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을 품은 3월의 하늘!
이번 3월에는 절대 놓쳐서는 안 되는 우주의 깜짝쇼가 서쪽 밤하늘에서 펼쳐진다. 바로 금성과 목성이 가까이에 보이기 때문이다. 지난해부터 손꼽아 기다리던 나는 예상했던 3월 15일 보다 이틀 빠른 3월 13일 밤 엄청나게 밝은 빛을 내는 금성과 쌍둥이별처럼 바로 옆에 사이좋게 붙어있는 목성을 보았다. 하늘로 손을 뻗어보면 겨우 손가락 2개를 붙인 너비 정도 밖에 떨어져 있지 않은 금성과 목성은 15일 밤 가장 근접했었다. 앞으로 2주간 서쪽 밤하늘에서 금성과 목성이 펼치는 ‘별의 향연’을 계속해서 볼 수 있다. 한국천문연구원(천문연)은 “해가 진 뒤 서쪽 하늘에서 금성과 목성을 한눈에 관찰할 수 있다.”며 “15일 저녁 8시쯤에는 지구에서 보았을 때 금성과 목성의 거리가 가장 가까웠고 금성과 목성이 서쪽 하늘에 나란히 떠 있는 현상은 지난 2월 말부터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그 때부터 두 행성 사이의 거리는 점점 가까워지다 15일 해가 진 뒤 가장 근접했고 이후에는 거리가 다시 멀어진다.
두 천체가 천구 상에서 거의 겹쳐 보이는 상태를 ‘합’(合, conjunction)이라고 부르는데, 이와 같은 ‘우주쇼’는 해가 진 뒤 금성과 목성이 서쪽 수평선 아래로 사라질 때까지 약 4시간 이상 계속된다. 하지만 두 행성의 합 현상은 시각적인 접근일 뿐이라고 한다. 실제로 금성은 지구에서 약 1억 2200만km, 목성은 약 7배인 8억 4400만km 떨어진 위치에 있어서 우리 눈에만 가깝게 보일 뿐이다.
이번 ‘우주쇼’에 대해 미국의 천문학자 게자 기욱은 “금성과 목성은 밤하늘에서 달 다음으로 두세 번째 밝은 천체다. 따라서 두 행성의 합 현상이 예전부터 관심을 받은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이 정도로 밝게 빛나니 주의를 끄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또 “이 두 행성은 2년에 1번 정도 대략적인 접근을 하지만 금성이 목성 앞을 겹쳐 통과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게 발생한다.”고 전하며 두 행성이 겹치는 완전한 합은 이전 1818년에 한 차례 발생했고 다음번은 2065년이나 되어야 나타난다고 하자 기욱은 덧붙였다. 금성과 목성의 합 현상은 다른 우주 쇼에 비해서는 흔한 편이다. 다음 합 현상은 내년 5월 28일(현지시각)에 일어나며 이번보다 3배 정도 가깝게 위치할 것으로 예측된다고 한다. 또 금성과 목성의 합 현상은 기원전(BC) 2년 6월께에도 나타났었다고 한다. 이는 성경 속 예수 그리스도가 탄생한 베들레헴에서 세 명의 동방박사를 인도했다는 ‘베들레헴의 별’에 대한 과학적 가설 중 하나로도 알려져 있다.
이 경이로운 우주 쇼에다 한 가지 더 놀라운 사실은 25~27일쯤에는 금성과 목성, 달이 나란히 떠 아름다운 모습을 연출하는 것이다. 이 때는 달을 사이에 두고 위쪽에는 금성이, 아래쪽에는 목성이 일직선상에 위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여러 개의 행성이 옹기종기 모이는 현상은 각 행성마다 공전주기가 다르기 때문에 나타나는데 그만큼 흔히 보기 어려운 특별한 일이다. 지구보다 태양에 가까운 금성의 공전주기는 225일로 지구보다 짧다. 반면 태양에서 먼 거리에 떨어져 있는 목성의 공전주기는 12년이며 지구의 공전주기는 365일이다. 이 주기가 맞아 떨어질 때 나란히 떠 있는 행성을 관찰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런 특별한 금성과 목성의 만남은 이번 3월 내내 맨눈으로도 관찰할 수 있을 만큼 크고 밝게 보인다. 나도 13일 밤에는 너무 급한 나머지 휴대전화로 계속 촬영했지만 제법 잘 나왔었다. 무한대인 우주의 시간에 비하면 찰나를 살아가는 우리들이지만 이렇게 우주의 특별한 마술 같은 깜짝쇼를 보니 무척 감동적이었다.여러분들도 이번 3월 우주의 매직 쇼를 놓치지 말고 보고 오늘의 소중함을 느끼며 우주의 신비에 대해 큰 감동을 받았으면 좋겠다.
송하진 기자 (모현초등학교 / 6학년)