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영주 푸른누리 편집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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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누리 기자 여러분,
풍요로운 한가위 잘 보냈나요? 오곡이 무르익는 가을에는 각종 햇곡식이 차례상에 모두 모여 있어 몸도 마음도 풍성해지지요. 한가득 올려져있는 음식을 보면 기분이 절로 좋아지니 말입니다.
올 추석 한 입에 쏘옥 넣어 고소한 송편 맛을 본 기자라면? 이번 편집진 칼럼을 주목하세요! 좋은 재료와 정성이 가득 담긴 송편일수록 맛이 더 좋은 것처럼, 맛깔스러운 특종 기사를 작성하기 위한 취재 비법을 알려드릴 테니까요.
비법1. ‘용기’라는 마법의 소스를 준비하라!
맛집이라고 불리는 곳에는 그 음식점만의 특제 소스가 있다고 합니다. 내가 쓴 기사도 이렇게 소문이 나려면, 나만의 비법이 담긴 마법의 소스가 필요하겠지요? 그것은 바로 ‘용기’입니다. 탐방지에 가면, 20~100여 명의 기자들이 취재를 합니다. 짧은 시간동안 설명 듣느라, 관찰하느라 돌아다니다보면 정신이 하나도 없습니다. 그래서 편집진은 탐방지마다 기자들이 좋은 기사를 쓸 수 있도록 질의응답 시간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손을 들기 쑥쓰러워 궁금한 것도 꾸욱 참는 기자들의 모습을 보면 매우 안타깝기만 합니다. ‘이 기회가 두 번 오지는 않을 텐데... 지금 손을 들고 물어봐야 기사에 더 많은 정보, 재미있는 이야기를 담을 텐데...’하고 말이지요. 누구나 다 보고 들을 수 있는 사실 외에 나만의 기사에 맛을 살릴 수 있는 흥미로운 정보를 넣어보세요. 진정으로 용기있는 기자만이 마법의 소스를 획득하는 법이니까요.
Tip: ‘특종’ 기사를 쓰고 싶나, 용기를 넣어라!
특종이란, 어떠한 사건을 최초로 세상에 알리거나 위험한 현장을 취재해 보도하여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는 기사들을 말하지요. 특종으로 유명한 기자들로는 1990년대 삼풍백화점 붕괴 사건을 보도한 김은혜 기자(전 청와대 대변인), 빗발치는 폭격 속에서도 전쟁 상황을 보도한 이진숙 우리나라 최초의 여자 종군기자 등이 있습니다. 이 두 사람이 만약에 ‘용기’가 없었더라면 특종을 보도할 수 있었을까요?
위의 기자들처럼 푸른누리 탐방 중에도 특종을 잡을 수 있는 기회가 간혹 있습니다. 예기치 않게 대통령 할아버지 혹은 유명인이 현장을 방문하는 경우이지요. 이때, 어느 기자는 어른 기자 못지 않게 적극적으로 질문 공세를 펼칩니다. 반면, 기자들이 질문할 수 있도록 자리를 마련하였는데도 자신이 없어 그 기회를 놓치고 마는 경우도 있습니다. 바로, 여기서 특종 기사를 쓸 수 있는지, 남들과 똑같은 정보만 가지고 기사를 쓰는지가 결정됩니다. 맛깔나는 특종 기사를 쓰고 싶다면, ‘용기’를 가지고 취재에 임해보세요! 쨔잔~하고 푸른누리 신문 메인에 실린 내 기사를 볼 수 있을 거예요.
비법3. 마법의 소스 용기, 좋은 취재 태도도 ‘정확한 사실‘이 없다면 무용지물
푸른누리 기자로서 6개월이 넘는 시간이 지났어요. 이제 기사 작성의 기본이 ‘취재’라는 것쯤은 알고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매번 탐방이나 인터뷰 때마다 편집진은 “oo기자, 열심히 적고 있나요? 지금은 다 기억할 것 같지만, 나중에 다 잊어버릴 텐데...”라고 조언을 해주기도 합니다. 탐방 주최 담당자의 설명을 들을 때는 모두 알 것 같고, 이해가 가지만 막상 기사를 쓰면 전문 용어도 떠오르지 않고, ‘가’였는지 ‘나’였는지 헷갈리기 때문이지요. 우리가 뉴스를 볼 때, 앵커나 기자가 말하는 것을 사실로 받아들이듯 독자들도 푸른누리 기자가 쓴 기사를 하나의 중요한 정보로 인식하고 있답니다. 그러므로 예측이나 헷갈리는 내용을 적어놓아 허위 사실을 보도하는 일이 없도록 취재 때마다 올바른 정보를 메모하는 것을 습관화 해보세요.
Tip: 좋은 재료 고르기
우리가 맛있게 먹는 음식들 중에는 서로 성분이 달라 같이 먹으면 오히려 해가 되는 재료들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따뜻한 성질을 가진 당근과 찬 성질을 가진 오이가 대표적인 예이지요. 이처럼 취재를 할 때에도 그 주제에 대해 미리 공부를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래야 내가 무엇을 중점적으로 취재를 해야 하는지, 어려운 설명을 들으면서도 내가 꼭 듣고 수집해야 하는 정보는 무엇인지 파악해 짧은 시간 내에 다양한 정보를 얻어낼 수 있습니다. 사전 정보가 없다면, 담당자의 설명을 올바르게 이해하기도 어려워 오보를 할 수밖에 없으니까요.
푸른누리 기자들과 탐방지에서 만나다보면, ‘다음에 여기 또 오면 되지.’ ‘다음 번에 더 자세히 취재할 거예요.’라고 말하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살아가는 하루하루는 지나가버리고 나면, 다시는 돌아오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지 못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내 인생에 2011년9월15일은 단 한번뿐이라는 것을 기억하세요" 그리고 매순간 취재 때마다 ‘다음’이 아니라 ‘바로 지금, 여기에서!’라는 생각을 갖고 임해보세요. 그러면 기회가 주어지길 기다리기보다 내가 먼저 스스로 획득하려는 용기가 생길 것입니다.
선영주 푸른누리 편집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