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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호 2월 2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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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현서 기자 (서울신중초등학교 / 6학년)

추천 : 48 / 조회수 : 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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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짜들의 모임 (5장)

드디어 1교시가 시작되었다. 아이들은 한숨을 쉬며 책을 꺼내들었다. 바로 ‘히틀러의 삶’이었다. 아이들이 굼뜨게 움직이자 선생님께서는 조금 짜증이 섞인 목소리로 앙칼지게 소리쳤다.

"이런, 이런! 너희들 정말 안 되겠구나. 오징어처럼 흐느적거리고 말이야! 참 건방지군. 40대인 나도 학교에 나와 빠릿빠릿하게 움직이는데, 너희들은 투덜거리며 느릿느릿하게 굴고. "

아이들은 선생님의 인내심이 점점 한계에 도달하는 것을 느꼈기 때문에 재빨리 책을 펴고 꼿꼿이 앉았다. 그러나 선생님께서는 싸늘한 웃음을 지으며 무서운 말을 던지셨다.

"허! 참! 어이가 없네. 처음에 느릿느릿 거북이처럼 행동하다가 지금 그림처럼 앉아 있으면 해결이 되니? 오늘은 너희들이 반성할 시간을 주기 위해 쪽지시험을 보겠다! 하지만, 오늘은 전학생이 왔으니 내 특별히 자비를 베풀어주지. 시험 대신에 자기 이름을 693번 써서 점심시간에 제출하도록!"

아이들은 한숨을 쉬지 않았다. 한숨을 쉬거나 조금이라도 불평을 하게 된다면 선생님께서 더 가혹한 벌을 내리실 것이 틀림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가람이는 책을 뒤적여보았다. 역시 재미가 없었다. 책은 허위사실들 뿐이었다. 문단이 끝날 때마다 항상 ‘히틀러는 존귀하다.’ 뭐 이런 말들이 적혀 있었는데, 가람이는 히틀러의 ‘히’ 자만 봐도 헛구역질이 나올 것 같았다. 그런 가람이를 걱정하던 세빈이가 말했다.

"아, 처음에는 다들 그래. 나도 그랬지. 그건 한 마디로 악몽이었어. 이런 과목들이나 배우고 말이지. 하지만 어쩔 수 없는걸, 너도 익숙해져야해. 우리의 방식을 못 따라온다면 선생님은 너만 두고 ‘건방진 전학생’이라든가 ‘구식 전학생’이라고 부르게 될 거야. "

가람이는 세빈이가 한 말이 전혀 위로처럼 들리지는 않았지만 말을 건네준 것만으로도 친근감을 느꼈다. 학교에 와서 한서현 다음으로 말을 걸어준 친구였으니까 말이다. 가람이가 고마움을 섞어 세빈이에게 답했다.

"음, 어쨌든 말을 건네준 것만으로 고마워. 정말이지 이곳은 정말 정말 이상하고 짜증나는 곳이야. 그러니까 내말은... 선생님 말이야. "

세빈이는 싱긋 웃으며 선생님을 가리켰다. 이제 그만 얘기하고 집중 하자는 뜻이었다. 선생님께서는 침을 튀기며 모두에게 히틀러의 삶에 대하여 소개하게 있었다.

"자, 주목! 이번 과목은 제일 중요하니까 잘 들어라! 히틀러는 1차 세계대전 이후로 정치에 뛰어들게 되었어. 정말 열정적인 사람이지 않니? 남들은 군인으로 끝날 텐데 정치까지 하다니! 정말 멋진 분이시지. 그래서 사람들이 어딜 가나 존경해야 하는 거야."

아이들은 한숨을 쉬며 선생님의 얘기를 한귀로 듣고 흘려보냈다. 가람이는 속으로 ‘열정적이기는 뭐가 열정적이에요? 살인에다 파괴력만 지닌 인간이지.’ 라고 중얼거렸다.

선생님께서는 커다란 세계지도 중 이탈리아를 툭툭 치셨다.

"히틀러는 아주 똑똑했어! 당시 세계전쟁을 일으키기에는 독일의 병력이 너무 부족한 것을 깨달은 거야. 그래서 이탈리아의 독재자 무솔리와 동맹을 맺었어. 아! 무솔리도 내가 존경하는 분이지. 이분은 순종이 뭔지 아는 사람이거든! 내가 너희들을 나에게 순종하라고 하는 것처럼 그도 백성들에게 순종 하나만큼은 잘 가르쳤단 말이야."

학생들이 장난을 치거나 말거나 선생님의 연설은 계속 진행되었다.

"흠흠! 여기 부분이 하이라이트야! 히틀러는 1939년 1월 9일 폴란드 침공을 시작으로 전 세계를 쥐 잡듯이 때려 부쉈어! 유대인과 집시 같은 쓰레기 족속들은 다 죽였지! 그들은 죄다..."

참다못한 가람이가 나서서 말했다.

"잠깐만요! 그러면 유대인과 집시 7000만 명을 죽인 게 잘한 일이란 뜻이세요? 히틀러가 자살을 한 건 어떻게 설명하실 건가요? 히틀러가 그렇게 떳떳하고,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독재를 했다면, 예를 들어 우리나라의 박정희 대통령처럼 말예요. 그렇다면 스스로 자살을 했을까요? 아니죠! 스스로가 한 일에 대해서 죄책감을 느꼈기 때문이라고요."

급훈을 읽었던 이연준도 거들었다.

"맞아요! 자기가 모두에게 도움을 주는 업적을 이뤘으면 칭찬을 받고 싶어 안달을 해도 모자랄 판에 자사를 한다는 건 앞뒤가 잘 안 맞는 거 아니에요? 처음부터 히틀러는 전쟁을 일으킨 태도부터가 나쁜 거에요. 자기 국민들 관리조차 안 했다고요. 선생님, 정말 실망이에요!"

이세빈도 나섰다.

"흥! 마침 잘됐네요! 전학생 온 김에 새로운 일 좀 벌이자고요! 먼저 교장선생님께 매일 교가는 안 부르고 과목이 죄다 바뀐 것부터 말하는게 좋을 것 같아요! 아동학대에 대한 건 그다음일거고, 그 다음은..."

세 명만 일어나도 모두가 일어날 수 있다. 아이들은 모두 세 명의 말을 이어 항의를 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지금당장 입을 닫지 않으면 급식차를 뒤집어버리겠다!"

그 말을 끝으로 신기한일이 벌어졌다. 아이들이 입을 다물기 시작한 것이다.

양현서 기자 (서울신중초등학교 / 6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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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민
서원주초등학교 / 5학년
2013-02-08 18:21:34
| 허걱...제가 신고하고 싶어지네요...저런 몹쓸 선생님 같으니라고...추천합니다!진짜 저 선생님이랑 한 판 싸우고(?) 싶어지네요...
윤혜린
대지초등학교 / 5학년
2013-02-13 21:19:01
| 동화 잘 보았습니다^^ 추천할게요!
양진서
서울신중초등학교 / 6학년
2013-02-16 16:12:27
| 양현서 기자님, 재미있는 동화 계속 써 주셔서 감사합니다. 나중에 쓰신 동화 모두 묶어서 출판사에 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은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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