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진 나누리기자 (부천양지초등학교 / 6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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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해!!"
라는 남자의 비명과 함께 무언가가 내 손목을 확 낚아 채갔다. 나는 한바퀴를 빙그르르 돌았다. 공중에 떠 있던 내 몸이 땅에 내려앉는 순간, 나는 다리에 힘이 풀려 주저앉고 말았다.
"바스락"
옆에서 인기척이 났다. 고개를 돌려보니 불만가득한 얼굴의 남자가 나를 노려보고 있었다. 처음보는 얼굴인 듯 했지만 왠지 모르게 낯이 익었다.
"너 바보야?!"
그 남자가 나에게 소리쳤다.
"누구...?"
나는 분명 이렇게 말했는데 그 남자는 내 말을 완전히 무시하고는
"어쩌자고 그 분수대에 손을대!손을!!!"
오히려 성질을 부렸다.
순간, 나는 짜증이 확 솟구쳤다.
"니가 알 바야?"
"뭐라고??"
"뭐 이런 말도 안되는 상황이.."
"나도 정말 궁금하거든? 내가 왜 너를 지켜야 되는데."
"나도 너같은 애한테 보호받을 이유 없거든요?"
"아무튼..아까부터 궁금했는데 너는 어머니의 죽음에 대한 슬픔이 별로 없는 것 같다??"
"..그걸 왜 궁금해 하는데?"
"궁금하니까."
"너 정말 막무가내구나?"
"응. 나 막무가내니까 빨리 말해줘."
"쿡쿡... 이유는..이렇게 행동해야만 잊을 수 있으니까."
"..뭐??"
"밝게 행동해야 어머니의 죽음을 잊을 수 있으니까. 슬픈 기색 하나도 없어야 어머니의 죽음을 잊을 수 있잖아. 돌아가신 게 슬프다고 생각하면 자꾸만 눈물이 나오고 내가 약해지는 데 어떻게 내가 슬퍼해? 그쪽은 이 나라의 황태자라서 살아가는 데 문제 없겠지만 우리 어머니는 모함을 받아 돌아가셨어. 죄를 지어 돌아가신거나 마찬가지라구. 우리 가문이 언제 몰락할 지 모르는 마당에 땅치면서 대성통곡하고 있을 수는 없는 노릇이잖아. 아닌가? 내가 아무리 이 가문을 물려받기에는 나이가 적어도 유일한 후계자야. 마음을 단단히 먹어야만 우리 가문을 살릴 수 있다고. 나도 지금 미친듯이 슬퍼. 당장이라도 눈물이 나올 것 같아. 울 수만 있다면 몇날 며칠을 울 수도 있어. 하지만 지금은 때가 아니야. 나 하나가 무너지면 우리 성에 있는 모든 사람들도 같이 무너지는거야. 나 하나의 감정때문에 모두를 망가뜨릴 수는 없어. 독하다고 욕해도 좋은데 나도 지금 이럴 수 밖에 없는 내가 너무 싫어."
"하하하..가문을 살리기 위해 너의 감정을 모두 지워버리겠다..이 말인가? 그럼 우리 작은 아버지에 대한 감정도 모두 지워버리겠다는 소린가? 어머니를 돌아가시게 한 장본인인데.."
"..그 감정은 잊지 않을거야. 그 감정, 내 마음 깊숙히 새겨버리고 복수하겠다는 생각으로 우리 가문 다시 성장시킬거야."
"그럴 수 있으면 한번 해봐."
"잉??"
"아레니아 가문 다시 일으켜 보라구. 여기서 니가 어떻게 가문을 다시 성장시킬건데? 여기가 어딘 줄 알고?"
"여기는 당연히 우리 성 정원의 분수대..가 아니잖아?? 여긴 어디야?"
"이제야 알아차린거냐? 둔하긴 어지간히 둔하군. 여기는 우리가 살던 세계와는 다른 세계다."
"..무슨 소리야? 알아듣게 좀 말해봐."
"이 세상에는 원래 우리가 살던 세계만 존재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지. 하지만 우리가 살던 세계 말고 또 다른 세계가 존재해. 우리가 사는 세계를 ‘이프라이’라고 부르고 지금 우리가 있는 곳을 ‘신계’라고 불러. 신계는 일반사람들과는 조금 다른 사람들만이 출입 가능한 곳이야. 한번 신계에 들어서면 나가기도 힘들지."
"신계는 귀족들만 올 수 있는 곳이야??"
"그런 뜻이 아니라, 신의 기운을 타고난 사람들만 올 수 있다는 뜻이야."
"아, 진짜? 나도 신의 기운을 타고났어?"
"모르고 있었던 거냐 설마..."
"난 사람들이 신의 기운을 받을 수 있다는 것도 오늘 처음 알았는데? 아무도 이것에 대해 말해 준 기억이 없어."
"내가 알기론 너는 행운의 여신 티케의 기운을 받고 태어났다. 그런데 너 정말로 외동이냐?"
"..그,그럼 당연하지."
"흐음.."
"그,그러는 너는 어떤 신의 기운을 받았는데?"
"..운명의 신."
"운명의 신은 뭐하는 건데?"
"운명의 신은 이 세상 모든것의 운명을 결정해. 그리고 이 세상을 다스리지. 신들 중 우두머리라고나 할까.."
"오~ 좋겠는데? 그럼 내 운명도 알겠네? 난 어떤 운명이야?"
"..니가 진실을 말하면 알려줄게. 지금 너는 나한테 거짓말을 하고 있어. 너의 운명은 니가 숨기려고 하는 그 인물과 깊은 관계가 있어. 그것만 알려줄게. 다른 걸 더 알고싶다면 나한테 진실을 말해."
-엘리아는 지금 어떤 비밀을 가지고 있는 걸까..?
다음편에 계속...-
김수진 나누리기자 (부천양지초등학교 / 6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