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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호 3월 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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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인혜 독자 (대구상인초등학교 / 5학년)

추천 : 145 / 조회수 : 14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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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나의 초등학교!

머리에 쓴 까만 학사모를 손으로 만져보았다. 부드러운 모자의 촉감이 손가락을 스쳐 지나가면서도 나는 이게 내 앞에 벌여지고 있는 일인지 의심스러웠다. 지금 나는, 졸업식을 하고 있었다. 갑자기 막 이 학교에 입학했을 때의 병아리 같았던 내가 떠올랐다. 낯선 학교에 잔뜩 긴장을 했던 내 모습.. 반에 들어와서도, 짝꿍을 정할 때도 그저 두근거리기만 했었는데...

2학년, 3학년 때는 수학이 정말 싫었고, 또 잘 하지도 못했다. 그래서 그때는 ‘빨리 초등학교 졸업해서 수학 그만하고 싶다!’라는 마음만 굴뚝 같았었다. 그런데 눈 깜짝할 사이 5, 6학년이 지나가고 내가 원했던 졸업식을 맞고 있었던 것이다.

참 이상했다. 그렇게 빨리 졸업하고 싶었던 학교였는데, 빨리 초등학생 티를 벗어나고 싶었는데, 멋진 교복을 입고 싶어서 중학생이 되기를 그렇게 바랐던 나였는데, 졸업식이 전혀 즐겁지 않았다. 마음 같으면 받아가는 졸업장을 다시 반납하고 싶기도 했다.

졸업식은 교장선생님의 걱정 섞인 훈화 외에는 거의 아무 소리도 나지 않고 진행되었다. 한 방울, 한 방울, 친구들의 볼에서 추억을 담고 흐르는 눈물의 소리를 빼면 말이다. 나는 처음에 세방울의 눈물을 흘렸다. 6년동안 질기게도 정들었던 학교를 담아 한 방울, 언제나 밝게 웃어주던 주위의 친구들 미소를 담아 한 방울, 한 때는 호랑이 같기도, 어떤 때는 양 같기도 하셨던 선생님의 모습을 담아 한 방울, 그렇게 세 방울이다. 그리고 마지막 방울이 볼 끝에서 떨어져 차가운 바닥에 퍼지는 순간, 막힌 샘이 터지듯 눈에서 뜨거운 눈물이 쉴새 없이 타고 흘렀다. 졸업식이 끝나고 돌아가는 시간이 된 것이었다.

‘어떻게 내 작은 눈에서 이렇게 많은 눈물이 나올 수 있지?’ 하는 생각도 잠시 들었다. 슬픔을 주체하지 못하고 흐느껴 우는 나를 선생님은 조용히 안아주셨다. 언뜻 보니 선생님의 눈에도 눈물 방울이 떨어지고 있었다. 그렇게 내 첫 졸업식 사진에 담아진 내 모습은, 선생님이 안아주신 것 때문에 조금 찌그러진 모자를 쓰고 얼룩진 졸업장을 든 채 웃고 있었다. 사진에서는 웃음을 띄었지만, 자세히 보면 눈 밑에 어룽이 진 것을 볼 수 있었다.

돌아가는 내게는 수다를 떨면서 같이 집으로 가던 친구들도, 학교숙제 때문에 갖는 걱정도 없었다. 다만 어머니께서 안겨주신 꽃다발이 은은한 향기를 내며 날 위로해 주었다. "꽃 사세요! 꽃! 졸업 끝난 아이들에게 한 다발 씩 안겨주세요~" 멀리까지 퍼져나가는 꽃 장수 아저씨의 목소리가, 내게 며칠 후면 내가 중학교로 가게 된다는 것을, 오늘 졸업식을 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닫게 해 주었다.

배인혜 독자 (대구상인초등학교 / 5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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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채현
송현여자중학교 / 2학년
2011-02-18 12:06:15
| 지난 저희 학교 졸업식에서 선생님의 약간울먹이시던 얼굴이 떠오르네요.. 저도 학교를 빨리 졸업하고만 싶었는데, 빨리 초등학생 티를 벗어나고 싶었는데, 멋진 교복을 입고 싶어서 중학생이 되기를 그렇게 바랐던 나였는데라는 부분이 졸업식 전 저의 마음과 같은 것 같아요. 인혜기자님께서는 정말 동화를 잘 쓰시는 것 같아요. 추천 하고 갈게요~!^^
장유정
청심국제중학교 / 1학년
2011-02-22 17:12:37
| 졸업식의 안타까움을 잘 표현하셨네요^^
전현환
대륜중학교 / 1학년
2011-02-23 09:55:10
| 저는 아직 졸업식이 슬픈 것을 잘 모르겠는데 안타까움과 슬픔을 잘 표현하셨네요.
하헌우
대구동천초등학교 / 6학년
2011-02-24 11:00:25
| 졸업 축하드립니다. 아쉬운 점도 많지만 새로운 출발을 위해 화이팅!!
유수현
서당초등학교 / 6학년
2011-02-25 00:10:49
| 저는 졸업은 안하였지만 졸업식하는 것은 봤는데, 아주 아쉬울것 같았어요..
어째든, 글을 정말 잘 쓰시는 것 같아요! 졸업식때의 아쉬운 마음과 설렘, 등을 너무 실감나게 표현 했어요! 굿!
위상비
순천매산중학교 / 1학년
2011-03-12 16:14:25
| 저도 선배들에게 노래를 불러 줄땐 몇몇 선배들은 울고 있었어요..
근데 아직까진 전 졸업이 뭐가 슬픈 건지를 잘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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