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민 독자 (계수초등학교 / 6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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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익,치익, 칙칙."
이 소리는 만인보, 만 명의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를 주제로 한 광주비엔날레로 가면 당연히 들을 수 있는 영상기 소리이다.
총 5개의 갤러리로 이루어져 있는 광주비엔날레는 6회, 7회, 그동안의 그 어떤 전시 보다도 더 감명깊었고, 뜻깊었던 탐방이었다.
먼저 1갤러리에 들어가면 이색 동아리들이 서로 찍은 사진이 있다. 예를 들면 버버리라는 브랜드의 옷만 입는 동아리, 사운드 오브 뮤직동아리, 알레스카 개만 키우는 동아리 등 우리의 웃음을 자아내는 독특한 작품이다.
그러나 다음 작품을 보게되니 급격히 그 기쁨은 줄어들었다. 다음 작품에서는 살아있는 사람들이 5.18 민주화 운동 당시 시민들이 불렀던 곡을 허밍하고 있었다. 처음엔 검은색 옷을 입고 모두 진지하고 무섭게 허밍을 해서 두려운 마음 뿐이었지만 그 내용을 알고 보니 너무 슬프고 불쌍했다. 이 작품은 사진, 그림, 조각만 예술이라는 나의 고정관념을 깨고 살아있는 생물도 작품, 예술이 될 수 있다는 새로운 이념을 새기게 해준 작품이었다.
그 다음으로 2갤러리에 가면 이런 말이 나올 것이다.
"과학도 예술! 예술도 과학!"
착시현상을 이용해 하나하나의 물건으로 사람을 표현한 작품이 있는가 하면, 독일 통장이나 서류의 선을 조금만 움직여서 사람을 만든 작품도 있다. 또한 어두운 곳에서 영상기로 스크린을 쏘고 있는 작품도 있었는데 그 소리가 너무 무서워서 두려움을 갖게되는 그런 작품도 있었다.
3갤러리는 너무 슬픈 작품들이 많았다. 먼저 Rent Collection은 중국의 국보 조각인데 돈을 빌린 농민들이 항상 세금을 내고 힘든 모습들을 조각한 내용이다. 그런데 그 조각조각 마다 사람들의 주름이나 표정이 너무 세심해서 아름다운 작품이었던 것 같았다. 또한 캄보디아의 독재자가 자신 뜻에 반대하는 이들을 모두 잡아다가 끌어와서 사형 시키기 전 찍어놓은 사진들이 있어 더욱 가슴이 아팠다.
4갤러리에서는 지오니 감독님이 가장 좋아하신 테디베어 전시실이 있는 곳이다. 처음엔 몰랐는데 지오니 감독님께서 이 작품을 가지고 있는 사람의 성격이 까다로워서 힘들었다는 내용의 말씀을 듣고 나니 이 전시실이 색다르게 보였다.
마지막으로 감독님과의 인터뷰가 있는 시간이다. 그동안 여러 번 비엔날레를 와 보았지만 총감독님께서 누구신지, 어떤 생각을 갖고 있으신지 궁금한 적도 없었고, 궁금하려 해 보지도 않았지만 이번 푸른누리를 통해 여러 면에서 새롭게 느끼게 된 점이 많았다.
드디어 감독님과의 인터뷰 시간! 나는 감독님께 "감독님께서는 어째서 만인보라는 주제를 가지고 전시를 하셨고, 시민 참여 프로그램인 만인보+1를 준비하셨나요?"라고 물었다. 그러자 "만인보라는 이미지의 삶을 통해 인간에 대해서 알려주고 싶었고, 전시해서 보여준 것 외에 다른 것 또한 보여주고 싶었다."라며 의미심장한 말씀을 해 주셨다.
또한 다른 여러 푸른누리 기자들이 감독님께 "가장 노력한 점은 무엇입니까?" 라고 물었더니 감독님께서는 "어린이부터 성인까지 모두 다 즐거워 할 수 있는 전시를 만드는 것"이라며 전혀 예상치 못하였던 답변을 해 주셨다.
그리고 "이 전시를 어떻게 바라 보았으면 좋겠습니까?" 라는 물음에 "이 전시를 통해 전에 겪어 보지 못했던 것을 보면서 즐겼으면 좋겠고, 감동을 받았으면 좋겠다"라고 대답하셨다.
이렇게 인터뷰가 끝이 나고 감독님께 사인을 받는데 심슨 사인을 해 주셔서 너무 웃기고 재치있는 분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우리 푸른누리 기자들은 프랑코 바카리(만인보+1) 라는 작품에서 4명씩 짝지어 사진을 찍은 뒤 벽에 붙이는 예술활동을 하였다.
평소엔 그냥 돈내고 보는 전시였던 광주비엔날레였지만 이번 계기로 인해 여러 사람의 피와 땀으로 이루어진 전시라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되는 뜻깊은 취재였다.
이지민 독자 (계수초등학교 / 6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