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예원 나누리기자 (서울영동초등학교 / 6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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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수도, 서울에는 다리가 엄청나게 많습니다. 가양대교, 양화대교, 영동대교 등 모두 합쳐 27개나 되는 교량이 서울의 중심 한강을 가로지르고 있습니다.
서울의 남북을 이어주는 다리뿐 아니라 우리들이 살고 있는 동네에도 구와 구를 이어주는 다리가 많습니다. 영등포구와 양천구를 이어주는 다리 중 오목교라는 이름을 가진 8차선의 큰 다리도 이런 다리 중에 하나입니다.
현재 양천구는 대규모 주택단지이기 때문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경제활동을 벌이는 도심지로 가기 위해서는 오목교를 이용해서 이동해야합니다. 하지만 옛날에는 지금의 양천구 지역이 모두 논밭이어서 사람들이 많이 이동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그러나 오목교는 농경사회이기 때문에 이동이 적었던 예전에도 김포와 강화도를 가기 위해서 꼭 필요했던 다리였다고 합니다. 오목교가 언제 만들어졌는지에 대한 기록은 확실히 없으나 인천항이 서울의 외항으로서 발전하기 시작하면서부터 강화도로 가는 길목으로 오목교가 건설되었을 것이라고 추측하고 있습니다. 농경사회부터 꼭 필요했던 다리 오목교에는 어떤 이야기가 전해져 내려올까요?
지금의 오목교가 건설되어 있는 안양천의 옛 이름은 오목내였습니다. 이 부분에 많은 개울이 있었는데 이상하게 오목교 근처에만 오면 개울의 물길이 한군데로 모이면서 오목내의 바닥을 움푹하게 골을 내었다고 합니다. 이렇게 골이 생겨서 움푹 들어간 곳을 ‘오목하게 만들어진 내’라는 뜻의 오목내라고 부른 것입니다.
이런 오목내에 다리를 만들어야하는 필요성이 생겼지만 물살이 너무 세서 다리를 건설하기가 힘들었다고 합니다. 처음에는 불편했지만 다리를 놓지 못하고 배를 띄워서 이동했었는데 인천항으로 짐을 운반하는 길에 배로 짐을 옮겼다 또 내리고 다시 이동하는 과정은 매우 불편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물살이 너무 세서 배를 이용해 오목내를 건너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다리의 필요성이 점점 더 커졌고 사람들은 마침내 다리를 만들기로 뜻을 모았습니다.
하지만 물살이 센 오목내에 다리를 놓기는 정말 어려웠고 겨우 다리를 놓더라고 물살에 곧 휩쓸려 떠내려가는 일이 여러 번 발생했습니다. 다리를 놓기 위한 방법을 생각하며 사람들이 전전긍긍하고 있을 때 한 늙은 스님이 지나 가다가 떠내려가는 다리를 붙잡으려 하는 동네 사람들을 보고 “쯧쯧쯧! 오동나무로 다리를 놓으면 쉬울 텐데…….”라고 혀를 차며 말을 했습니다. 이 말을 들은 동네 사람 한 명이 얼른 달려가서 스님께 물었습니다. “스님, 그게 무슨 말씀입니까?” 그러자 스님이 “웃 여울에서 오동나무를 떠내려 보내서 멈추는 곳에 다리를 놓도록 하게. 왜 엉뚱한 곳에다 다리를 놓으며 고생을 하고 있어. 어리석은 사람들아!”라고 말씀을 하셨다고 합니다.
동네 주민들은 조금 이상하다고 생각을 했지만 속는 셈치고 그 스님의 말씀에 따르기로 결정했습니다. 남쪽에 있는 칼산에서 오동나무를 구한 동네 사람들은 그것을 안양천에 띄웠습니다. 그러자 지금의 오목교 근처에서 스님의 말씀대로 오동나무가 멈추었고 마을 사람들은 그곳에 튼튼한 다리를 놓았다고 합니다. 이렇게 해서 놓아진 다리는 떠내려가는 일 없이 오랫동안 사용할 수 있었고 사람들은 그 다리를 오동나무다리라고 불렀습니다. 지금의 현대식 다리도 한자로 梧木橋라고 쓰이는 것이 모두 오목교 전설 때문이었습니다.
나무로 만든 옛 시대의 다리가 모두 사라졌지만 철골과 시멘트로 건설된 지금의 오목교도 영등포구와 양천구 지역의 사람들에게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서울이 점점 커지며 영등포지역이 공업단지와 상업단지로 발전하면서 그 역할은 더욱 커졌습니다.
지금은 안양천이 작은 물길로 느껴질 만큼 8차선의 거대한 오목교가 이런 사연을 가지고 힘들게 건설되었던 작은 나무다리로부터 시작되었다는 사실이 흥미로웠고 그 이름의 유래가 된 전설의 내용을 통해 옛 조상들의 지혜를 엿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습니다. 또한 도전에 대한 인간의 응전에 역사가 문명을 발전시킨 원동력이라는 역사학자 아널드 토인비의 말을 다시 한 번 공감하게 만들어준 영등포가 간직한 역경 극복의 전설이었습니다.
조예원 나누리기자 (서울영동초등학교 / 6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