곡이 작성하는 모습을 볼 수 있으니까요. 편집진이나 탐방 주최 측에서도 푸른누리 기자들이 어린이이기에 더욱 많은 것을 배우고, 체험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배려들에 대해 어떤 어린이 기자는 ‘난 기자니까요.’, ‘난 청와대 어린이 신문에 기사를 쓸 거니까. 저희한테 잘 보이셔야 해요.’ 등 기자로서의 보도 의무와 책임을 잊은 듯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앞서 언급한 박대기 기자의 사례를 통해 우리는 잠시 고민해볼 필요가 있는 것 같습니다. 박 기자가 ‘스타 기자’라고 불릴 만큼 많은 이들에게 관심과 칭찬을 받았던 이유는 무엇인지요. 눈사람 같은 모습으로 유명해지고 싶은 욕심 때문이었을까요, 아니면 자신의 안위(安慰, 몸을 편안하게 하고 마음을 위로함)나 편리함을 추구했기 때문일까요? 또는 기자로서의 특권의식을 갖고 행동했기 때문일까요? 아닙니다. 그 이유는 자신보다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춥고 힘든 상황 속에서도 취재에 임한 그 모습이 훌륭해 보였기 때문일 것입니다.
푸른누리 기자들도 한번 생각해보세요. ‘기자’라는 이유로 ‘기사를 작성하는 것’보다 ‘취재의 편리함이나 많은 배려’를 요청한 적은 없는지요. 지금도 우리 주변에는 세상 곳곳의 소식을 전하기 위해 자기 자신의 편안함보다 취재를 위해 노력하는 언론사 기자들이 많습니다. 이들은 위험한 환경이나 어려운 취재 현장을 직접 찾아가서 취재해 기사를 쓰지요. 반면, 푸른누리는 기자들이 ‘어린이’ 이기에 탐방을 통해 취재할 수 있는 전체적인 프로그램과 기회를 제공받고 있습니다. 그만큼 푸른누리 기자들은 더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기사로서 더 알차고 풍부하게 취재 내용을 전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는 것은 아닐까요.
때로는 푸른누리의 탐방이나 인터뷰, 취재 환경이 기대보다 부족할 수 있습니다. 주최측의 배려가 만족스럽지 못할 때도 있겠지요. 이때, 나 자신의 불편함을 떠올리기보다 그 취재에 가지 못한 푸른누리 기자들과 어린이 기자활동을 경험해보지 못한 친구들을 먼저 생각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앞으로 몇개월 뒤면 푸른누리도 3기 기자들이 활동하게 됩니다. 2기 경험을 살려 3기에도 더욱 열심히 활동하고자 지원하는 기자들도 있을 것입니다. 어린이 기자 생활을 처음 시작했을 때, 1기 선배 기자들을 보며 어떠한 꿈을 꾸었는지 한번 회상해보세요. 그리고 앞으로 3기 기자들에게 어떠한 선배 기자의 모습으로 기억되고 싶은지 생각해본다면, 남은 푸른누리 기자 생활이 더욱 책임감 있게 느껴질 거예요.
선영주 푸른누리 편집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