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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호 10월0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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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욱 독자 (초당초등학교 / 6학년)

추천 : 10 / 조회수 : 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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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갑주의 명맥을 잇는 섬세한 손길을 느끼다

지난 9월 12일, 나를 포함한 푸른누리 기자단은 부푼 마음을 안고 청와대로 갔다. 비가 조금 내리고 있었지만 우리는 모두 궂은 날씨에 개의치 않고 씩씩하게 발걸음을 옮겼다. 옛날 장군들이 입었던 멋진 갑옷과 투구를 직접 만드시며 그 전통의 명맥을 이어가고 계신 최항복 선생님을 인터뷰하러 왔기 때문이다. 청와대에 처음 방문한다는 두근거림과 함께 인터뷰에 대한 설렘이 기자단의 발걸음을 더욱 가볍게 했다.


호암 최항복 선생님이 처음부터 갑옷과 투구를 만드셨던 것은 아니라고 한다. 본업이 따로 있었지만, 어느 전시회에서 본 투구의 매력에 빠져, 그 때부터 투구를 만들기 시작하셨단다. 갑주를 만드는 데 참고할 만한 자료도 충분하지 않고, 더욱이 본업이 아니기 때문에 상황은 매우 열악했다. 하지만 선생님은 사라져가는 전통을 지키고자 하는 순수한 마음으로 갑주 제작에 뛰어드셨고, 상업용으로 만드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한 번도 작품을 판매해 보신 적이 없다고 한다. TV에서 방영되는 사극에 나오는 갑주와는 질적으로 다른 온전한 수제품이 선생님의 손끝에서 만들어지고 있었다.

대한민국의 역사와 발전 모습을 한 눈에 둘러볼 수 있는 사랑채 견학을 마치고, 인터뷰 장소로 향했다. 깔끔한 개량한복 차림으로 우리들을 맞아주신 최항복 선생님의 첫 인상은 갑주를 만드는 분답게 조금은 근엄하게 느껴졌다.

하지만 갑주에 대해 하나씩 설명해주시는 모습을 보며 인자하신 분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딱 한 종류의 갑주만을 정성을 기울여 만드신다는 최항복 선생님은 “갑주에 대한 유래가 담긴 문헌이 부족해 만드는 과정에서 무척 고생했다”고 제작과정에서의 마음부터 말씀하셨다. 자료가 제대로 보존되어 있지 않고, 갑주를 따로 연구하는 사람도 드물어서 선생님께서 직접 발품을 팔아 방방곡곡 돌아다니시며 갑주에 관한 자료를 수집하고 공부하신 것이다. 처음 만드실 때에는 진짜 투구를 구해서 직접 분해해본 후에 만드셨다고 한다.

“투구를 만들 때에는 한지 원료를 반쯤 말려서 우선 나무 투구 틀에 붙이고 계속 망치로 때립니다. 다음에는 옻칠을 하고, 사포로 깔끔하게 밀고 난 후 다시 옻칠을 반복하고 나면 매끈한 투구가 만들어집니다. 이렇게 해서 만들면 천년 이상 보존이 가능하답니다.”

지금 2번째 투구를 만드는 중이시라는 최항복 선생님은 투구를 만드는 과정에 대해서도 차근차근 설명해주셨다. 갑주는 모양에 따라 방어력이 달라지기도 하는데, 철로 만든 것이 가장 세지만 한지를 여러 겹으로 하면 오히려 철보다 강할 수도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그렇다면 모든 작업이 손으로 이뤄지는 갑주는 완성되는데 얼마나 시간이 걸릴까? “첫 작품을 만드는 데에 2년이 걸렸습니다. 옛날 재료들을 직접 구하러 다니다보니 시간이 더 많이 소요됐지요. 옛 문헌에는 갑옷과 투구를 만드는데 2달이 걸렸다고 기록돼있어요. 그 비용은 당시로 따지면 쌀 20섬 값에 준했다고 합니다.” 옛날에 갑주를 만들던 사람을 갑사라고 하는데, 갑사들이 꾸준히 갑주를 만들어 두었다가, 전쟁이 나면 각지의 대장간에서 만들어 놓은 갑주를 도성으로 옮겨왔다고 한다. 그 무게는 20kg에 달했다고 하니, 어마어마하다.

또한 갑주를 만드는 기술과 재료가 오늘날에 비해 많이 부족했을 옛날에는 어떻게 갑주를 만들었을지 궁금했는데, 최 선생님은 “용접기술이 없던 옛날에는 쇠를 녹이자마자 붙이거나 찹쌀과 옻을 더해 강력본드를 만들어서 썼다”고 말씀하셨다.


