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훈 기자 (서울흑석초등학교 / 4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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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되어서 가장 좋은 여러 가지 이유 중 최고는 추석이 있다는 것입니다. 추석은 음력으로 8월15일인데 양력을 따지는 우리들은 달력에 표시가 되어야만 알 수 있습니다. 벼가 익어가는 모습, 밤이 초록색 뾰족한 껍질을 벌리며 밤톨을 보여주고, 초록색 감이 주황빛으로, 논의 색이 황금색으로 변하면 추석이 다가 오는구나! 라고 생각하겠지만 저는 다른 사람보다 추석을 먼저 압니다.
추석 전에는 아버지가 미리 할아버지 산소에 벌초를 하러 갑니다. 전에는 저도 데려갔는데 올해는 시간이 없어서 혼자 다녀오셨습니다. 아버지가 벌초하는 것을 보면서 저도 나중에 아버지처럼 벌초를 해야 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 추석을 먼저 아는 이유는 추석이 되기 2~3주 전에 엄마가 새벽시장에 다녀오기 때문입니다. 우리 집은 추석 차례상에 조기, 도미, 민어, 가자미, 오징어, 낙지, 문어와 같은 생선을 올립니다. 그래서 엄마는 미리 새벽시장에 가서 생선을 몇 박스 사옵니다. 그리고 집에서 비늘을 치고, 지느러미를 잘라내고, 내장을 빼서, 굵은 소금을 뿌려서 베란다에 말리십니다. 아침에 일어나면 엄마가 시장에서 사온 생선박스들이 문 앞에 있는데 학교에 다녀오면 어느새 베란다에 생선들이 매달려 있습니다. 생선들이 고들고들하게 마르면 비닐봉투에 잘 담아서 냉동실에 넣어두십니다. 왜 그렇게 하는지 여쭈어 보았더니 그냥 생선보다 약간 말려서 둔 생선이 더 맛이 있다고 하십니다. 예전에 할머니께서 경상남도 합천에 사실 때에는 더 많은 생선을 올렸는데 서울에는 그렇게 많은 생선을 살 수가 없다고 하십니다.
추석이 되면 또 좋은 점은 한복을 입고, 친척들이 많이 오기 때문입니다. 우리 가족은 차례를 지낼 때 한복을 입고 지냅니다. 그리고 나서 아파트 놀이터에 나가서 신나게 놉니다. 이웃어른들이나 할아버지, 할머니가 한복을 입고 지내는 우리들의 모습을 매우 좋아합니다. 추석날 오후에는 고모들과 친척들이 옵니다 오랜만에 친척 형들과 고모, 고모부, 할머니들이 오면 용돈도 많이 주십니다.
추석이 귀찮고 바쁜데 뭐가 필요하냐고 하는 분들도 있겠지만, 제 생각에는 추석이 있어서 멀리 살던 가족들이 모두 모여 이야기도 하고 벌초도 하고, 맛있는 음식도 먹어서 즐거운 것 같습니다. 제가 나중에 어른이 되어도 제 아들과 함께 이렇게 즐거운 추석명절을 꼭 지키고 싶습니다.
김동훈 기자 (서울흑석초등학교 / 4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