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지수 나누리기자 (경인교육대학교부설초등학교 / 5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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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교시를 마치고, 친구들과 하교를 하면서 너무 더워 쭈쭈 바를 사 먹으려고 문구점에 갔다. 그런데 무슨 신기한 장난감이 새로 들어왔는지 아이들이 우글우글 몰려있었다. 나는 궁금해서 목을 쑥 빼고 안쪽을 들여다봤다. 그랬더니 커다란 어항 속에 금붕어가 가득 들어있었다.
그런데 물이 뿌옇고, 무슨 찌꺼기 같은 게 떠다니는 것이 왠지 깨끗해 보이지 않아서 금붕어가 오래 살 수 있을지 걱정이 되었다. 그때 한 아이가 동전을 넣자 금붕어 한 마리가 ‘또르르’나왔다. 그 아이는 동전을 또 넣었다. 그랬더니 금붕어가 또 나왔다. 살아있는 생명인데, 장난감처럼 뽑는 아이가 좀 미운 생각이 들었다. 주인아저씨는 금붕어 두 마리를 물 한 컵을 떠서 비닐봉투에 넣어주셨다.
난 그 모습을 보면서 ‘물 좀 많이 담아주시지, 금붕어가 제대로 헤엄도 못 치겠네!’하고 금붕어가 걱정이 되었다. 그때 구경하던 아이들이 금붕어를 산 아이에게 우르르 몰려갔고, 짓궂은 아이들은 한 번 만져보자며 더러운 손으로 금붕어를 만졌다. 그러다 그만 비닐봉투가 땅바닥으로 쏟아졌고, 금붕어 두 마리는 맨땅바닥으로 떨어져 흙이 범벅이 되어 빨리 물속에 넣어달라며 팔딱거렸다. 문구점 아저씨가 얼른 손으로 주워서 금붕어 몸에 묻은 흙을 물로 씻어 주고, 다시 비닐봉투에 담아주셨다. 그랬더니 금붕어가 다시 기운을 차리는 것 같았지만 한 마리는 지느러미가 찢겨져 있었다. 하지만 그 금붕어도 다시 물을 만나 이제 좀 살 것 같은지 뻐끔거리며 좁은 비닐봉투 안에서 열심히 헤엄쳤다.
나는 그 금붕어들을 보면서 불쌍한 생각이 들었다. ‘저 금붕어들도 좁고 더러운 어항 속에서 아이들의 장난감으로 살고 싶지 않고, 넓고 깨끗한 연못 속에서 마음껏 헤엄치며 살고 싶을 텐데.’ 하고 말이다.
난, 좁고 더러운 물속에서 사는 금붕어 구출작전에 나섰다. 맑고 깨끗한 물속에서 금붕어들이 오래 살도록 지켜주고 싶었다. 그래서 쭈쭈 바를 사 먹으려던 돈으로 금붕어 다섯 마리를 사와선 엄마께 말씀드려 허락을 받고 직접 키워보기로 했다. 먼저 치워두었던 수족관을 다시 꺼내 수족관을 깨끗이 씻고, 자갈과 물풀도 깨끗이 씻은 다음에 맑은 물을 가득 붇고, 금붕어를 넣어주었다. 금붕어들은 뻐끔거리며 열심히 꼬물꼬물 헤엄쳐 다녔다. 물이 맑아서인지 더 활기차게 지느러미를 흔들며 헤엄쳐 다녔다. 아까 문구점에서 보던 힘없는 모습은 온데 간데 사라졌다.
나는 이 모습을 보면서 ‘물은 사람이나 금붕어에게나 없어선 안 될 아주 소중한 것이구나! 나도 목이 마르면 힘이 쭉 빠지다가도 시원한 물 한 잔 마시면 기운이 번쩍 드는 것처럼 금붕어도 물이 맑고 깨끗하니까 기운이 드는가보구나! 병들지 않고 오래오래 살 수 있겠지!’ 라고 생각했다. 이렇게 물이 맑으니 금붕어가 좋아하고, 내 마음도 금붕어처럼 맑고 좋은데...... 하며 난 또 다짐했다. 앞으론 군것질을 안 하고, 그 돈으로 금붕어를 구출해서 깨끗한 물에서 건강하게 잘 키우겠다고....... 그래서 조금 더 크면 우리 학교에 있는 생태공원 연못에 풀어주어 자유롭게 살게 해 줄 생각이다. 생태공원엔 버드나무가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주고, 물풀과 작은 곤충들도 있어서 모두 친구가 되어 어울려 행복하게 살 수 있을 것이다.
금붕어들은 아마 우리 집 수족관에서 큰 연못을 꿈꾸며 헤엄치고 있는지도 모른다. 내 마음을 알았는지 금붕어들이 물살을 헤치며 더 크게 지느러미를 흔들고 있다. ‘금붕어들아! 너희 꿈을 지켜줄게! 깨끗한 물! 맑은 물도 지켜줄게! 그래서 깨끗하고 맑은 물에서 즐겁게 살 수 있도록 내가 꼭 지켜줄게!’
임지수 나누리기자 (경인교육대학교부설초등학교 / 5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