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지 기자 (서울원촌초등학교 / 4학년)
추천 : 40 / 조회수 : 744
우리나라의 전통 음악을 ‘국악’이라 한다. 그렇지만 우리는 국악을 쉽게 접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그래서인지 우리 국악보다는 쉽게 접할 수 있는 팝이나 재즈, 락을 좋아하는 어린이들이 더 많은 것 같다. 그래서 우리 국악을 쉽고 재미있게 접할 수 있는 곳을 소개하려고 한다. 바로 국립국악원이다.
국립국악원에는 매년, 토요일마다 상설공연인 "토요명품공연"이 열린다. 이 공연은 매주 토요일 4시에 국악원 우면당에서 열린다. 토요명품공연에는 크게 세 가지 종류의 공연이 있는데, 첫째는 초보자를 위한 ‘악/가/무’이고 둘째는 인류무형문화유산, 그리고 마지막은 명인 프로그램이다. 악/가/무는 가형에서 자형까지 많은 종류가 있는데, 각 형식마다 다른 프로그램이 짜여 있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사물놀이와 탈춤, 해금독주 등도 있지만, 전혀 들어보지 못했던 학무나 검기무(검무), 포수락 등 새롭고 흥미로운 국악 공연도 펼쳐진다. 인류무형문화유산은 유네스코에 등재된 문화재들이 공연된다. 따라서 두 달 동안 매주 온다해도 늘 다른 공연을 관람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인 것이다.
3월 10일, ‘인류무형문화유산 A’편을 보러 갔다. 종묘제례악과 판소리, 가곡, 처용무, 그리고 강강술래가 우리 눈앞에서 펼쳐졌다. 국악원 우면당은 극장이 매우 작았는데, 오히려 무대 가까이에서 들을 수 있어 사람들이 좋아하는 눈치였다. 중간 중간에 관광을 온 외국인들도 보였다. 공연 내내 오른쪽에는 한국어로, 왼쪽에는 영어로 설명이 나와서 외국인들도 이해하기 쉬운 공연이었다.
종묘제례악은 매우 엄숙하지만 웅장하고 멋있었다. 왕에게 올리는 제사를 지낼 때 연주하는 음악인만큼, 가사의 내용은 왕을 찬양하는 내용이었다. 그런데 예전에는 말도 한자로 하였던 것인지, 한국어가 아니라 한자로 된 가사였다. 때문에 한국말 해석을 읽으며 들을 수밖에 없었다. 종묘제례악에는 잘 쓰이지 않는 악기들도 많이 등장했다. 편종과 편경, 진고, 특경, 축, 그리고 어 같은 신기하고 흔하지 않은 악기들도 쓰였다. 그렇지만 너무 새롭기 때문인지 좀 지루하다는 느낌이 들기도 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판소리가 남자들이 하는 것이라고 알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그릇된 편견이다. 이날 무대에서는 여자 소리꾼이 나와 적벽가 중 활 쏘는 대목을 하였는데, 상당히 인상 깊었다. 예전에 책에서 우리나라 소리꾼인 유태평양에 대해 읽은 적이 있었기에 판소리가 무엇인지 참 궁금했다. 그런데 이번 기회를 통해 직접 듣고 나니 그 궁금증이 단번에 풀렸다. 만약 지금의 동화를 판소리로 만들어 들려준다면 더욱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도 했다.
강강술래는 정말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아름다웠다. 우리가 학교에서 배웠던 ‘남생아 놀아라’와 ‘덕석 몰자’등 짧은 민요도 많이 등장했다. 국립무용단은 알록달록한 한복을 입고 나풀나풀 나비처럼 무대를 누볐다. 작은 몸짓 하나 하나가 정말 멋있었다. 한 무용수가 다른 무용수들의 등을 밟고 올라가서 건너가는 장면도 있었고, 두 원을 만들어 빙빙 도는 장면도 있었다. 원을 만들어 돌 때는 ‘샥샥’거리는 소리가 나, 꼭 달리기를 하는 것 같기도 했다. 아니, 너무 빨라서 꼭 옷 안에 인라인 스케이트를 신은 것 같기도 했다. 강강술래가 무척 아름답다는 것을 깨닫게 된 시간이었다.
토요 명품 공연을 관람하고 나니, 어렵고 딱딱하게만 느껴지던 국악이 가깝게 느껴졌다. 국악을 좋아하는 어린이라면 국악을 즐기고, 국악이 아직 어렵게 느껴지는 어린이라면 국악과 친해질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란 생각이 든다.
김민지 기자 (서울원촌초등학교 / 4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