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천문연구원 설아침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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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들은 아이들의 견문을 넓혀주려고 여행을 보내주죠. 별과 우주는 아이들의 견문, 사고 영역을 드넓은 우주로 넓혀줍니다. 조그마한 동네만 알고 사는 아이와 내가 드넓은 우주의 지구라는 곳에 살고있다는 것을 아는 아이. 많은 차이가 있습니다. 그렇다고 우주여행을 보내줄 수는 없으니깐, 대신 천문대에서 별자리를 관찰하세요. 같은 효과입니다. 가을밤, 가족들과 함께 근처 천문대를 찾아가서 별과 우주를 만나보세요.
-한국천문연구원 설아침
낙엽이 떨어지고 찬바람이 불어오는 가을이 왔습니다. 가을 밤하늘에는 어떤 별자리들이 보일까요? 가을은 천고마비, 하늘은 높고 말은 살이 찌는 계절이라고 하죠. 저 우주에도 살이 찐 말이 한 마리 있습니다. 하늘에 있는 말이니깐, ‘천마’라고 부르겠네요. 바로 페가수스입니다.
<페가수스 자리>
페가수스는 페르세우스가 안드로메다를 구하기 위해 괴물고래와 싸우고 있을 때 그가 들고 있던 메두사의 머리에서 나온 피로 만들어졌다. 메두사는 괴물로 변하기 전 아름다운 처녀였고, 그녀를 매우 좋아했던 바다의 신 포세이돈이 그 피를 안타깝게 여겨 피와 바다의 물거품으로 하늘을 나는 천마 페가수스를 만들었다. 페가수스는 아름다운 처녀였던 메두사의 피로 만들어져서 인지 하얀 눈처럼 아름다운 모습이었다. 지상의 벨레로폰이라는 청년이 지혜의 여신 아테네의 도움으로 페가수스를 얻어 여러 가지 모험들에서 성공할 수 있었다. 마침내 그는 공주와 결혼하게 되었고, 얼마 후 왕의 후계자가 된 벨레로폰은 연이은 승리로 자만심에 빠져버려 자신을 신이라고 생각하기에 이르렀다. 결국 오만에 빠진 그는 신들이 사는 세계로 가기 위해 페가수스를 타고 하늘로 날아올랐다. 이 모습을 지켜보던 제우스는 불쾌한 마음에 페가수스를 놀라게 하여 벨레로폰을 땅에 떨어뜨렸다. 이 별자리는 놀란 페가수스가 은하수 속으로 뛰어들고 있는 모습이다.
신화에 나오는 페르세우스는 그리스 남부 아르고스 왕국에 사는 아크리시우스의 아름다운 딸 다나에와 제우스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이다. 아크리시우스는 훗날 자신의 손자가 자신을 죽일 것이라는 신의 계시 때문에 모자(母子)를 모두 상자에 넣어 바다에 버렸다. 세리푸스 섬에 무사히 닿은 페르세우스와 다나에는 그곳에서 살게 되었고 15년 동안 페르세우스는 장성하였다.
<안드로메다 자리>
에티오피아의 공주인 안드로메다는 카시오페이아와 세페우스 사이에서 태어났다. 카시오페이아는 허영심이 많은 왕비로 자신이 바다의 요정보다 예쁘다고 떠벌리고 다녀서 바다 요정들을 화나게 만들었다. 화가 난 바다 요정들은 바다의 신 포세이돈에게 카시오페이아를 혼내줄 것을 요청한다. 포세이돈은 괴물 고래를 보내 에티오피아를 황폐하게 만들었다. 세페우스 왕은 이 재앙을 해결하기 위해 그의 아름다운 딸 안드로메다를 제물로 바쳐야했다. 안드로메다는 괴물 고래에게 희생되려는 찰나에 페르세우스에게 구출되어 후에 페르세우스의 아내가 되었다.
<페르세우스 자리>
어느 날 세리푸스 섬을 다스리는 폴리덱테스 왕이 페르세우스의 어머니인 다나에에 반해 그녀를 차지하려했는데, 페르세우스 때문에 실패하고 말았다. 이 사건으로 폴리덱테스 왕의 미움을 받게 된 페르세우스는 메두사를 없애야 하는 벌을 받게 되었다. 메두사를 원래 아름다운 여인이었으나 자신의 아름다움을 자랑하다가 아테네의 미움을 사 머리카락이 모두 뱀으로 변해 버렸고, 그녀의 눈을 쳐다본 사람은 모두 돌로 변해 버리는 마력을 갖게 된 괴물이다. 페르세우스는 아테네 여신이 준 거울처럼 빛나는 방패와 전령의 신 헤르메스가 준 날개 달린 신발로 무장을 하고 메두사를 무찔렀다. 메두사의 머리를 잘라 돌아가던 길에 바다 괴물의 제물이 될 뻔한 안드로메다 공주를 구하고 세페우스와 카시오페이아의 사위가 되었다. 훗날 페르세우스와 안드로메다가 죽게 되었을 때 아테네 여신은 이들을 세페우스, 카시오페이아, 고래가 있는 곳에 두 개의 별자리로 만들어 주었다.
