떡데이에 오셔서 떡 드세요!
해마다 3월 초 신학기가 되면 학교안은 어느 때보다 흥분된 열기로 가득 찹니다.
바로 학급임원과 전교임원 선거가 시작되기 때문입니다. 올해 저희학교는 학생 스스로의 생각과 활동을 강조하는 임원자치활동이 새롭게 시작하게 되어 다른 해보다 15일정도 빨리 2월 봄방학직전에 선거를 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이번 선거에 더 관심을 가지고 취재하게 된 이유는 바로 형이 전교회장 후보로 출마했기 때문입니다.
이번 선거에서 또 하나 달라진 점은 예전에는 전교 회장, 전교 5, 6학년 부회장직에 모두 따로 후보자들이 등록하고 선거를 치렀는데 이번엔 전교회장, 5, 6학년 부회장 이렇게 총3명이 조를 짜서 등록을 했다는 것입니다. 서로 마음이 맞지 않을 수 도 있던 예전과 달리 뜻을 함께 하는 사람들끼리 조를 짤 수 있어서 더 좋았다고 후보자와 투표자들이 모두 대답을 했습니다. 하지만 제대로 마음에 맞는 파트너를 찾지 못해 결국 등록을 하지 못한 팀도 있었습니다.
총 후보 등록 팀은 4팀이었는데 형이 속한 팀이 기호 1번이었습니다.
가장 이색적인 공약을 내세운 팀도 형의 팀이었는데 우리학교 학생 대다수가 무척 관심을 가지고 기대하는 재미있는 공약이었습니다. 후보자들끼리도 형의 선거공약이 마음에 들어 마음속으로 형의 팀을 지지한다고 살짝 알려준 후보도 몇 명 있었다고 합니다.
그럼 여기서 모현초등학교 기호 1번 팀의 이색공약을 공개합니다.
전교회장 송하진, 6학년 전교부회장 박상영, 5학년, 전교부회장 김영찬팀의 선거 공약1번은 ‘모현떡데이’ 실시입니다.
우리 쌀 소비를 촉진시키고 예전 책거리 전통을 새롭게 해석하여 만들어진 공약인데 각 반별로 규칙을 정해 규칙 위반을 할 때에는 종이컵 반컵 분량의 쌀을 가져와 모으는 것입니다. 그렇게 모아진 쌀을 중간고사와 기말고사가 끝나는 날 전교 임원단이 거두어 떡을 만들고 그동안 공부 가르치느라 수고한 선생님들과 공부하느라 고생한 학생들이 함께 나누어 먹는 특별한 날인 것입니다.
공약 2번은 ‘모현 신문고’ 설치입니다. 학교 홈페이지의 전교임원회코너에 온라인 신문고 코너와 2층 복도에 작은 신문고를 마련해 학교생활을 하며 교우관계나 그 외 어려운 점이 있을 때 서로 의견을 나누어 우리 스스로 해결해보자는 목적으로 만든 장치입니다.
물론 지금도 선생님께 상담신청을 하거나 사랑의 우체통 같은 제도는 있어도 우리 학생들 스스로 해결해보자는 뜻에 다들 기대가 컸습니다.
공약3번은 모현 ‘K-POP COPY FESTIVAL’ 개최입니다. 학기 마치는 날, 각 반별로 실시되던 장기자랑 시간을 좀 더 확대시켜 반별로 예선을 거치고 올라온 2개 팀이 학기 마지막 날 FINAL CONTEST를 치르고 학생들의 호응과 임원단이 모신 공정한 심사위원님들의 심사점수를 합쳐 순위를 매기고 시상하는 것입니다.
4일 동안 각 반에 후보팀들이 들어가 학생들과 직접 만나 공약을 얘기하고 또 질문을 받는 진지한 선택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리고 전교 조회시간에 다시 한 번 공약발표 시간을 가진 다음 드디어 형의 기호1번 팀이 압도적인 표차이로 승리를 거두었습니다. 역시 다른 팀들과는 전혀 다른 신선한 공약이 학생들의 표를 모아준 것입니다.
그렇게 우리 형은 자랑스러운 전교회장이 되었습니다. 형은 푸른누리 기자로서의 다른 사람들 앞에 많이 서본 경험도 도움이 되었다고 얘기해주었습니다. 그리고 더 기쁜 일은 저도 우리 반회장선거에서 많은 표 차이로 회장에 당선된 것입니다. 우리 형제는 나란히 전교임원수련회에 참가해 서로에게 더 큰 힘이 되어줄 수 있었습니다.
송영진 기자 (모현초등학교 / 4학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