우리나라의 갑주는 고려시대 몽고란 이후, 몽고의 영향을 받았다. 처음에는 둥그런 모양에서 시작됐던 투구는 후대로 올수록 조금씩 모습이 뾰족해졌다. 삼국사기에 의하면, 우리나라는 갑옷을 잘 만들어 당나라와 일본에 수출한 일도 있고 한다. 이어서 철의 제국이었던 가야시대의 갑주가 가장 발달되었냐는 질문에 선생님께서는 “가야시대의 갑주가 많이 출토되었지만, 기술 측면에서 보자면 갑주의 기술이 가장 발달된 때는 조선초기나 고려말기”라고 하셨다. 지금 선생님께서 만들고 계신 갑주도 조선 중후기에 사용됐던 작품이다.

이러한 우리의 갑주는 점차 쓰임이 줄어들고, 광복 후 부터는 장식용 판매가 시작됐다. 오늘날의 우리는 전시회에 찾아가야만 갑옷과 투구를 볼 수 있다. 옛날 재료를 이용해 옛날 기법으로 갑주를 만들기에 힘든 점도 있지만 보람을 더욱 많이 느끼신다는 최 선생님께서는 우리 갑주의 미래를 걱정하셨다. “갑주제작의 전통을 이어갈 공예인이 배출돼야 하는데, 워낙 섬세하고 힘든 작업이어서 그런지 배우고자 하는 사람이 없다”는 말씀을 끝으로 아쉬움도 전하셨다.

사극에 협찬조차 하지 않으시고, 지난 2009년부터 조용히 전시만을 시작하신 최항복 선생님은 갑주 제작에 있어서 말로 다 표현하기 힘든 뜨거운 열정과 의무감을 갖고 소중한 땀을 흘리고 계신 것 같았다. 선생님의 인터뷰를 통해 사라져가는 우리 문화유산에 더욱 많은 관심을 갖고 지키려는 노력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더불어, 선생님처럼 각자의 관심 분야에서 열정과 책임을 다할 줄 아는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재욱 독자 (초당초등학교 / 6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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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희찬
백신중학교 / 1학년
2010-10-10 20:24:01
| 전통갑주 저도 한 번 직접 보고싶었어요~~ 좋은 기사 잘 읽었어요
전현환
대륜중학교 / 1학년
2010-10-11 19:30:05
| 한지로 두드려서 만드는 갑주가 쇠보다 강하다는 사실을 기자님의 기사를 통해서 알게되었습니다. 좋은기사 잘읽었습니다.
백승협
중부초등학교 / 6학년
2010-10-12 18:22:54
| 갑옷과 투구를 만드시는 선생님이 계셔서 우리의 전통이 끊이지 않고 이어지는 것이겠지요.훌륭한 분들과 만나시고 이렇게 우리들에게 정보를 주시니 너무 감사해요.
위청비
순천북초등학교 / 6학년
2010-10-13 16:29:45
| 텔레비젼에서 사극을 보면 장군들과 병사들이 입은 갑옷을 보면 누가 저렇게 훌륭하게 만들까? 생각했는데 이렇게 최항복선생님같은 전문가가 계셨군요! 전통갑주 계승자가 많이 있으면 좋겠습니다. 정재욱 기자님의 기사 잘 보았습니다. 추천합니다.
장문교
복주여자중학교 / 2학년
2010-10-13 17:10:13
| 전시장에서 옛날 장군들이 입던옷이라고만 생각했었는데, 만드는데 이렇게 어렵고 힘든줄 몰랐어요. 천년이상 보존된다는게 놀랍네요. 한지가 철보다 강하다는 것도 새롭게 알았어요
이아라
서울 대방중학교 / 1학년
2010-10-14 00:38:34
| 전통갑주 어떻게 만들어 질까 궁금했었는데, 이 기사를 통해 알게되었습니다. 쇠보다 강하다니,역시 우리 조상님들은 지혜로움을 본 받고 싶습니다.좋은기사 잘 읽었습니다.
이진영
장평중학교 / 1학년
2010-10-14 16:57:32
| 최항복 선생님께서 건강하셔서 전통갑주를 오래오래 만들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오호균
동경한국학교 / 5학년
2010-10-14 20:45:17
| 최항복 선생님의 끈기와 노력을 본받아야겠습니다. 갑주와 투구에 대해 자세히 알게 되었습니다.
유상아
서울금북초등학교 / 6학년
2010-10-15 21:10:17
| 처음 갑주를 만들때 2년이 걸리셨다니 헉. 처음은 힘든가봅니다. 무게도 20키로가 넘었다니 너무 무거워서 싸우지도 못했을꺼같아요. 모르는걸 많이 알게 됐습니다.
최희
청심국제중학교 / 1학년
2010-10-20 21:47:59
| 갑주에 대한 최항복 선생님의 열정이 존경스럽습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갑주를 입고 싸우면 큰 힘이 될 것 같네요. 좋은 기사 잘 읽고 추천합니다.
한지은
야탑중학교 / 2학년
2010-10-25 19:07:00
| 찹쌀과 옻을 더해 강력본드를 만들다니 놀라워요. 좋은 기사 잘 읽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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