이렇듯 페가수스 외에도 가을철 밤하늘에서는 여러분들이 잘 아는 페르세우스, 안드로메다 별자리를 찾을 수 있어요. W모양을 하고 있는 카시오페이아도 찾을 수 있답니다. 근데, 밤하늘에서는 별자리만 찾을수 있을까요?
사실, 별자리 찾아보기는 별과 우주를 즐기는 가장 기초, 1단계입니다. 좀 더 관심있는 친구들은 2단계로 넘어가보세요. 별자리 속에는 재미있는 것들이 숨어있답니다. 만약에 외계인이 우주 멀리에서 지구를 바라보면 여기는 대한민국, 저기는 미국, 중국. 나라를 나눌 수 있듯이 지구인들이 우주에 구역을 나누어 놓은 것이 바로 별자리입니다. 나라 중 하나인 대한민국을 꼼꼼히 살펴보면 그 속에 서울, 부산, 대전과 같은 도시들을 찾을 수 있는 것처럼 별자리 속에는 천체망원경으로만 찾아볼 수 있는 것들이 숨어있어요. 무엇이 숨어있을까요? 여러분들이 학교에서 조회를 하듯 별들도 조회를 한답니다. 별들이 빽빽하게 모여있는 별들의 집단을 성단이라고 하는데요, 아래와 사진과 같이 별들이 굉장히 많이 모여있답니다. 황소자리에는 플레이아데스성단, 헤라클레스자리에는 헤라클레스구상성단이 숨어있어요.
이 외에도 구름과 같은 모양인데, 신기하게도 별들이 생겨나거나 죽어가고 있는 성운이란 것도 있답니다. 오리온자리에서 찾을 수 있는 말머리성운, 거문고자리에서 찾을 수 있는 고리성운입니다.
이뿐만 아니라, 안드로메다자리에는 안드로메다 은하가 숨어있어요. 안드로메다 은하까지는 빛의 속도로 000만 광년이나 가야 한다는데, 이런 외부은하도 천체망원경으로는 볼 수가 있답니다. 이 은하 속에는 대체 별이 몇 개나 있는 걸까요?
이런 숨어있는 천체들은 천체망원경으로만 볼 수 있어요. 학교 선생님 혹은 근처의 천문대에 찾아가서 보여 달라고 해보세요. 별자리만 보는 것보다 두 배, 세 배 재미있답니다.
요새는 핸드폰의 이름도 다 별이름이 붙어있죠? 사람들은 별을 참 좋아합니다. 이렇듯 별은 낭만입니다. 뿐만 아니라, 별은 과학이기도 하고 우리가 나아가야 할 미래이기도 하죠.
옛날에, 어린이 여러분의 부모님들은 ‘별을 보면 밥이 나오냐?’ 란 말을 듣고 자랐습니다. 요새는 이 말이 바뀌어 ‘별을 보면 밥이 나온다’란 말이 유행한답니다. 별을 보면 왜 밥이 나올까요? 별자리 중 황소자리는 소고기, 양자리는 양고기. 이런 이야기일까요? 어린이 여러분들은 잘 몰랐겠지만, 별을 바라보는 것은 우리 사회를 바꾸는 우주기술과 연결이 됩니다. 부모님들과 여러분을 이어주는 핸드폰. 요새 그 핸드폰 속에는 다 카메라가 하나씩 붙어있죠. 일종의 디지털 카메라인데, 천문학자들이 별을 정밀하게 관측하기 위해 개발한 CCD라는 관측기기가 디지털 카메라로 활용되고 있는 거랍니다. 우주기술이라고 하죠. 또, 부모님 차에 달려있는 네비게이션, 원하는 곳까지 친절히 안내해주는 이 기계는 GPS라는 기술 때문에 가능한 건데요. 이 또한 별과 우주를 연구하던 천문학에서 발전한 기술입니다. 별과 우주를 바라보면서 개발된 여러 우주 기술들이 지금은 우리 실생활에 활용되어 어린이 여러분들의 삶을 편리하게 바꾸어주고 있답니다. 또한, 산업 발전에도 도움이 되겠죠. 그래서 ‘별을 보면 밥이 나온다’란 말이 유행하게 된 거 랍니다.
어린이 여러분, 이제부터 1단계, 별자리를 바라보면서 꿈과 희망도 이야기 하고, 2단계, 별자리 속에 숨어있는 보석과 같은 성운, 성단, 은하도 천체망원경으로 찾아보시고, 3단계, 좀 더 나아가 우주를 통해 삶을 보다 더 풍요롭게 만들 수 있는 아이디어도 찾아보도록 하세요. 우리 어린이 여러분들이 별을 바라봐야 우리나라가 더욱 좋게 발전할 수 있는 거랍니다. 어린이 여러분들! 별과 우주를 향해 무한한 꿈을 펼쳐보세요.
한국천문연구원 설아침 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