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채윤 나누리기자 (서울덕암초등학교 / 6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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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먹기 싫어! 내가 왜 이딴 것을 먹어야 되는 거야? 다 버려. 이까짓 거 버린다고 뭔 일 생기겠어?"
안녕하세요! 친구들, 이 나쁜 소리를 매일 듣고 사는 물질 ‘음식물’이랍니다. 그리고 저는 태워지면, 공기를 오염하고, 묻으면 토양을 오염시키는 나쁜 음식물입니다. 하지만 사람들이 저를 먹는다면 절대로 오염시킬 일은 없을 겁니다. 저는 매일매일 이런 말을 자주 듣습니다. 그리고 매일매일 쓰레기통에 버려지지요. 이제는 사람들의 눈빛만 봐도 ‘아... 내가 버려지겠구나!’라는 것을 예감할 수 있어요. 저도 싱싱하고, 깨끗한 음식입니다. 하지만 사람들에 의해 더럽고 썩은 음식물이 되지요. 지금부터 저의 여행을 들려드릴게요. 마음 아픈 음식물의 여행을요.
한 달 전, 새로운 마음과 함께 다시 태어난 저는 ‘어묵’이 되었어요. 맛있는 어묵, 이제는 저를 맛있게 먹어주고 버리지 않을 것만 같았지요. 하루를 기다리니 한 아주머니가 저를 사가셨고, 저는 따뜻한 프라이팬에 식용유와 함께 볶아졌고 마지막에는 깨가 뿌려져 정말 먹음직스러운 어묵볶음이 되어 식탁에 올랐지요.
"아! 얼마나 사람들이 좋아할까? 음~ 이 맛있는 냄새, 이번에는 나를 버리지 않을 거야!" 저는 말하고 또 말해서 자신감을 얻었지요. 하지만 제가 말하는 것을 보고 김치와 콩자반 그리고 멸치볶음이 말했어요.
"새로 들어온 어묵볶음이구나. 우리도 한때에는 사람들에게 어떤 비타민을 줄까 생각하는 싱싱한 반찬들이었지. 그러나 이집 아들 민수는 편식이 심해 우리들은 전혀 손대지 않아. 너도 그런 생각은 미리 접으면 충격을 덜 받을 거야! 그럼 잘해 봐." 그 말을 듣는 순간 크게 부풀던 희망의 풍선이 펑! 하고 터져 버렸어요. ‘편식... 이라고? 그렇다면 나도 안먹을 것이 분명해. 난 이제 또 음식물처리장으로 가야 하는 건가?’
그때, 아들로 보이는 민수가 식탁에 앉았어요. 두근두근 떨리는 마음으로 민수의 젓가락이 어디로 향하는지 계속 쳐다보았지요. 그러나 민수는 숟가락 아니, 젓가락을 한 번도 들지 않았어요. 그리고 그냥 냉장고로 가더니 빵을 꺼내 텔레비전을 보면서 먹고 잠자러 가버렸지요. ‘이렇게 끝나는 것일까?...’ 민수가 들어간 뒤에는 저를 비롯한 반찬들이 랩에 싸여 냉장고로 들어갔지요.
그리고 하루...이틀...삼일....사일.... 유통기한이 지나버린 저 어묵볶음은 그렇게 음식물통으로 들어가고 말았어요. 지금은 음식물쓰레기가 되어 매립장에 묻혀 썩어 가고 있지요. 매일매일 일어나는 일이지만! 계속 있는 일이지만, 저 음식물은 오늘, 내일 사람들 몸에 들어가 이익이 되는 그날을 계속 꿈꾸고 있답니다.
여러분! 저와 같은 음식들, 남기지 마세요. 편식은 우리들의 가슴을 아프게 한답니다. 저는 다음에 어떤 음식으로 태어날까요? 이왕이면 아이들에게 사랑받는 음식으로 태어나길 바라면서 이만 이야기를 마칠게요. 여러분! 안녕~!
양채윤 나누리기자 (서울덕암초등학교 / 6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