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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호 2월 21일

동화이야기 추천 리스트 프린트

박서영 기자 (손곡초등학교 / 5학년)

추천 : 35 / 조회수 : 3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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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라리 언니들 -10화

어제 저녁, 날라리 언니들이 소정이의 집에 모였다. 언니들은 소정이의 방에 모여 도란도란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소정이는 그런 언니들의 대화를 방문 앞에 귀를 갖다 대고 엿듣고 있었다.

"다들 모인거지?"

우두머리인 진희 언니가 말했다. 언니들은 일제히 고개를 끄덕였다. 방에 있던 언니들은 소민이 언니, 진희 언니, 현미 언니, 은수 언니, 그리고 우리 언니와 솔이 언니……. 잠깐, 솔이 언니? 나는 잠시 대화를 멈추고 물어 보았다.

"쓸데없이 솔이 언니는 왜 난데없이 튀어 나온 건데?"

너무 화가 난 나머지 버럭 소리를 질렀다. 착해 보이던 솔이 언니도……. 그 언니가 도대체 왜지? 소정이의 얼굴이 살짝 굳어 졌다.

"글쎄, 더 들어 보라니깐."


나는 어쩔 수 없이 다시 소정이의 이야기를 들어야만 했다. 소정이의 얼굴이 똥파리를 본 듯한 얼굴이 되면 ‘지금 단단히 화가 났으니 방해하지 말라.’라는 뜻이었기 때문이다. 소정이는 다시 이야기를 시작했다. 그 착해 ‘보였던’ 솔이 언니가 그 모임에 들어간 것이다. 진희 언니가 다시 말했다.

"그럼, 시작하자."


다음으로 소정이의 말로는 진희 언니가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솔이를 합창부원으로 만드는 데 동의하는 사람 손들어!"

언니들은 모두 얼굴이 어두워졌다. 물론 솔이 언니만 빼고.


"아무도 없어?"

무거운 목소리가 들려오자 은수 언니가 손을 들었다.

"난 찬성."


다른 멤버들은 서로 눈치만 보다가, 이번에는 현미 언니가 손을 들었다.


"나, 나도 잘하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그래서 하겠다는 거야?"


따가운 진희 언니의 눈총이 현미 언니에게로 향했다. 언니는 힘이 쭉 빠진 목소리로 대답했다.

"으응……. 할게."


그 다음엔 우리 언니가 동의했다.

"나도 할게."


나는 이 말을 듣고 무지 충격을 받았다. 맨날 나를 때리는 걸로 봐서 착해 보이지는 않지만 설마 언니가 할 것이라는 생각은 꿈도 꿔보지 못했다. 이제 남은 사람들은 진희 언니와 소민이 언니였다. 진희 언니가 손은 들었다. 대답은 뻔했다.

"난 무조건 찬성이고, 너는?"

여기서 ‘너’는 소민이 언니였다. 언니는 쭈뼛쭈뼛 말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언니가 갑자기 작지만 힘찬 목소리로 말했다.

"미, 미안. 진희야. 난 못하겠어!"

솔이 언니가 ‘피식’ 웃음을 퍼뜨렸다. 나는 어느 정도 소민이 언니의 이 대사를 예상하고 있었다. 하긴, 이 계획은 처음부터 합창부원을 한 명 빼내기 위해 만든 수작이었으니까. 진희 언니가 배신으로 가득 찬 목소리로 말했다.

"그래? 너는 할 줄 알았는데. 너는 분명히 학교에선 하겠다고 했잖아."
"……."

소민이 언니가 도움이라도 요청해 보려고 언니들을 돌아보았지만, 다들 실망하는 눈치였다.


"됐어. 네 의견이 뭐가 문제야?"
"저, 그게 아니고……."
"애초에 안 하려고 했는데 왜 모였니? 하기 싫으면 나가던가. 아참, 여기가 네 집이구나."

은수 언니가 살짝 웃었다. 소민이 언니는 얼굴이 벌겋게 달아 오른 채 벌떡 일어났다.


"나도 됐어. 그냥 나가 보면 되지? 너희가 가도 된다고 했으니까."

언니는 화가 났었는지 엄청난 힘으로 방문을 열었다.


끼익!


그런데 문제는 소정이가 바로 ‘문 앞’에서 ‘귀를 대고’, ‘언니들의 대화’를 들었다는 것이다. 소정이는 방 안에 널브러진 채 소민이 언니를 멍하니 쳐다보았다.

"소, 소정아! 네가 여길 왜……."


소민이 언니의 눈이 휘둥그레 해 지더니, 언니들을 힐끔 쳐다보았다. 언니들이 소리쳤다.

"뭐야, 쟤는. 빨리 잡아!"


소정이는 있는 힘껏 뛰어 방으로 뛰어 들어가서 문을 잠갔다. 머릿속으로 그동안 들은 이야기가 생생하게 떠올랐다. 도대체 이 언니들, 왜 이러는 거지?


"그러니까, 다음 대화는 못 들었던 거야?"

소정이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다음 대화가 바로 방금 일어났던 사건이야. 그리고 그 아이는 바로 채연이고."

채연이는 헝클어진 머리를 다듬으며 말했다.


"괜찮아, 난."

소정이와 나는 채연이의 갑작스런 말에 화들짝 놀랐다. 채연이는 아름다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나, 합창부 연습 열심히 해서 가수 되려고 했는데. 이렇게 걸려 버리네? 끝은 아닐까?"

나는 조용히 채연이의 말을 듣고만 있었다. “아직 기회는 많이 있어, 채연아. 포기하지 마.”라고 말해 주고 싶었지만 너무 나쁜 나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목소리가 파르르 떨려왔다.


"괜찮아. 저번에도 언니들한테 구박 많이 당했는걸. 다 내가 못나서야. 엄마는 돌아가시고 아빠는 나를 위해서 힘든 일을 하시는데, 나는 이렇게 한가하게 노래나 부르고 있잖아?"

말이 끊겼다. 사방이 한적했다. 우리는 채연이의 엄마가 돌아가신 줄 몰랐다. 전혀.


"언니들한테 맞은 것보다는 합창부 그만 둔다는 것 자체가 너무 힘들어. 그 언니들이 내가 빠지는 것을 원한다면 빠져 줘야하지 않겠어? 그래도 다행이야. 내 곁에는 이렇게 내 말을 들어줄 사람이 있어서."

그 느낌은 누구보다도 내가 제일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언니들한테 궂은 핍박을 당하고, 멋대로 일이 잘 안 풀리고, 마음이 갑갑했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채연이는 우리가 멍하게 허공을 바라보고 있는데도 벌써 자리를 털고 일어났었다.


"너넨 참 좋은 친구야. 집에 그만 돌아가지 그래? 나 내일은 합창부 못 올 거야. 안녕."

이 말을 남기고 그렇게 채연이는 조심스럽게 떠났다. 너무나도 조용히. 나는 내 자신한테 너무 화가 나서, 그리고 채연이한테 미안해서 아무 말도 못했다.

박서영 기자 (손곡초등학교 / 5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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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연
서울중평초등학교 / 5학년
2013-01-19 20:39:49
| 날라리 언니들이 너무 무섭네요.. 다음 편이 어떻게 될지 궁금합니다.
박서영
손곡초등학교 / 5학년
2013-01-20 21:14:55
| 감사합니다! 동화가 올라온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금방 댓글을 달아 주셔서 정말 기분이 좋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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